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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하반기부터 국내에 판매된 6세대(G11/G12) BMW 7 시리즈는 BMW가 프리미엄 브랜드 초대형 세단 시장에서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인 모델이었다. ‘카본 코어’라는 이름을 내세워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중심으로 여러 소재를 전략적으로 구성한 뼈대를 새롭게 만들 정도였다. 그러나 놀랄만한 기술로 가득 채워진 것에 비하면 시장에서의 반응은 크게 놀랄 정도는 아니었다. 특히 국내에서는 아우디의 개점휴업과 재규어, 렉서스의 침체라는 배경에도 동급 판매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의 격차는 극복하기 어려운 벽으로 굳어졌다.

이런 상황에 처해있는 만큼, 7 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는 국면전환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국내 시장에 디젤과 가솔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이르는 대부분의 파워트레인과 폭넓은 트림 구성을 한꺼번에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전체 라인업의 허리 역할을 맡은 740Li 엑스드라이브(xDrive)를 시승하면서 BMW의 의도가 페이스리프트에서 알맞게 반영되었는지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국내에는 모든 7 시리즈에 엑스드라이브 구동계가 기본으로 포함되고, 시승차는 꾸밈새의 주제가 다른 디자인 퓨어 엑설런스 트림과 M 스포츠 패키지 가운데 디자인 퓨어 엑설런스 모델이었다.

페이스리프트된 모습은 전체적 형태가 거의 달라지지 않았으면서도 BMW의 전통적 디자인 요소를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를 주어 새롭게 표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또렷한 선을 곳곳에 넣고 요소마다 쓰인 선을 단순화해 단단하고 날카로운 이미지를 더했다. 특히 보닛 앞부분을 높여 얼굴을 돋보이게 만들면서 키드니 그릴을 키웠고, 앞뒤 램프를 가늘어 보이게 다듬는 등 앞뒤 모습이 더 넓어 보이도록 손질했다. 

헤드램프는 모든 모델에 레이저 램프가 기본으로 쓰여 이전보다 빛이 더 선명하다. 대형 키드니 그릴에는 고속주행 때 공기저항을 줄이는 액티브 그릴 셔터가 들어 있고, 범퍼는 아래에 넓게 뻗은 공기흡입구가 바깥쪽으로 향하며 선처럼 좁아져 위로 올라갔다가 날카롭게 꺾여 지면 쪽을 향한다. 앞바퀴 뒤에서 시작해 도어 아래로 이어지는 크롬 장식은 사선이었던 시작부분을 지면에 수직에 가깝게 바꿨다. 아울러 가늘어진 테일램프는 좌우가 서로 연결된 부분과 더불어 범퍼의 양감을 더 돋보이게 만들고 시각적인 무게중심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와 같은 여러 요소의 변화들은 차의 인상을 더 고전적이고 위압감 있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너비 방향의 요소를 강조한 대시보드를 중심으로 하는 실내 분위기는 전체적인 주제가 페이스리프트 이전과 같지만, 새로운 기술과 편의성을 높이는 장비를 추가했다. 시승차에 쓰인 퀼팅 패턴 나파 가죽 시트와 내장재는 몸이 닿는 부분의 촉감을 개선하는 데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대시보드 전체를 덮은 가죽과 실내 곳곳에 폭넓게 자리를 잡고 있는 무드 조명도 은 실내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 올린다.

12.3인치 풀 LCD 스크린이 쓰인 계기판은 3 시리즈와 X5, X7 등 최근 나온 다른 BMW 모델과 같은 주제로 디자인된 디지털 그래픽이 화려하다. 아울러 대시보드 가운데 놓이는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역시 메뉴 구성과 접근 방식, 디자인 등이 달라진 최신 버전이 적용되어 있다. 오디오 및 공기조절장치의 자주 쓰는 기능을 물리 버튼으로 구성해 배치한 것은 여전하지만 버튼 및 조절장치 디자인도 달라졌다. 

스티어링 휠의 다기능 버튼, 전자식 기어 레버와 주행 모드 선택 스위치, 아이드라이브(iDrive) 컨트롤러의 조작방식과 조작감도 더 깔끔하게 개선되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직접 손을 대지 않고 허공에서 손을 움직여 기능을 조절하는 제스처 컨트롤은 인식 가능한 동작이 몇 가지 추가되었다고 하는데, 시승 중에는 확인해 보지 못했고 좀처럼 쓰게 되지 않는다. 오디오는 바워스 앤 윌킨스 시스템이 쓰인다.

뒷좌석 편의장비는 무척 화려하다. 앞좌석 등받이 위에는 뒷좌석을 위한 10인치 풀 HD 멀티미디어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고, 직접 스크린을 터치하거나 뒷좌석 접이식 팔걸이에 있는 태블릿을 사용해 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등록하면 미러링 기능을 이용해 스마트폰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대형 화면으로 볼 수도 있다. 조절할 수 있는 기능과 인터페이스는 터치 스크린과 태블릿에 일부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태블릿을 이용하면 모든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좌석 위치 조절, 좌우 좌석 측면과 뒤 유리, 파노라마 선루프 햇빛 가리개 등 수많은 기능이 전동 조절된다. 심지어 접이식 팔걸이에 있는 태블릿을 꺼내는 장치도 전동식이다. 편리한 면도 있지만 기능의 작동속도나 태블릿을 이용한 뒷좌석 공기 온도조절 방식 등은 조작의 직관성 면에서 조금 아쉽다. 물론 핵심 기능은 물리 버튼을 이용해 조작할 수도 있다. 뒷좌석에서 동반석을 최대한 앞으로 밀고 발받침을 펼쳐 쉴 수 있는 기능도 기능 상으로는 훌륭하다. 다만 동반석을 앞으로 밀었을 때 운전석에서 동반석쪽 사이드 미러가 가려지는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

직렬 6기통 3.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이 326마력에서 340마력으로 약간 높아졌지만 최대토크는 45.9kg・m으로 변함없다. 터보 엔진이지만 매끄러운 회전질감과 탁월한 반응이 매우 매력있다. 자연흡기 V8 엔진의 박력 있고 시원시원한 감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적당한 여유로 꾸준하게 힘을 내며 속도를 붙여 나가는 느낌에서 딱히 아쉬움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아울러 소음 차단과 억제가 탁월해, 급가속하는 등 엔진 회전을 한껏 끌어올려도 실내로 전달되는 소리의 양은 나지막한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다.

정직하면서도 탄력이 알맞게 더해진 스티어링 감각은 차체 앞쪽 움직임에 부드러우면서도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반응이 민첩하면서도 거칠지 않고, 휠베이스와 차체가 모두 긴데도 차체 뒤쪽이 둔하게 움직인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코너에서는 차체가 어느 정도 기울기는 하지만, 노면과 타이어, 서스펜션과 차체가 따로 노는 느낌 없이 든든하게 움직임을 잘 받쳐주고 움직임의 변화도 자연스럽다. 달리 말하면, 차체구조를 가볍게 만들기 위해 애를 썼음에도 덩치가 워낙 크다보니 공차중량은 2톤이 넘을 만큼 차가 크고 무겁다는 것이 움직임에서 드러나기는 해도, 그런 특성에 비하면 차분함과 안정감이 뛰어나고 운전자가 차의 움직임을 다스리기가 좋다. 운전자 관점에서는 편하고 다루기 쉬우면서 모는 맛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다만 전반적인 움직임과 달리 몸으로 느껴지는 승차감에는 미묘하게 거친 부분이 남아 있다. 운전석에서는 속도에 관계없이 스티어링 휠과 시트를 통해 꾸준히 올라오는 잔진동을 느낄 수 있고, 뒷좌석에 앉은 사람도 미세한 진동에 계속 노출된다. 물론 뒷좌석이 세분화된 조절 기능과 범위로 몸에 알맞는 자세로 조절하기 편리하고 쿠션이 이전보다 조금 더 부드러워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하체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걸러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앉는 부분이 높다는 좌석의 구조적 특성은 뒷좌석의 승차감과 안락함에 경쟁차보다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게 만든다.

모든 모델에 쓰이는 어댑티브 서스펜션은 주행 모드에 연동되어 댐핑 특성이 달라진다. 주행 모드는 에코 프로, 컴포트, 스포트 외에 어댑티브를 선택할 수 있고, 모드마다 세부 조절도 가능하다. 특정 모드를 선택했을 때 에어 서스펜션이 빠른 속도로 조절되는 것이 인상적이지만, 컴포트 모드에서 안락함의 단계를 높이면 차체의 움직임이 둔해져 승차감이 오히려 나빠진다. 일부러 특정 모드를 고집할 생각이 아니라면 어댑티브 모드로 두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한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은 아쉽지 않게 달려 있다. 차로 유지 기능과 차로 이탈 경고 기능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운전자의 취향을 고려한 BMW의 의도로 보인다. 차로 유지와 거리 조절 기능의 작동은 무척 자연스럽다. 고해상도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표시되는 영역과 정보가 커서 운전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파킹 어시스턴트, 후진 어시스턴트, 컴포트 액세스 등 스마트한 원격 제어 기능은 시승 여건상 모두 확인할 수는 없었다.

한층 더 강렬해진 외관, 더 많아진 편의장비와 기능, 풍부한 주행 보조 기능과 최신 인터페이스 등을 보면 이전 세대 7 시리즈보다 여러 면에서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브랜드의 기함이자 뒷좌석의 중요성이 큰 초대형 모델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뒷좌석의 안락함이나 승차감 측면에서는 다른 부분만큼 큰 발전을 이루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나아지기는 했어도, 이전 7 시리즈의 가장 큰 약점은 여전히 약점으로 남아있는 셈이다.

그래도 운전자는 차를 다루는 즐거움을 느끼면서 불편함을 어느 정도 잊을 수 있을 듯하다. BMW가 차급과 세대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추구했던 것이 ‘달리는 즐거움’이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달라진 7 시리즈 역시 오너가 뒷좌석 이상으로 운전석에 앉는 시간이 길 때 만족스러운 차로 여겨질 듯하다.

제원

BMW 740Li xDrive Design Pure Excellence

길이x너비x높이 5260x1900x1480mm 휠베이스 3210mm  엔진 직렬 6기통 3.0리터 가솔린 터보  최고출력 340마력/5500~6500rpm  최대토크 45.9kgm/1500~3500rpm  변속기 자동 8단  공차중량 2045kg  최고속도 시속 250km(제한)  0-시속 100km 가속 4.1초  복합연비 9.4km/리터  CO2배출량 184g/km  에너지소비효율 4등급  기본값/시승차 1억 6,200만 원/1억 6,200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