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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60은 볼보가 가장 최근에 생산을 시작한 모델로, 볼보의 중대형 모델을 커버하는 SPA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든 4도어 세단이다. 볼보 세단 라인업에서는 S90 아래에 위치하고, 2019년 초에 국내 출시한 크로스컨트리 V60, 2017년부터 판매 중인 XC60의 형제 모델이기도 하다. 볼보 역사상 처음으로 전량 미국에서 생산되어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에 판매되는 모델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국내에는 T5 단일 파워트레인에 모멘텀과 인스크립션이라는 두 가지 트림을 판매한다. 값은 모멘텀이 4,760만 원, 인스크립션이 5,360만 원이다. 값 차이가 600만 원으로 작은 편은 아니지만, 인스크립션 모델에는 제값을 충분히 하는 장비들이 추가된다. 반자동 주차보조 기능인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 360도 카메라, 나파 가죽 시트와 앞좌석 마사지 및 통풍 기능, 바워스 & 윌킨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볼보가 앞서 선보인 다른 모델들처럼, 안전 및 반자율 주행 보조 기능 대부분은 아랫급 트림인 모멘텀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꾸준히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해온 볼보는 수입 중형 세단으로는 뛰어난 값 대비 상품성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이 S60을 동급 프리미엄 브랜드 차들, 즉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나 BMW 3 시리즈는 물론 제네시스 G70 같은 모델과도 함께 비교하고 선택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뒷바퀴 굴림 기반의 플랫폼을 쓰는 모델들보다는, 앞바퀴 굴림 기반 플랫폼을 쓴다는 점에서는 국내 판매가 중단된 아우디 A4가 좀 더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반적인 겉모습은 전형적인 요즘 볼보 스타일이다. 앞모습과 뒷모습만 보면 윗급인 S90과 큰 차이가 없고, 전형적이고 보수적인 3박스 세단의 틀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옆모습에서는 S90과 차급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도어 뒤에 쿼터 글래스가 있는 S90과는 달리 S60은 옆 유리가 도어와 함께 끝난다. 앞 도어보다 뒤 도어가 짧고 뒤 도어 유리도 나뉘어 있다. 

S90에서 차체 뒤쪽을 줄이면서 비례도 달라졌다. 그 덕분에 롱 노즈 숏 데크 즉 보닛이 길고 트렁크가 짧은 비례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측면 캐릭터 라인을 뒷바퀴 위에서 살짝 부풀려서 조금 더 스포티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S90과 비슷하면서도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시승한 T5 인스크립션 모델에는 19인치 휠을 끼웠다. 브레이크 디스크가 살짝 작아 보이는 것이 흠이지만 전반적으로 차의 옆모습을 탄탄해 보이게 만드는 요소다.

가늘고 넓은 라디에이터 그릴, 망치 모양 주간주행등이 있는 풀 LED 헤드램프, E자 모양 램프가 돋보이는 풀 LED 테일램프 등은 S90과 비슷하면서도 좀 더 꽉 찬 느낌이 들도록 크기와 형태를 세심하게 조율해서, 전반적인 디자인 완성도는 S90보다 더 높아 보인다. 물론 한편으로는 모델마다 개성이 돋보이지 않고 모험을 피한 ‘대짜 중짜 소짜’ 식의 구성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내 디자인도 겉모습처럼 다른 볼보 차들과 같은 테마를 이어받아 단정하고 편안한 분위기다. 절제된 선과 면을 중심으로 무난한 구성을 하고 있고, 인스크립션 트림인 시승차는 질감 좋은 가죽과 소프트 스킨 내장재, 부담스럽지 않은 천연 목재 등 세련된 내장재 선택과 꾸밈새가 돋보인다. 풀 LCD 계기판, 태블릿 스타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전반적 구성도 다른 볼보 차들과 같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 디자인이나 메뉴 구성도 마찬가지인데, 다소 조작성이 불편한 부분이나 화면 전환 속도가 더딘 특성도 그대로 이어받았다. 그래서 몇몇 기능은 주행 중에 빠르게 찾고 설정하기 어렵고, 특히 공기조절장치 온도 조절이나 좌석 열선 및 통풍 기능 등 자주 쓰는 기능은 조작할 때 시선을 빼앗긴다는 단점도 여전하다. 기어 레버 뒤에 있는 주행모드 설정 다이얼도 디자인과 촉감은 좋지만 조작감이 뚜렷하지는 않다.

앞좌석은 아주 크지도 아주 작지도 않은 크기에 쿠션을 얇게 만든 대신 굴곡을 몸에 맞춰 정교하게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상당히 영리하고 효과적인 설계로, 몸을 잘 받쳐줘서 스포티한 느낌을 주면서도 몸 전체의 압력을 고루 잘 분산시키는 형태다. 정확한 자세로 앉으면 오랜 시간 운전해도 피로가 적지만, 잘못 앉으면 허리가 아플 수 있다. 

뒷좌석 설계도 비슷한 개념으로, 얇은 쿠션에 굴곡을 줬고, 등받이를 적당히 눕히고 앉는 부분을 낮춰 거주성을 높였다. 앞좌석 아래에 빈 공간이 얕아 조금 답답하지만 발을 밀어 넣을 수는 있고, 무릎공간은 앞좌석을 웬만큼 뒤로 밀어도 여유가 있다. 뒷좌석 너비는 두 명이 앉기에는 아주 여유 있고 조금 답답하게나마 어른 세 명이 나란히 앉을 정도이기는 하다. 그러나 좌석 굴곡과 뒤쪽으로 튀어나온 앞좌석 사이 센터 콘솔 때문에 가운데 자리는 급할 때 잠깐 앉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실내 수납공간은 센터 콘솔 위 기어 레버 옆에 있는 덮개 달린 컵 홀더를 제외하면 갯수가 많지도 않고 전반적으로 크기가 작다. 특히 도어 트림에 있는 포켓은 다양한 물건을 넣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다만 세단이면서도 뒤 도어 트림에 포켓을 마련한 것은 반갑다. 500ml 생수병과 작은 물건을 넣을 수 있는 정도의 크기다. 등받이에서 접고 펴는 뒷좌석 팔걸이에도 수납식 컵 홀더와 스마트폰 받침이 있다. 

트렁크 공간은 최대한 공간낭비를 줄인 흔적이 엿보이지만 실제 유효 공간은 그리 크지 않다. 등받이를 앞으로 접는 기능이 없고, 트렁크 턱이 높아, 길거나 큰 물건을 넣기에는 한계가 있다. 뒷좌석 등받이 가운데에 있는 스키 스루 도어는 트렁크 쪽에서만 열 수 있다. ‘짐을 제대로 실으려면 왜건을 사라’는 뜻이겠지만, 일반 왜건 없이 크로스 컨트리(V60)만 팔리는 우리나라에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트렁크 리드 전동 개폐 기능은 없지만 핸즈프리 개방 기능은 있는 것도 특이하다.

S60은 21세기 들어 볼보가 내놓은 새 모델 중 디젤 엔진을 동력계 구성에서 뺀 첫 모델이다. 물론 S60에 쓰이는 드라이브-e 동력계는 모든 볼보 차에 고루 쓰이는 것이다. 국내에 들어오는 T5 모델은 직렬 4기통 2.0리터(1,969cc) 가솔린 터보 엔진과 수동 기능이 있는 기어트로닉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앞바퀴를 굴린다. 아직 디젤 엔진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있는 SUV와 달리, 세단인 S60은 가솔린 엔진 모델만으로도 충분히 소비자의 요구를 채울 수 있다는 판단인 듯하다.

엔진 성능은 최고출력 254ps, 최대토크 35.7kgm로 BMW 330i(258ps, 40.8kgm), 볼보가 비교대상 중 하나로 꼽는 제네시스 G70 2.0T(252ps, 36.0kgm). 국내에 아직 판매되지 않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C300(244ps, 37.8kgm)과 수치상으로 조금씩 차이가 나는 정도다. 

엔진은 비교적 폭넓은 회전 범위에서 적당한 힘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액셀러레이터를 적당히 밟아도 충분한 힘을 내고, 스포츠카와 같은 후련하고 막힘 없는 가속감은 아니지만 일반 승용차 기준으로는 딱히 힘이 아쉽지 않을 정도다. 물론 고회전 특성까지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최대토크가 나오는 회전범위가 넓어(1,500~4,800rpm) 일상 주행 영역에서는 고르고 자연스럽게 가속할 수 있다.

엔진 회전 질감이 조금 거친 것은 드라이브e 계열 엔진의 공통적 특성이어서, 아주 세련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도 아주 거슬릴 정도는 아닌데, 절묘하게 하체에서 올라오는 진동과 맞물려서 차의 전반적인 동적 특성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달리 표현하면 승차감에서도 약간 거친 특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는 인스크립션 트림에 들어가는 19인치 휠과 235/40 규격 타이어의 낮은 편평비가 주는 영향도 있다.

고속도로 중심의 시승에서 차의 주행 특성을 꼼꼼하게 살피기는 어려웠지만, 기본적으로 차분하고 안정감 있는 승차감과 주행안정성을 갖춘 것은 분명하다. 스티어링도 유리처럼 매끄럽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차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좋고 조작에 자연스럽고 고르게 반응해서 다루기가 좋다. 파워 스티어링의 무게나 움직임의 정확성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다만 운전자에게 스포티하다는 느낌을 줄 만큼 긍정적인 자극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8단 자동변속기도 마찬가지다. 변속 속도도 적당히 빠르고, 직결감과 부드러움의 균형을 잘 맞췄다. 다만 오토 모드에서는 적극적인 운전을 하려고 할 때 변속시기를 빠르게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주행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설정했을 때에는 수동으로 변속하는 것이 어울린다. 길이가 짧은 전자식 기어 레버는 조작감이 좋지만, 스포츠 세단을 지향한다면서도 스티어링 휠에 변속 패들이 없는 것은 아쉽다.

승차감은 적당히 절제된 위아래 움직임으로 차분하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 가족용 세단으로 쓰기에 알맞을 만큼 쾌적하다고 하기에는 뒷좌석 승차감이 약간 탄탄한 편인데, 노면에서 올라오는 큰 충격은 차분하게 흡수하는 반면 자잘한 진동은 꾸준히 이어진다. 특히 다리 이음매 부분을 지날 때에는 불편할 만큼 충격이 크지는 않지만 이음매를 지나가고 있음을 뚜렷하게 알 수 있다. 물론 차체 앞뒤 움직임이 찰떡같은 핸들링처럼, 앞좌석과 뒷좌석 승차감의 차이가 작다는 점은 섀시 완성도 자체는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보면, 꾸준히 프리미엄 브랜드로 나아가려고 애써온 볼보의 노력을 느낄 수 있다. 평범한 대중차 브랜드 동급 차들과 비교하면 좀 더 높은 수준의 세련미를 갖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통 프리미엄 브랜드 차들과 비교하면 아직은 말초적인 감각까지 프리미엄 급으로 올라섰다고 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그래서, S60은 대중차 브랜드 차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원하지만 본격 프리미엄 브랜드 차는 조금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에게 주행 특성 이외의 측면에서 만큼은 높은 완성도로 프리미엄 브랜드 느낌을 줄 수 있는 틈새 성격의 차로서 존재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여전히 프리미엄 브랜드 동급 차들에 비하면 탁월한 값 대비 상품성이 무기인 이유이기도 하다. 볼보가 꾸준히 좋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다른 브랜드 차들도 제자리에 멈춰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제원

볼보 S60 T5 인스크립션

길이x너비x높이 4760x1850x1430mm  휠베이스 2872mm  엔진 직렬 4기통 2.0리터 가솔린 터보  최고출력 254마력/5500rpm  최대토크 35.7kgm/1500~4800rpm  변속기 자동 8단  공차중량 1700kg  최고속도 시속 240km  0-시속 100km 가속 6.5초  복합연비 10.8km/리터  CO2배출량 158g/km  에너지소비효율 4등급  기본값/시승차 4,760만 원/5,360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