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쌍용 체어맨 CM600S ‘블랙 레이븐’ 다이어리 (1) – 11월 주유


2023년 10월 24일에 2003년식 쌍용 체어맨 CM600S, 별명 ‘블랙 레이븐’을 인수해서 열심히(?) 잘 타고 있습니다. 이제 수시로 블랙 레이븐의 근황을 공유해볼까 하는데요. 우선 한 달 남짓 쓰면서 있었던 주유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앞서 차 이야기와 함께 적었던 것처럼, 블랙 레이븐은 역대 제가 샀던 차들 가운데 처음으로 공인연비가 10km/L를 밑도는 먹성을 지녔습니다. 그래서 특히 주유에 신경이 쓰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이전에 경험했던 차들과는 유지비 부담이 확실히 다를 테니까요.

첫 주유는 11월 9일에 했습니다. 연료 경고등이 들어오면 주유하는 습관이 있어서 퇴근(?)길에 동네에서 주유했는데요. 처음 열어본 주유구 뚜껑은 차 만큼이나 튼실하게 만들었더군요. 크고 묵직한 것이 차와 잘 어울리기도 합니다. 다만 주유구 주변 아래쪽이 기울어 있어 물이 고이는데, 한쪽에 배수구가 있는데도 물이 완전히 빠지지는 않네요. 수시로 닦아줘야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연료 경고등이 들어오고 난 뒤에 몇 km 더 달린 뒤에 주유를 하니 60L에 조금 못 미치는 58.859L가 들어갑니다. 일차로 탱크가 차서 노즐이 자동으로 잠긴 뒤에 1,000원 단위 세팅하고 넣었으니 꽉꽉 채우면 좀 더 들어가긴 하겠습니다만, 평소에도 일부러 그렇게는 잘 안 하는 편이고요. L당 1,665원이어서 주변보다 단가가 조금 낮은 편이라 다행히 10만 원은 넘기지 않았습니다. 제원표 상 연료탱크 용량은 80L니까 좀 더 들어갈 것 같기도 하고요. 연료계가 굼뜬 탓인지는 모르겠는데 꽉 채워도 연료계 바늘이 꼭대기까지 올라가지는 않네요.

주행거리는 인수했을 당시보다 493km 늘어난 상태였으니, 살살 달리면 한 번 주유로 500km 정도는 달릴 수 있겠습니다. 60L로 500km 달리면 평균연비가 약 8.3km/L라는 이야기인데, 출시 당시 체어맨 CM600S 공인연비가 8.6km/L였으니 거의 비슷한 수준이죠. 누적 주행거리가 19만 km를 넘은 차 치고는 괜찮은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인수 전 주유 시점이 확실치 않으니 정확한 결과는 아니었고요.

​이후로 시승이다, 행사다 해서 바빴던 탓에 블랙 레이븐은 서있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11월 27일에 두 번째 주유를 했는데, 410km 달리고 가솔린 60.8L를 넣었습니다. 주유량 기준으로 계산하면 평균연비가 6.7km/L 정도 되는 건 데요. 지난번 주유 때 기록한 8.0km/L보다는 많이 떨어진 숫자죠.

교통정체 심한 서울 도심을 오갔던 게 영향이 컸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름 배기량 큰 엔진에 차도 가볍지 않고, 요즘 나오는 차들처럼 스톱-스타트 기능도 없으니 정체구간 달리면 답이 없죠. 물론 특별한 경우 아니면 요즘은 서울 나갈 땐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지만… 애초 생각했던 대로 어쩌다 한 번씩 있는 장거리 주행 위주로 써야할 듯합니다.

그래도 평소에 일은 해야 하니 집에서 나와 움직여야 하는데, 오랫동안 즐겨 찾았던 파주 헤이리 카페 커피공장 103 왕복도 연료비 고려하면 조금은 부담스러워지네요. 그래서 집에서 멀지 않아 도보나 자전거로 갈 수 있는 범위 안에 고정적으로 일할 공간을 마련하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하고요. 차 때문에 생활환경을 바꿀 생각을 하다니… 좀 웃기네요.

블랙 레이븐 주인이 된 지 한 달이 좀 넘어가며 이렇게 저렇게 차를 쓰다 보니 의문스러운 곳들이 하나둘씩 눈에 띕니다. 관리라면 관리겠고, 복원이라면 복원이라 할 작업들을 슬슬 진행해야 할 텐데… 얼른 바쁜 일들이 정리되고 차에 들일 시간을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세차부터 하고 싶은데, 그 전에 저부터 온천이든 사우나든 가서 좀 개운하게 목욕하고 싶네요. 겨울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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