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청희 | Jason (Chung-hee) Ryu

  • 랜드로버의 상징 디펜더는 원래 무명차였다

    랜드로버의 상징 디펜더는 원래 무명차였다

    [한국일보 2015년 1월 26일자에 ‘랜드로버 원조 모델 디펜더, 67년 만에 역사 속으로’라는 제목으로 실린 글입니다.] 겨울은 4륜구동 차가 가장 각광받는 계절이다. 지금은 여러 자동차 브랜드가 4륜구동 차를 내놓고 있지만, 4륜구동 승용차를 대표하는 전통의 브랜드로는 지프와 랜드로버가 손꼽힌다. 두 브랜드 모두 지금은 승용차 개념을 도시에서도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4륜구동 차를 내놓고 있지만, ‘어디든지 가고…

  • 2015 포르쉐 911 카레라/카레라 4 GTS

    2015 포르쉐 911 카레라/카레라 4 GTS

    [ 레옹 한국판 2015년 1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경주차와 승용차 사이에 과연 중간영역이 존재할까요? 포르쉐의 답변은 ‘그렇다’입니다. 포르쉐가 새로 선보인 911 카레라 GTS가 바로 그런 차입니다. 경주차 느낌이 물씬 풍기도록 조율된 엔진과 서스펜션은 도전을 자극하면서도, 알찬 편의장비와 빼어난 꾸밈새는 편안함을 잃지 않은 승차감과 어우러져 승용차로도 손색없습니다. 스포츠카를 전문으로 만드는 자동차 회사는 의외로 꽤 많이…

  • 1973 BMW 2002 터보

    1973 BMW 2002 터보

    [모터매거진 2015년 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노이에 클라세의 성공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BMW는 작은 차체에 스포티한 성능을 지닌 차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활기를 얻은 BMW가 모터스포츠 노하우를 대중차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고성능 모델로 만든 것이 2002 터보다. 유럽 양산차 처음으로 터보 엔진을 얹은 2002 터보는 고성능과 과격한 디자인으로 화제가 되었지만 석유파동 등의 영향으로 단명했다. BMW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 휴대전화 브랜드 '노키아'와 뿌리가 같은 세계 첫 겨울용 타이어

    휴대전화 브랜드 '노키아'와 뿌리가 같은 세계 첫 겨울용 타이어

    [ 한국일보 2014년 12월 22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 흔히 스노우 타이어라고 부르는 겨울용 타이어(윈터 타이어)는 겨울철 안전운전에 꼭 필요한 것 중 하나다. 겨울용 타이어는 특별한 재질과 무늬를 지니도록 만들어져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일반 타이어보다 접지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유럽이나 캐나다 같은 곳에서는 겨울철에 모든 차에 의무적으로 겨울용 타어어를 끼우도록 법규로 정해놓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법규로 강제하고…

  • 최고속도 시속 400km의 벽은 언제 깨졌을까?

    최고속도 시속 400km의 벽은 언제 깨졌을까?

    [ 한국일보 2014년 12월 8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 21세기 들어 가장 빠르고 값비싸기로 이름을 날린 차로 부가티 베이론이 유명하다. 부가티는 원래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차를 만들기로 유명한 브랜드였다. 전쟁이 끝난 뒤 몰락한 부가티는 20세기 말에 부활이 시도되었지만 실패했고, 폭스바겐 그룹이 1998년에 브랜드 권리를 사들이면서 다시금 자동차 역사에 등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폭스바겐 그룹은…

  • 1956 피아트 물티플라

    1956 피아트 물티플라

    [모터매거진 2014년 1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1950년대 들어 점차 커지고 있는 다용도차 시장을 목표로 피아트가 개발한 600 물티플라는 현대적 모노볼륨 또는 원박스카의 시초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인기 모델 600의 구동계를 활용해 개발비를 줄이면서도 차체 크기의 한계를 뛰어넘은 파격적 설계에 힘입은 실용성이 돋보였다. 피아트는 1950년대에 들어서며 소형차 시장이 커질 것을 예상하고 다양한 수요에 맞춰 여러 모델을 갖출…

  • 비행기에서 자동차로, 자동차에서 비행기로

    비행기에서 자동차로, 자동차에서 비행기로

    [ 한국일보 2014년 11월 24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 자동차 회사 가운데에는 특이한 이력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곳들이 적지 않다. 오펠은 재봉틀, 푸조는 생활용품 제조로 사업을 시작했다. 또한 토요타는 직물을 만드는 직조기 회사, 볼보는 볼 베어링 제조 회사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이처럼 자동차와 조금은 거리가 있는 사업에서부터 시작한 회사들도 있지만, 자동차 팬들은 비행기 회사에 뿌리를…

  • 리콜로 파산 위기 겪은 크라이슬러의 교훈

    리콜로 파산 위기 겪은 크라이슬러의 교훈

    [ 한국일보 2014년 11월 3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 2014년 세계 자동차 업계는 대량 리콜로 떠들썩했다. 10월 말까지 미국에서만 540여 차례에 걸쳐 약 5,300만 대가 리콜 대상이 되었고 남은 두 달동안 더 많은 차가 리콜될 전망이다. 같은 차가 다른 이유로 리콜된 것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보다 적은 수가 되겠지만, 그렇다 해도 한 해동안 이처럼 많은 종류의 많은…

  • 2015 미니 5도어

    2015 미니 5도어

    [ 레옹 한국판 2014년 11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영국은 역사와 전통이 숨쉬는 나라면서 미니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뉴 미니 5도어는 뉴 미니 3도어의 발랄함과 세련미에 두 개의 도어와 넉넉함을 더했으면서도 전통적인 미니의 매력은 고스란히 이어받았습니다. 고풍스러운 휴양도시 헨리온템즈의 풍경 속에 녹아든 뉴 미니 5도어를 만나보시죠. 올해 상반기에 등장한 뉴 미니는 여러 면에서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

  • 1948 재규어 XK120

    1948 재규어 XK120

    [모터매거진 2014년 1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1948년에 선보인 재규어 XK120은 원래 새 엔진을 알리기 위한 한정 생산 스포츠카로 계획되었다. 그러나 혁신적 기술이 담긴 XK 엔진의 성능에 힘입어 모터스포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빼어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값으로 큰 인기를 끌며 6년 동안 1만 대 이상 판매되는 인기 모델이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잠시 군용차를 생산했던 재규어는 전쟁이 끝나자…

  • 비행기 기술 접목해 성능 과시한 재규어 C-타입

    비행기 기술 접목해 성능 과시한 재규어 C-타입

    [ 한국일보 2014년 10월 20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 비행기는 자동차보다 나중에 발명되었지만,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자동차 기술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처럼 비행기와 관련한 기술이 자동차에 접목되는 과정에서, 그 영향력이 빠른 속도로 커진 시기가 있었다. 바로 제2차 세계대전 직후였다. 전쟁 중 군수산업에 몸담았던 기술자들이 전쟁이 끝나자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했는데, 비행기 개발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비교적 쉽게…

  • 1960 토요타 랜드 크루저 FJ40

    1960 토요타 랜드 크루저 FJ40

    [모터매거진 2014년 10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토요타의 대표적인 4륜구동차인 랜드 크루저의 2세대 모델에 해당하는 40 시리즈는 수출을 염두에 두고 튼튼하게 만들어졌다. 뛰어난 내구성으로 해외 시장에서 토요타의 이름을 높인 것은 물론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으며 24년 동안 생산되었다. 토요타 랜드 크루저는 토요타는 물론 일본을 대표하는 4륜구동 차로 지프, 랜드로버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팔리고 알려진 SUV 중…

  • 지프에서 시작된 쌍용과 마힌드라의 인연

    지프에서 시작된 쌍용과 마힌드라의 인연

    [ 한국일보 2014년 9월 15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 쌍용자동차의 대표적 모델이 코란도라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다. 코란도는 오랫동안 국내 유일의 정통 4륜구동 승용차였기 때문에, 지금도 국내에서는 4륜구동차의 대명사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미 지프를 바탕으로 만든 오리지널 코란도가 단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쌍용이 렉스턴과 체어맨을 제외한 모든 모델에 코란도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는 이유도 그런 배경에…

  • 2015 미니 컨트리맨 쿠퍼 S

    2015 미니 컨트리맨 쿠퍼 S

    [ 레옹 한국판 2014년 9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미니라는 브랜드를 떠받치는 여러 모델 가운데 가장 활동적이고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차가 미니 컨트리맨입니다. 4개의 도어와 충분한 뒷좌석 공간, 그리고 올포 4륜구동 시스템을 갖추고 미니의 활동범위를 더욱 넓힌 주역이기도 하죠. 작지만 의미 있는 여러 변화를 통해 미니 컨트리맨은 고유의 재미는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면서 더…

  • BMW X3 xDrive30d M 스포츠 패키지

    BMW X3 xDrive30d M 스포츠 패키지

    [ 모터 매거진 2014년 9월호에 쓴 글의 원본입니다 ]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프리미엄 중형 SUV 시장에서, 터주대감 격인 BMW X3이 페이스리프트했다. 여러 작은 변화를 모아 최신 흐름에 발맞춘 정도여서 달라진 점이 돋보이지는 않는다. BMW 특유의 알찬 주행감각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종합적인 관점에서는 이전만큼 흡인력이 크지 않다 BMW X3은 매력적인 차였다. 한동안 프리미엄 중형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었던 탓도 있지만, X5만큼이나 BMW 특유의 주행감각이 SUV 스타일에 잘 버무려진 차였다. 알찬 주행감각을 지닌 SUV를 사려는 사람에게는 후보차종 목록 위쪽에 놓기에 충분한 자질을 지니고 있었다.  다만 지금은 X3이 처한 상황이 과거와 다르다. 점차 X3이 차지하고 있던 시장을 빼앗으려 달려드는 차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우디 Q5나 포르쉐 마칸 같은 차들은 X3을 위협하기에 충분한 상품성과 성능을 자랑한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격을 지닌 X3은 그들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X4가 등장하면서 입지가 더 애매해졌다. 그렇다면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BMW는 X3에 어떤 역할을 부여하려고 하는 것일까? 시승을 통해 차근차근 알아보자. 3년 만에 이루어진 페이스리프트 2세대 X3이 국내에 처음 선보인 것은 2011년 2월이었다. 2.0리터 모델이 먼저 들어왔고, 6개월 뒤에 3.0리터 모델이 추가되었으니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3년 만에 나온 셈이다. BMW가 마련한 시승차는 최상위 모델인 xDrive30d M 스포츠 패키지. 간단히 말해, 페이스리프트 모델인만큼 혁신적이라 할 정도로 큰 변화는 없다. 여러가지 작은 변화로 최신 흐름에 발맞춘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요즘 나오는 BMW 차들을 보면 거의 그렇다. 가지치기 모델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는 탓인지 페이스리프트에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그래도 여전히 기술적으로 앞선 부분이 많아 낡은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기본에 충실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X 시리즈의 겉모습은 X1에서 X5까지 비슷한 듯 뚜렷하게 갈리는 스타일을 지니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X3은 비교적 보수적인 느낌이었다. 차체를 이루는 선과 면도 다른 모델들에 비하면 직선과 단순한 면을 많이 써 치장을 자제한 분위기였다. 그런데 페이스리프트와 더불어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앞서 나온 신형 X5의 흐름을 이어받아, 좀 더 곡선과 양감을 강조하는 손질이 이루어졌다. 물론 차체 패널은 대부분 그대로 쓰여, 달라진 부분은 얼굴에 집중되어 있다. 헤드램프 형태가 달라지면서 라디에이터 그릴과 이어지는 ‘앞 트임’ 모양이 되었고, M 스포츠 패키지 전용 범퍼는 공기흡입구 모양으로 된 부분이 넓어 고성능 분위기를 낸다. 보도자료에는 M 스포츠 패키지에 19인치 휠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시승차에는 18인치 휠이 끼워져 있다. 실제 크기 차이는 별로 없겠지만 우람한 범퍼 때문에 상대적으로 바퀴가 작아 보이는 느낌이 든다. 옆모습과 뒷모습은 이전과 거의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앞 펜더의 방향지시등 자리를 채운 의미 없는 크롬장식이다. 방향지시등이 사이드 미러로 옮겨가면서 빈 자리를 채운 것인데, 비용증가를 줄이려는 이유는 이해가 가지만 조금 성의 없다는 느낌이다. 실내 변화도 눈을 크게 뜨고 들여다보지 않는 한 찾아내기 어렵다. 거의 모든 BMW 차들이 그렇듯, 단순하고 차분한 디자인의 대시보드가 실내를 점잖고 검소한 분위기로 만든다. 센터 페시아의 멀티미디어 스크린 주변과 일부 스위치류에 가는 알루미늄 느낌 장식이 더해지고 아이드라이브 컨트롤러 위쪽이 터치 패널로 바뀐 정도가 눈에 뜨이는 변화다.  각종 장비는 다루고 조절하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잘 배치되어 있다. 물론 스위치류 디자인이 투박한 것은 BMW의 전통이다. 운전석 시트는 몸을 잘 잡아주지만 전반적인 크기가 약간 작은 느낌이다. 대신 앞좌석 공간은 비교적 넉넉한 편이다. 뒷좌석은 무릎 공간의 넉넉함이 크지는 않아도 전혀 답답하지 않다. 반듯하고 높은 적재공간은 제법 길기까지 하고, 4:2:4 비율로 나누어진 뒷좌석 등받이를 모두 접으면 앞좌석 뒤까지 모두 평평해진다. 여전히 알찬 BMW 특유의 주행감각 시승에 나서자마자 느낀 주행감각은 예상했던 그대로다. 페이스리프트 이전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이다. BMW는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X3에 신형 엔진이 적용되었다고 하는데, xDrive20d 모델에 올라가는 2.0L 엔진의 이야기다. 시승차를 포함한 3.0L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다만 세부적인 손질을 통해 유로6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하게 된 것은 주목할만하다. 수치상 성능도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57.1kg․m으로 이전과 차이가 없다. 다만 제원상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5.9초로 이전보다 0.3초 빨라졌는데, 운전하면서 이전 모델과 뚜렷한 차이를 느낄 정도는 아니다. 분명한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시원한 주행감각을 맛보려면 3.0L 엔진 모델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동급 경쟁 모델도 마찬가지지만, 이 정도 덩치에 2.0L 디젤 엔진이 올라가면 힘이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을 정도이지 넉넉한 수준은 아니다. 3.0L 엔진 모델의 장점은 드라이빙 모드를 효율향상을 위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에코 프로로 놓아도 썩 답답하지 않다는 것이다. 운전자 관점에서는 가속이 조금 답답할 수는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속도를 붙인다. 액셀러레이터를 깊이 밟으면 컴포트 모드에서도 ‘훅’ 하는 소리와 함께 거침없이 속도를 올리는 이 차는 스포트 모드가 되면 웬만한 고성능 세단 못지 않은 달리기 실력을 뽐낸다. 곧게 뻗은 길에서 가속감이 통쾌하지 않은 것은 엑스드라이브(xDrive) 4륜구동 시스템과 탄탄한 서스펜션의 결합이 만들어내는 일종의 착각이다. 좁고 급한 와인딩 길에 들어서면 그동안 얼마나 빠른 속도로 달려 왔는지 금세 느낄 수 있다. 차체의 큰 키와 움직임이 큰 서스펜션 때문에 코너에서 차체가 기울어지는 것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SUV라 해도 BMW는 BMW다. 세단과 비교하면 어쩔 수 없이 반응이 조금 무디지만, 그래도 하체는 안정감 있게 노면을 잡고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대로 깔끔하게 방향을 돌린다. 온로드 중심의 주행특성을 지향한 동급 다른 모델들과 비교해도, BMW 특유의 정직한 반응을 느낄 수 있는 것이 X3의 개성이고 장점이다. 스포츠 시트처럼 느껴지는 앞좌석과 달리 뒷좌석은 굴곡이 거의 없기 때문에, 차가 잘 달린다고 뒷좌석에 사람을 태운 상태로 신나게 운전하다가는 뒤통수 한 대 얻어맞기 십상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카리스마는 이전같지 않아 8단 자동변속기는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1단에서 엔진 회전수를 약간 높게 끌고 가다가 2단에 넘겨주는 스타일이다. 오프로드에 특화된 기계적 요소가 없는 것을 감안한 설정인데, 소리에 예민한 사람은 가속할 때 약간 거슬릴 수도 있다. 물론 2단 이후로는 촘촘한 기어비에 맞춰 변속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변속감도 아주 매끄럽다. 시속 100km에서 8단 기어가 물리면 엔진 회전수는 1,400rpm으로 떨어진다.  엔진 소음은 공회전과 출발 직후 저회전에서 조금 실내로 들어올 뿐, 주행하면 거의 신경을 빼앗지 않는다. 오히려 주행 중에는 거슬릴 정도로 자극적이지는 않아도 스티어링 휠과 시트를 통해 하체에서 올라오는 잔진동이 꾸준히 전달된다. 브레이크 역시 BMW답게 페달을 밟는만큼 고르게 속도를 줄이지만, 균형감에 치중해 약간 힘이 모자라게 느껴지는 세팅인 것은 페이스리프트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주행 감각만 놓고 보면 약간 거친 느낌이 있기는 해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다만 차의 디자인이나 꾸밈새 같은 부분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보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는 아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선택해도 아쉽지 않을 정도지만, 다음 세대 X3에 앞서 나올 경쟁 모델들을 생각하면 소비자를 화끈하게 사로잡을 정도로 카리스마가 강하게 남아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잠깐 몰아본 X4는 X3보다 좀 더 세련된 주행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결국 X3은 트렌드보다는 현실적인 면을 중시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본에 충실한 베이스 모델 역할을 맡았다고 할 수 있다. 다행히도 동급 다른 차들은 대부분 X3보다는 패션성을 중시하고 있어, 여전히 프리미엄 시장에 이런 개념의 SUV는 X3밖에 없는 셈이다.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흡인력이 약해진 X3는 이제 합리적이기 때문에 선택해야하는 차다.

  • 1959 닷산 블루버드

    1959 닷산 블루버드

    [모터매거진 2014년 9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닛산 블루버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오스틴과 제휴를 통해 쌓은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형차다. 뛰어난 신뢰성을 바탕으로 데뷔와 함께 큰 인기를 끌어, 일본 자동차 대중화를 이끄는 한편 닛산의 성장에도 크게 기여했다. 새나라라는 이름으로 조립생산되어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있는 뜻깊은 모델이다. 일본 자동차 산업은 제2차 세계대전과 전쟁 후 연합국의 통제로 자동차 생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