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가 페라리의 연간 모터스포츠 프로그램과 활동을 결산하는 이벤트로 이탈리아 무젤로 서킷(Mugello Circuit)에서 열리고 있는 피날리 몬디알리 2023(Finali Mondiali 2023)에서 두 가지 중요한 새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하나는 2024년 페라리 챌린지 시즌에 첫 선을 보일 경주차 296 챌린지(296 Challenge)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고객 모터스포츠 체험 프로그램인 스포트 프로토티피 클리엔티(Sport Prototipi Clienti)를 위한 WEC(세계 내구 레이스 선수권) 경주차 기반 트랙 전용 모델인 499P 모디피카타(499P Modificata)입니다.

296 챌린지는 페라리가 1992년에 시작한 원메이크 모터스포츠 이벤트인 페라리 챌린지를 위해 개발한 경주차로, 올해까지 주력 모델로 활약한 488 챌린지 에보(488 Challenge Evo)의 뒤를 이은 역대 아홉 번째 모델입니다.
기본 개념은 앞서 만들어진 페라리 챌린지용 경주차들과 비슷합니다. GT3 클래스 경주에 투입할 수 있도록 양산 시판 모델을 바탕으로 만든 GT3 경주차의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페라리 고유의 원메이크 레이스인 페라리 챌린지의 특성에 맞춰 296 챌린지를 조율했습니다. 즉 드라이버가 트랙에서 다루기 좋으면서, 경주가 진행되는 동안 강력한 성능을 일관되고 반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주차로 만들었습니다.
296 챌린지는 역대 페라리 챌린지 경주차들이 V8 엔진을 썼던 것과 달리, 처음으로 V6 엔진을 쓴다는 점이 특별합니다. 또한 바탕이 된 모델인 296 GTB가 V6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한 동력계를 쓴 것과 달리, 296 챌린지는 앞서 나온 296 GT3 경주차처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제거하고 V6 3.0L 트윈 터보 엔진만으로 움직입니다. 전체 동력계 성능은 296 GTB보다는 낮지만 엔진 동력 성능은 296 GTB의 것보다 높게 조율해, 700마력의 최고출력과 75.5kg・m(740Nm)의 최대토크를 냅니다. 이에 따라 비출력(단위 배기량 당 출력)은 234마력/L로 일반 도로용 모델을 바탕으로 만든 페라리 경주차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새로 조율한 V6 트윈 터보 엔진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들어낸 자리를 활용해 여러 변화를 주었는데요. 특히 배기 계통을 손질하고 경로를 바꿔 배압을 30% 줄였다고 합니다. 특히 일반 도로용 모델에 들어가는 가솔린 미립자 필터(GPF)를 떼어내면서 배기 효율을 더 높일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촉매는 남겨 두었고요. 그와 더불어 터보차저의 최고 회전속도가 18만 rpm으로 10% 높아졌고, 터보 부스트압은 그대로지만 점화 시기를 조절해 나아진 배기 효율을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일반 도로용 296 시리즈에 쓰인 엔진과 최대토크 수치는 같으면서도 더 낮은 회전수에서부터 나와 최고출력과 주행 성능은 더 좋아질 수 있었습니다.
강력해진 성능을 뒷받침할 브레이크 시스템에는 세계 최초로 CCM-R 플러스(CCM-R PLUS)를 도입해,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디스크의 장점을 더 강화했습니다. 탄소섬유 소재를 복합적이고 입체적으로 가공해 만든 CCM-R 플러스는 CCM보다 내구성은 두 배, 열 전도성은 세 배 이상 뛰어나고 합니다. 브레이크 패드가 닿는 면에는 특수 실리콘 카바이드(SiC) 세라믹 코팅을 해 내구성은 물론 마찰계수도 높였고요. 그 밖에 ABS 에보(ABS EVO) 전자식 브레이크 제어 시스템은 트랙 주행에 맞춰 조율했고, 반복되는 제동에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요 제어 시스템도 최적화했습니다.

공기역학 특성도 페라리가 296 챌린지 개발에 크게 신경 쓴 부분 중 하나입니다. 트랙 주행을 고려해 직진 및 코너링 안정성을 높이도록 다운포스를 키우는 한편 냉각 성능은 높이는 방향으로 조율했습니다. 특히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떼어내면서 달라진 동력계 주변을 고려해, 296 GT3과 마찬가지로 라디에이터를 차체 앞쪽으로 옮기고 라디에이터 냉각을 위한 공기 통로를 조절했습니다. 차체 앞쪽 아래로 들어간 공기는 라디에이터를 식힌 뒤 보닛 위의 공기 배출구로 흘러 나갑니다. 아울러 엔진 주변을 식힌 공기가 더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뒤 범퍼도 새로 디자인했습니다. 차체 뒤쪽에는 고정식 스포일러를 달았는데요. 시속 250km로 달릴 때 생기는 다운포스가 870kg으로 488 챌린지 에보보다 18% 높습니다. 아울러 차체 앞쪽 형태와 하부, 디퓨저 등도 최적화해 전반적인 차 움직임 변화에 따른 다운포스 변화의 민감도를 줄여, 운전자가 차를 더 다루기 쉽게 만들었다는 것이 페라리의 설명입니다.
트랙 주행 때 쓸 타이어도 피렐리와 함께 새로 개발해, 좀 더 정확한 핸들링에 도움을 주는 한편 내구성은 높이고 수명은 늘렸다고 합니다.

페라리 챌린지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인기와 참가하는 드라이버들의 기량이 높아지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그에 걸맞도록 경주차의 수준도 더 높였다는 것이 페라리의 설명입니다. 최신 플랫폼과 동력계로 이루어진 296 GTB를 바탕으로 개발함으로써 훨씬 더 좋은 경주차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죠.
페라리는 296 챌린지를 2024년 페라리 챌린지 유럽 및 북미 시리즈를 시작으로 참가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입니다. 풀 시즌 출전이 가능한 참가자들에게 우선 순위가 주어진다고 하네요.

296 챌린지와 함께 공개된 499P 모디피카타는 경주차를 바탕으로 만들었지만 경주용 차는 아닙니다. 소수의 특별한 페라리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포뮬러 원(F1) 경주차를 몰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인 F1 클리엔티와 비슷한 성격으로 신설되는 스포트 프로토티피 클리엔티 프로그램을 위한 비경쟁 트랙 주행 전용 모델입니다.
이름과 생김새에서 알 수 있듯, 499P 모디피카타는 2023년 WEC를 위해 페라리가 개발해 100주년을 맞이한 2023년 르망 24시간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499P 하이퍼카를 바탕으로 한 모델입니다. 기념비적 성과를 바탕으로 페라리 진성 팬 겸 오너들에게 스포트 프로토티피 클리엔티 프로그램 참여를 부추기기에 시기적으로 안성맞춤인 데뷔라 할 수 있습니다.

모델 이름 뒤에 붙은 모디피카타는 수정, 개선 등의 뜻이 있는 이탈리아어 단어로, 페라리가 성능을 높인 부분 변경 모델에 써왔던 수식어기도 합니다. 즉 기본 구성과 기술적 특징은 499P와 같습니다. 그러나 FIA의 WEC 규정을 따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성능은 한층 더 높였고, 경주차의 본질과 특성은 그대로 지키면서도 운전자 편의성은 높였다는 것이 페라리의 설명입니다.
동력계는 앞바퀴는 두 개의 전기 모터가, 뒷바퀴는 V6 3.0L 엔진과 전기 모터로 이루어진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굴리는 구성입니다. WEC 경주차는 규정에 따라 최고출력이 제한되지만, 499P 모디피카타는 전기 모터 출력을 272마력(200kW)로 높여 일반 주행 상태에서는 707마력(520kW)의 합산 출력을 냅니다. 그러나 스티어링 휠에 있는 ‘푸시 투 패스(Push to Pass)’ 버튼을 누르면 약 7초 동안 163마력(120kW)의 출력을 더 쓸 수 있어, 일시적으로 출력을 870마력(640kW)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경주용 499P는 특정 속도 이상에서만 앞바퀴 전기 모터가 작동하지만, 499P 모디피카타는 저속에서도 전기 모터가 작동해 한층 더 안정된 주행을 뒷받침합니다. 전체적으로 강력해진 성능을 고려해 동력계 관련 제어 시스템도 대대적으로 손질하고 보정해, 균형 잡힌 주행 성능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피렐리와 공동 개발한 전용 타이어도 온도가 빨리 올라가고 성능은 오랫동안 유지되어 주행의 즐거움을 한층 더 높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499P 모디피카타를 몰아볼 수 있는 스포트 프로토티피 클리엔티 프로그램은 2024년부터 시작됩니다. F1 클리엔티 프로그램처럼 499P 모디피카타 소유자는 세계 각지의 유명 트랙에서 열리는 여러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고, 이벤트 참여에 필요한 기술 및 물류 관리와 지원은 페라리가 직접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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