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 모빌리티가 2024년 7월 15일에 새 액티언의 겉모습 사진을 공개하고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했는데, 하루 만에 1만 6,133대분 예약이 들어왔다고 밝혔습니다. 사전 ‘계약’도 아니고 사전 ‘예약’에 이 정도 숫자가 찍힌다는 건 요즘 같은 불경기에, 시장 지배력이 큰 현대자동차나 기아도 아닌 KGM 차로는 대단한 성과입니다. 실제 판매로 얼마나 이어질 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크다는 사실은 입증된 셈이죠.

아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이번에 나온 두 번째 액티언은 사실 토레스의 변형 모델입니다. 토레스가 과격한 오프로더 스타일이라면, 액티언은 상대적으로 얌전해 보이는 도시형 스타일로 차별화한 거죠.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토레스와 공유하는 것이 거의 없고, 이번에 공개는 하지 않았지만 실내도 대시보드는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그러나 뼈대나 동력계 및 구동계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들은 거의 같다고 해도 좋습니다.
심지어 환경부 인증도 새로 받지 않고 ‘변경보고’를 했고, 형식번호도 뒤에 ‘C’자를 붙인 것을 빼면 토레스와 같습니다. 같은 동력계와 구동계를 쓴다는 증거인데, 이는 1.5L 가솔린 터보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 2WD와 4WD가 먼저 나온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조금 더 상상력을 발휘하면 토레스 EVX 같은 전기차 버전도 충분히 나오리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토레스의 신차 효과가 그리 오래 가지 않으면서 KGM이 다방면으로 고민이 많은 건 밴, 바이퓨얼 등 큰 돈 들이지 않고 만들 수 있는 파생 모델이 줄줄이 나온 데서도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다른 토레스 파생 모델들보다 훨씬 더 큰 돈을 들여 만들고 라인업에 추가한 게 액티언이라는 건, 코란도가 차지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한 시장 영역을 어떻게든 차지하겠다는 의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그와는 별개로 액티언이라는 이름을 붙인 건 좀 오묘합니다. KGM은 나름 ‘쿠페형 SUV’라는 이미지를 고려해 브랜드 첫 쿠페형 SUV라 할 수 있고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빠르게 그런 스타일을 선보인 1세대 액티언의 이름을 되살린 것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그 나름의 설득력은 있다고 봅니다. 과연 이런 스타일을 두고 쿠페형 SUV라고 부를 수 있는가를 떠나서, KG 모빌리티 곽재선 회장이 그렇게 언급한 덕분인지 모델 이름이 확정되기 전까지 ‘토레스 쿠페’라고 회자되었던 것도 무시할 수 없겠죠.
다만 한동안 쓰지 않던 모델 이름을 되살린 사례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러 자동차 업체가 했던 일들이긴 한데, 전례들은 대부분 과거 모델들이 좋은 평을 얻었거나 시장의 호응이 좋았던 경우입니다. 그런데 액티언은 여러 이유로 전작이 국내에서 썩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하고 5년여 만에 단종된 바 있습니다. 즉 소비자들에게 긍정적 이미지보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큰 이름이라는 이야기죠.
그래서, 과거가 어쨌든 새 모델이 소비자들을 잘 만족시켜서 좋은 평가를 얻는다면 모델 이름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큰 일을 하게 되는 셈입니다. 다행히 새 액티언의 바탕이 된 토레스는 주행 특성이나 꾸밈새 등 여러 면에서 KGM 차로는 비교적 훌륭해서 나름 기대가 됩니다. 스타일 면에서도 조금은 만화적 분위기의 토레스에 비해 제법 단정한 분위기인 새 액티언은 좀 더 보편적인 소비자들에게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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