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소식] 제네시스, 모터스포츠 공식 진출 – LMDh 규정 프로토타입 경주차로 2026년 WEC, 2027년 WTSCC 출전


제네시스가 모터스포츠에 진출합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2024년 12월 4일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제네시스 모터스포츠 프리미어’ 행사를 열고 모터스포츠 참여 계획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제네시스는 2024년 9월에 FIA 세계내구선수권(FIA World Endurance Championship, FIA WEC) 참여 의향을 밝힌 바 있는데요. 2024년 3월에 GV60 마그마 콘셉트카 공개와 함께 소개한 고성능 브랜드 ‘제네시스 마그마’와 연계해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enesis Magma Racing)’ 팀을 만들고 FIA WEC와 함께 IMSA 웨더텍 스포츠카선수권(IMSA WeatherTech SportsCar Championship, WTSCC)에 출전하기로 했습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로고. 한글 ‘마그마’의 자음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되었다

FIA WEC와 IMSA WTSCC는 모두 내구 경주 선수권 시리즈로, 전자는 유럽 중심으로 펼쳐지고 후자는 북미 중심으로 열리고 있는데요. 현재 대표적인 24시간 내구 경주인 르망 24시간(24 Heures du Mans)과 데이토나 롤렉스 24시간(Rolex 24 at Daytona)가 각 선수권에 포함되어 있는 대회입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두 선수권 최상위 클래스를 위해 마련된 제작 규정인 르망 데이토나 하이브리드(Le Mans Daytona hybrid, LMDh) 프로토타입 경주차를 개발하고, 2026년 시즌에는 FIA WEC에, 2027년 시즌에는 IMSA WTSCC에 각각 경주차 두 대씩을 투입해 출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전초전 격으로 IDEC 스포츠(IDEC Sport) 경주 팀과 협력해 2025년 유럽 르망 시리즈(European Le Mans Series, ELMS) LMP2(Le Mans Prototype 2)에도 시범 출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행사장에 전시된 제네시스 마그마 GMR-001 하이퍼카 1:2 스케일 모형

제네시스의 첫 LMDh 경주차 이름은 GMR-001 하이퍼카로 정해졌는데요. 행사에서는 영상과 현대차그룹 CDO(글로벌 디자인 본부장) 겸 CCO(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루크 동커볼케 사장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GMR-001 하이퍼카의 디자인이 공개되었고, 행사장에 1:2 스케일 모형도 전시되었습니다.

제네시스 마그마 GMR-001 하이퍼카 디자인

GMR-001 하이퍼카는 차체 전체에 검은색을 입혔고, 앞 펜더를 감싸는 두 줄 램프로 제네시스 브랜드 차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차체 형태 자체는 전형적인 프로토타입 경주차로 공기역학 특성을 극대화한 모습이고, 양쪽 뒤 펜더와 이어진 액티브 스포일러가 돋보입니다. 차체 뒤쪽의 램프도 차체 형태에 맞춰 두 줄로 설치되었습니다. 아마도 주요 파트너와 스폰서가 결정되면 좀 더 화려한 리버리로 치장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네시스 마그마 GMR-001 하이퍼카 디자인

동커볼케 사장은 프레젠테이션에서 ‘제네시스의 고성능을 향한 열망과 디자인 DNA를 GMR-001 하이퍼카 디자인에 고스란히 녹여내고자 했다’며 ‘마그마 오렌지 컬러부터 부품 하나하나에 대한 섬세한 엔지니어링까지 한국인의 열정과 에너지가 고스란히 담긴 GMR-001 하이퍼카가 레이싱과 만나 브랜드의 새로운 장을 열어 나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프레젠테이션하고 있는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CDO 겸 CCO

경주차 개발은 세계적 경주차 개발 및 제조 업체인 오레카(Oreca)와 협력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레카는 오랫동안 FIA WEC는 물론 다양한 포뮬러 및 프로토타입 경주차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전문 업체면서 경주 팀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 참여하기로 한 LMDh 클래스 경주차 섀시도 개발했는데요. 2024년 시즌 기준으로 FIA WEC에는 알핀(A424)이, IMSA WTCC에는 어큐라(ARX-06)가 오레카 섀시를 쓴 경주차를 투입하고 있습니다.

제네시스 마그마 GMR-001 하이퍼카 디자인

섀시는 오레카 것을 쓰더라도 동력원은 제네시스가 자체적으로 개발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LMDh에 출전하고 있는 팀들의 경주차는 대부분 V6 또는 V8 터보 엔진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쓰고 있습니다. 제네시스는 현재 양산 모델에 V6 3.5L 트윈터보 엔진을 두루 쓰고 있기 때문에, 경주차용 엔진의 바탕으로도 쓰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LMDh 클래스에 출전하고 있는 경주차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최고출력은 500kW(약 680마력)급이어서, 엔진 자체에도 적잖은 튜닝이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 경주차 인증 규정에 따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알맞은 성능을 내도록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팀은 섀시 업체인 오레카와 파트너인 IDEC 스포츠가 자리를 잡고 있는 프랑스 폴 리카르(Paul Ricard) 서킷을 근거지로 삼게 됩니다.

행사에 참석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관계자들. 왼쪽부터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송민규 부사장, 제네시스 브랜드 친선대사 바니나 익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드라이버 안드레 로테러, 현대모터스포츠법인 시릴 아비테불 법인장, 현대차그룹 CDO 겸 CCO 루크 동커볼케 사장, 제네시스 브랜드 파트너 재키 익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드라이버 루이스 펠리페 데라니, 제네시스 북미법인 클라우디아 마르케즈 COO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팀 감독(Team Principal)은 시릴 아비테불 현대 모터스포트 사장이 겸임하고, 소속 드라이버로는 안드레 로테러(Andre Lotterer)와 루이스 펠리페 데라니(Louis Felipe Derani)를 우선 영입했습니다.

로테러는 FIA WEC에 10년간 출전해 왔고, 르망 24시간 경주 3회 우승을 차지한 것을 포함해 지금까지 출전한 경주에서 총 84회 우승과 166회 입상한 바 있으며 FIA WEC 드라이버 선수권에서 두 번 챔피언에 오른 바 있는 베테랑입니다. ‘피포(Pipo)’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져 있는 데라니는 데이토나 롤렉스 24시간 경주에서 종합 우승 한 차례와 세브링 12시간 경주에서 네 차례 우승한 것을 비롯해 IMSA 스포츠카 드라이버 선수권에서 세 차례 챔피언을 차지한 바 있을 만큼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2025년 ELMS 시즌에는 IDEC 스포츠를 통해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팀으로 한 대, IDEC 스포츠 팀으로 한 대의 LMP2 경주차가 출전하는데요. 이 가운데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팀 경주차는 전 윌리엄스 F1 드라이버 로건 사젠트(Logan Sargeant)와 제이미 채드윅(Jamie Chadwick), 마티스 요베르(Mathys Jaubert)가 몰게 됩니다.

제네시스 마그마 GMR-001 하이퍼카 디자인

제네시스는 양산 모델의 고성능 버전에 마그마 브랜드를 활용할 예정인데요. FIA WEC 및 IMSA WTSCC 등 내구 경주 선수권을 통해 모터스포츠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마그마 브랜드의 후광 이미지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LMDh와 같은 내구 경주 최상위 클래스는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경주 가운데에서도 호화로운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양산차 업체들 가운데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나 고성능 브랜드가 주로 출전하고 있습니다. 페라리와 포르쉐, BMW M, 캐딜락 V, 어큐라, 알핀 등이 대표적이죠.

양산 모델 기반의 제네시스 마그마 콘셉트카들

제네시스는 신생 브랜드인데다, 그 파생 브랜드인 제네시스 마그마도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인 만큼 모터스포츠를 통해 적극적으로 이미지를 쌓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내구 경주 선수권 출전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미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세계랠리선수권(World Rally Championship, WRC)과 투어링카 경주(Touring Car Racing, TCR)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 브랜드와 차별화도 할 수 있고요.

물론 좋은 성적이 나와야 브랜드 이미지 형성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모터스포츠 문화의 파급효과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도 그런 문화가 점점 입지를 넓혀가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나 고성능 브랜드일수록 소비자들의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이나 직접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브랜드 이미지 형성뿐 아니라 ‘고급 취미’로서 모터스포츠의 역할도 큰 만큼, 앞으로의 제네시스 마그마 브랜드 및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팀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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