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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9월 한국경제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새롭게 바뀐 마티즈 II의 겉모습은 앞과 뒤가 완전히 바뀌었다. 보네트가 높아지고 뒷 범퍼가 두툼해져 전반적으로 “작고 귀여운” 모습보다는 “당차고 튼튼한” 모습을 보여준다. 색상도 한결 밝고 예뻐져 거리의 모습을 화사하게 바꾸어줄 것 같다.

실내의 변화는 도어쪽에 집중되었다. 주차브레이크 레버 아래에 위치해있던 파워 윈도우 스위치가 도어 팔걸이로 옮겨졌다. 트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뒷 창문도 파워 윈도우로 바뀌었으며 조수석쪽 백미러가 전동식으로 변경됐다. 적절히 사용된 메탈 그레인이 실내 분위기를 시원하게 만든다. 내장재는 짙은 회색조로 바뀌어 한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도어 안쪽을 직물로 처리하여 소형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세련된 모습을 보인다. 실내에서는 내장재 부품의 정밀도를 높이는 것 외에는 더 손 볼 구석이 없어 보인다.

주행하면서 느낀 점은 크게 두가지였다. 첫째는 CVT 특유의 “쌔앵”하는 가속소음이 실내에서는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둘째는 서스펜션을 보다 세심하게 튜닝하여 주행안정성을 높인 것이다. 구형 마티즈는 급제동시 뒤가 흔들리는 “피시 테일”현상이 있었지만 마티즈 II에서는 느끼기 힘들었다. 코너를 돌 때에도 한결 마음을 놓을 수가 있었다.

시승차는 에어백과 선루프, CD 체인저를 제외한 선택사양이 모두 장착돼있는 최고급 “Best” 모델에 무단변속기인 CVT가 장착되어 있었다. 마티즈 II가 새로 나오면서 자동변속기는 아예 선택할 수 없고 CVT만 선택이 가능하게 되었다. “수동보다 기름 덜 먹는 자동변속기”라는 홍보에도 불구하고 CVT의 연비가 나쁘다는 불만이 많았기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 시승을 했다.

CVT는 개념 자체가 기존의 변속기들과는 다른 것이기 때문에 운전방법도 달리 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런 운전방법을 체득할 수 있는 운전자들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승동안 연비를 측정해 본 결과 같은 마티즈의 수동 변속기 차량과 비교해 보았을 때 비슷하거나 조금 나은 수준이었다. 길들이기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라 제 연비를 기대할 수는 없었지만 확실히 공인연비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구형 마티즈에 비해 공차중량이 15kg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공인연비가 그대로라는 점은 언뜻 수긍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그러나 가속반응이 더디다는 점을 빼놓으면 CVT는 상당히 매력적인 측면이 많다. 자동변속기와는 달리 동력전달이 확실하고 어느 정도 엔진 브레이크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일상주행영역에서 엔진에 쉽게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에 내구성도 높일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지만 다양한 편의장비들이 추가되어 경차로서는 사치스러울 정도로 변신한 것이 마티즈 II의 특징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부분들이 대폭 반영되었기에 광고 카피도 “나이스 체인지”라고 바뀌었겠지만 시장의 요구에 너무 맞추다 보니 “가벼운 주머니로도 가볍게 타고 즐길 수 있는 차”라는 경차 본연의 가치와는 점점 멀어져 가는 것 같아 섭섭한 마음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