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2인승 오픈 스포츠카 – 마쓰다 MX-5

[ 모터 매거진 2011년 4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지난 2월 4일, 일본 히로시마의 마쓰다 우지나 제1공장 생산라인에서 독일 수출형 MX-5 2.0L 소프트톱이 굴러 나옴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 2인승 소형 오픈 스포츠카’ 항목의 기네스북 기록이 갱신되었다. 마쓰다의 대표적인 스포츠 모델인 MX-5(일본명 마쓰다 로드스터)의 총 생산대수가 90만 대를 넘어선 것이다. 1989년 4월 1세대 MX-5 생산이 시작된 후 21년 10개월 만의 기록이다. 마쓰다 MX-5는 2000년 5월에 53만 1,890대가 생산되었을 때 기네스북에 ‘가장 많이 팔린 2인승 스포츠카’로 처음 등재되었고, 이후 생산대수 70만 대, 80만 대에 이르렀을 때 기록을 갱신한 바 있다.

처음 탄생으로부터 2010년 12월까지 판매된 MX-5의 수는 모두 88만 275대. 가장 많이 팔린 곳은 미국(38만 7,705대)이고 일본(16만 5,013대), 영국(4만 3,211대), 캐나다(3만 2,258대), 독일(2만 7,592대), 호주(1만 6,104대)이 뒤를 잇고 있다. 마쓰다는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20년 이전에 MX-5 누적생산 100만 대의 기록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반적인 승용차와 달리 2인승 오픈 스포츠카는 소비자층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많이 팔리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그러나 마쓰다 MX-5는 순수 스포츠카이면서도 작은 크기와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 탁월한 밸런스와 주행감각으로 현재 팔리고 있는 비슷한 개념의 차 가운데 가장 널리 인기를 얻어 왔다. 특히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개념이 차의 특징으로 고스란히 반영되어 데뷔 당시부터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아 왔다. 세계적인 명성과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마쓰다 MX-5의 개발 배경에서 지금까지 진화해 온 과정을 90만 대 생산 돌파를 기념해 뒤돌아본다.

#1. 탄생의 배경

1960년대부터 1970년대에 이르는 시기에는 저렴하고 단순한 2인승 오픈 스포츠카가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트라이엄프, MG, 로터스, 오스틴-힐리 등 대부분 영국에서 만들어진 이런 차들은 가볍고 작은 크기의 차체에 평범한 세단에 쓰이던 엔진을 얹었다. 민첩한 핸들링과 오픈 에어 모터링의 즐거움을 함께 안겨준 이런 차들은 1970년대 들면서 미국의 자동차 안전기준과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된서리를 맞았다. 충돌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차체가 무거워져야 했고,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엔진 출력을 낮춰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쾌한 달리기와 민첩한 핸들링을 가진 차를 만드는 것은 누구에게나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결국 1970년대에서 1980년대를 거치며 이런 개념의 차들은 완전히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일본 마쓰다는 사라져 버린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게 되었다. 세계 시장에서 특별히 주목받을 만한 차가 없었던 상황에서 마쓰다의 이미지를 높이는 한편 마쓰다의 잠재력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차가 필요했던 것이다. 여기에 영향을 미친 것은 1976년에 마쓰다의 연구개발 책임자였던 야마모토 겐이치(山本建一)가 미국 저널리스트 밥 홀(Bob Hall)을 만나 마쓰다가 앞으로 어떤 차를 만들어야 할지에 대해 대해 물었을 때 홀에게서 돌아온 답변이었다. ‘전통적인 영국 스포츠카처럼 값이 비싸지 않은 로드스터가 나오면 좋겠다’는 말에 야마모토는 자극을 받았다. 이후 마쓰다 회장이 된 야마모토는 홀을 마쓰다로 영입해 그의 생각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시작된 프로젝트를 맡은 마쓰다 엔지니어들은 사라져 가는 경량 소형 스포츠카를 자신들의 힘으로 부활시키려는 의지가 강했다. 결국 마쓰다 사내에서 폭넓은 논의가 거듭된 끝에 1983년에 경량 소형 스포츠카에 대한 기획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2. 인마일체

마쓰다의 새 차는 치열한 논의를 통해 당시 승용차의 주류로 자리 잡기 시작한 앞바퀴굴림 방식이 아닌 뒷바퀴굴림 방식을 쓰는 것이 결정되었다. 아무래도 경쾌한 주행 느낌을 주기에는 앞바퀴굴림보다 뒷바퀴굴림이 유리했기 때문이었다. 대신 개발비용을 고려해 엔진과 구동계는 앞바퀴굴림 승용차의 것을 활용하기로 했다. 오픈카에 이런 구조를 쓰기로 결정하면서, 마쓰다 엔지니어들은 이 차의 개발 목표를 ‘인마일체(人馬一體)’라는 문구로 정의했다. ‘사람과 말이 하나가 된다’는 뜻의 이 문구는 지금까지도 MX-5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마일체’의 방침에 따라 구체적인 다섯 가지의 설계 목표가 정해졌다. 첫째, 세계 수준의 안전기준에 부합하면서 최대한 작고 가벼운 차를 만들 것. 둘째, 낭비되는 공간 없이 두 명의 성인이 편하게 탈 수 있을 것. 셋째, 기본 구조는 엔진이 차체 앞차축 뒤에 얹히는 프론트 미드십으로 뒷바퀴를 굴리면서 앞뒤 무게 배분 비율은 50:50으로 만들 것. 넷째, 성능과 접지력, 동적인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네 바퀴 서스펜션은 위시본이나 멀티링크 방식으로 할 것. 다섯째. 가속 반응을 날카롭게 할 수 있도록 엔진과 뒤 차축의 디퍼렌셜 사이를 든든하게 연결하는 프레임을 더할 것이 그 내용이었다.

기본 구조와 디자인은 마쓰다 캘리포니아 디자인 팀이 제안한 앞 엔진 뒷바퀴굴림 구성을 따랐지만, 프로토타입 제작은 영국의 IAD가 맡았다. 다양한 마쓰다 양산차의 부품을 활용해 제작된 프로토타입은 좋은 평가를 얻었고, 이것이 양산차의 바탕으로 확정된 것은 1986년의 일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1989년, MX-5라는 이름으로 완성된 마쓰다의 새로운 스포츠카는 1960년대의 대표적인 2인승 경량 오픈 스포츠카였던 로터스 엘란의 부활이라는 평을 얻으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3. 1세대 MX-5: 코드명 NA

1989년 2월 10일은 MX-5가 처음으로 빛을 본 날이다. 미국 시카고 오토쇼에서 처음 공개된 1세대 MX-5는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1989년 3월에 일본에서 처음 출시된 후, 두 달 뒤인 5월에 미국과 캐나다 판매가 시작되었고 이듬해에는 유럽 소비자들에게도 전달되기 시작했다. 일본 내에서는 유노스 딜러를 통해 판매되면서 유노스 로드스터라는 이름을, 미국에서는 MX-5 미아타(Miata)라는 이름으로 팔리기 시작했다. 

엔진은 소형차인 파밀리아/323에 쓰인 1.6L DOHC 120마력으로 탁월한 성능을 내지는 않았지만, 980kg의 가벼운 차체와 4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및 스태빌라이저, 길이 4m, 너비 1.7m가 넘지 않는 작은 차체는 가볍고 경쾌하게 달리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1.6L 엔진이 내는 ‘딱 알맞은 힘’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마쓰다는 1993년에 1.8L DOHC 130마력 엔진을 얹은 모델을 추가했다. 아울러 브레이크와 차체 강성을 보강함으로써 운전자가 더욱 활기찬 달리기를 맛볼 수 있도록 손질했다. 

#4. 2세대 MX-5: 코드명 NB

1998년에 모델 체인지된 MX-5는 마쓰다가 일본 내에서 별도 브랜드로 운영하던 유노스 딜러가 마쓰다 딜러로 통합되면서 마쓰다 로드스터로 이름이 바뀌었다. 물론 해외에서는 계속해서 MX-5라는 이름으로 팔렸다. 2세대 모델의 외관상 가장 큰 변화는 1세대의 가동식(리트랙터블) 헤드램프가 고정식으로 바뀐 것이었다. 가동식 헤드램프는 경량화라는 원래 개발 목표에 어긋날 뿐 아니라 충돌 사고 때 사람이 다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폐지되었다. 그러나 차의 크기는 거의 변함이 없었다. 차가 커지는 것 역시 원래의 개발 목표에 어긋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주 시장인 미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해 곡면이 한층 부푼 글래머러스한 스타일로 바뀌었다.

기계적인 부분에서는 서스펜션의 최적화와 차체 보강에 주안점을 두면서 무게 증가를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감성적인 면과 실용성을 고려해 내장재를 업그레이드하고 소프트톱에 포함된 뒤의 비닐 스크린을 유리로 바꾸었다. 엔진은 일본 내수용이 1세대 페이스리프트 때 1.6L 엔진이 사라졌다가 2세대가 등장하면서 다시 부활했다. 엔진 출력은 1.6L가 125마력, 1.8L가 145마력으로 향상되었고, 2000년 페이스리프트로 안팎의 디자인이 조금 바뀌면서 1.8L 엔진에 가변 밸브타이밍 기구가 더해져 최고출력이 160마력으로 높아졌다. 아울러 모델 체인지를 앞두고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이 더해졌는데, 고정식 지붕을 갖춘 쿠페와 터보 엔진 모델도 한정생산 및 판매되었다.

#5. 3세대 MX-5: 코드명 NC

2005년 8월의 모델 체인지와 함께 MX-5는 3세대로 접어들었다. 2003년 도쿄 모터쇼에 선보인 이부키 컨셉트카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층 간결해진 디자인은 오리지널 모델을 현대적으로 다듬은 형태다. 대시보드 디자인도 2세대의 센터 페시아 일체형에서 1세대의 분위기를 이어받아 분리형으로 바뀌었다. 전반적으로 차체가 커진 것이 특징으로, 폭이 1.72m로 넓어지면서 일본의 크기별 세제에 따른 5넘버 차로 분류되었다. 데뷔하자마자 일본 자동차 저널리스트 협회(RJC)의 2005-2006 일본 ‘올해의 차’로 선정되었다.

기본적인 구성은 오리지널의 방향을 그대로 추구하지만, 2세대 플랫폼이 1세대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3세대는 거의 새롭게 설계되었다. 엔진은 일본 및 북미 버전은 2.0L 자연흡기 엔진으로 통일되고 유럽 버전만 세제를 고려해 1.8L 엔진이 올라간다. 변속기는 5단 및 6단 수동과 함께 MX-5 시리즈 처음으로 6단 자동변속기가 올라갔고, 자동변속기 고급 모델에는 변속 패들이 더해져 스포츠카의 특징을 한층 살렸다. 또한 2006년에는 처음으로 전동 접이식 하드톱(파워 리트랙터블 하드톱) 모델이 추가되어 편의성과 실용성을 높였다. 2008년 12월에는 새로운 마쓰다의 디자인 흐름을 반영해 마이너 체인지되었다.

< 연표 >

  • 1983년 : 경량 스포츠카 검토 개시
  • 1983년 11월 : 프로젝트 개시
  • 1986년 2월 : 양산을 위한 프로젝트 개시
  • 1987년 4월 : 미국 패서디너에서 사용자 조사
  • 1987년 9월 : 사내에 디자인 확정 선언
  • 1989년 2월 : 미국 시카고 모터쇼에서 MX-5 미아타 발표
  • 1989년 9월 : 일본에서 1세대 모델(NA) 유노스 로드스터 1600 시리즈 발표
  • 1990년 3월 : 자동변속기 모델 추가
  • 1990년 10월 : 영국 미들스버로 노스 이스턴 가제트 ‘올해의 스포츠카’ 수상
  • 1990년 12월 : 호주 NRMA ‘베스트 스포츠카’ 수상
  • 1990년 12월 : 뉴질랜드 자동차 저널리스트 협회 ‘올해의 차’ 수상
  • 1992년 7월 : S 스페셜 모델 추가
  • 1993년 7월 : 1.8L 엔진 얹은 1800 시리즈 추가, V 스페셜 타입 II 추가
  • 1995년 8월 : 1800 시리즈 마이너 체인지
  • 1996년 2월 : 미국 오토모빌 ‘1996 올 스타즈’ 수상, 미국 인텔리초이스 ‘베스트 밸류’ 수상
  • 1998년 1월 : 2세대 모델(NB) 발표(풀 모델 체인지)
  • 1999년 1월 : 10주년 기념 모델 일본, 북미, 유럽, 호주에 총 7천500대 한정 발매undefined
  • 1999년 11월 : 누적 생산대수 50만 대 돌파, 기네스북 등재 신청
  • 2000년 5월 :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 2인승 소형 오픈 스포츠카’로 등재(53만1천890대)
  • 2000년 7월 : 2세대 모델 페이스리프트
  • 2001년 1월 : 일본 패션 컬러 협회 ‘오토 컬러 어워드 2001’ 그랑프리 수상
  • 2001년 5월 : 마쓰다스피드 로드스터 한정판 출시
  • 2002년 7월 : 마이너 체인지
  • 2003년 9월 : 마이너 체인지
  • 2003년 10월 : 도쿄 모터쇼에 이부키 컨셉트카 공개
  • 2003년 10월 : 마쓰다 로드스터 쿠페 주문 생산 개시
  • 2004년 2월 : 마쓰다 로드스터 터보 350대 한정 발매
  • 2004년 3월 : 누적 생산대수 70만 대 돌파undefined
  • 2005년 2월 : 3세대 모델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
  • 2005년 8월 : 3세대 모델(NC) 발표(풀 모델 체인지)
  • 2005년 11월 : 2005-2006 일본 ‘올해의 차’ 수상
  • 2006년 4월 : 모터스포츠용 기본 모델 NR-A 발매
  • 2006년 8월 : 파워 리트랙터블 하드톱(RHT) 모델 추가
  • 2007년 1월 : 누적 생산대수 80만 대 돌파undefined
  • 2008년 9월 : 파리 모터쇼에서 3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 공개
  • 2008년 12월 : 3세대 모델 페이스리프트
  • 2009년 2월 : 시카고 오토쇼에서 20주년 기념행사 개최
  • 2009년 7월 : 20주년 기념 모델 출시
  • 2009년 9월 : 미요시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일본 발매 20주년 기념 이벤트 개최
  • 2009년 9월 :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MX-5 수퍼라이트 버전 쇼 카 공개
  • 2011년 2월 : 누적 생산대수 90만 대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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