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 전기차의 현주소와 전망

[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웹진 2016년 7월호에 쓴 글의 원본입니다. ]

FCEV는 주행거리와 저공해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자동차로 각광받고 있다. 비싼 값과 부족한 인프라라는 문제가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무공해 동력원을 사용한다는 장점을 지닌 FCEV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1966 GM Electrovan

한동안 고유가가 지속되며 경제성에 맞춰졌던 자동차 기술에 대한 관심의 초점이 점차 환경과 건강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 대기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배기가스 배출이 필연적인 내연기관 차를 대신할 새로운 동력원에 대한 요구를 키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시작된 디젤 게이트로 디젤 엔진과 내연기관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나빠지면서 저공해 및 무공해 동력원 차의 보급이 확대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HEV)에 이어 최근 테슬라를 중심으로 전기차(EV) 공급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그런 흐름을 반영한다. 그와 더불어 EV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라할 연료전지 전기차(FCEV)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FCEV는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를 이용하는 일반적인 EV와 달리 주행거리와 저공해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자동차로 각광받고 있다. FCEV는 우선 내연기관 차와 달리 동력원에서 배출되는 공해물질이 전혀 없다.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FCEV에서는 화학작용을 통해 물만 생성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료 보충 과정이 내연기관 차와 비슷해 소비자가 쉽게 FCEV 사용에 익숙해질 수 있다. 전기차처럼 충전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짧은 시간 내에 연료 주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판매 중인 일반 EV 대비 일회 충전 주행거리가 길어 편리하다. 이와 같은 장점 때문에 1980년대 이후 FCEV 개발이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1994 메르세데스-벤츠 NECAR 1

업계 및 연구기관에서는 2010년대 초반만 해도 꾸준한 기술 개발과 양산을 통한 비용 절감, 수소충전 인프라 확대로 2015년부터는 본격적인 상용화와 더불어 가격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1994년 처음 FCEV 시험차인 NECAR를 내놓은 다임러를 비롯해 혼다, 토요타, 닛산, GM, 포드, 현대 등이 2000년대 중반까지 FCEV 개발에 열을 올렸다. 또한, 자동차 업계와 각국 정부 및 지자체 등이 주축이 되어 FCEV 실증 시범운행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수소차와 수소충전소 보급에 대한 전망은 대부분 목표에 크기 미치지 못하고 있다.

FCEV 성장의 발목을 잡아온 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chicken or egg)’는 문제다.  즉 수소 충전 인프라와 FCEV 보급 가운데 우선순위를 어느 쪽에 놓느냐는 문제를 놓고 이해당사자 사이에 의견충돌이 이어져 온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관점에서도 중요한 문제였다. 그러나 석유수급 불안에 따른 고유가 흐름, 미국발 금융위기 영향으로 진행된 세계 자동차 업계 재편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FCEV 발전속도는 물론 인프라 구축도 한동안 더디게 진행되었다. 

2007 GM Equinox Fuel Cell

이런 상황을 의식해, 세계 주요 7개 자동차 메이커(다임러, 포드, GM, 혼다, 현대기아, 르노닛산, 토요타)는 지난 2009년 양해의향서에 조인하고 석유 및 에너지 업계, 각국 정부기관에 수소 인프라의 빠른 확충을 촉구했다. 그리고 개별적으로 기술을 개발해오던 자동차 메이커들이 효율적인 개발을 위한 제휴를 활발하게 하기에 이르렀다. 2012년에는 토요타와 BMW가, 2013년에는 다임러, 르노-닛산, 포드가 FCEV 및 관련 기술의 공동개발을 위해 제휴를 맺었다. GM과 혼다도 2013년 이후 연료전지 파워트레인 개발을 위해 협력해 왔고, 최근에는 2025년까지 연료전지 생산공장을 공동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FCEV 개발에 힘을 싣고 있는 자동차 메이커 중 유일하게 현대만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 사이에 FCEV 기술 개발을 시작했고, 현대는 1990년대 후반에 개발을 시작해 2001년에 내놓은 싼타페 FCEV를 시작으로 꾸준히 기술을 개발해 왔다.

그동안 FCEV는 대부분 자동차 메이커에서 연구용이나 실증시험용으로 소량으로만 생산되었고, 2016년 초 기준으로 FCEV를 양산하고 있는 자동차 메이커는 세 곳뿐이다. 현대가 가장 이른 2013년 2월에 FCEV 전용 생산공장을 만들고 투싼(ix35) FCEV의 양산을 시작했다. 이어 토요타가 2014년 12월부터 미라이를, 혼다가 2016년 3월부터 클래러티 퓨얼 셀을 일본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2017년에는 다임러와 르노-닛산, 포드가, 2020년에는 BMW와 GM이 FCEV의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 투싼ix FCEV는 2015년 10월까지 국내 50대를 포함해 2015년 10월까지 총 389대가 인도되었다.

2012 Hyundai Tucson FCEV

현재 양산되고 FCEV는 성능 면에서는 차이가 크지 않고, 값도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현대 투싼ix FCEV는 일반 양산차인 투싼과 차체 설계와 구조가 같은 것이 특징이고, 토요타 미라이와 혼다 클래러티 퓨얼 셀은 전용 설계의 독립된 모델로 만들어지고 있다. 현대 투싼 ix FCEV는 최대 주행거리 415km로 국내에는 8,500만 원, 미국에는 보증금 2,999달러에 36개월간 월 499달러 조건으로 리스 판매되고 있다. 일본 기준으로 토요타 미라이는 최대 주행거리 650km에 값 670만 엔, 혼다 클래러티 퓨얼셀은 최대 주행거리 750km에 값 766만 엔으로 모두 리스로만 판매된다. 판매지역 정부나 지자체 등의 지원금으로 실제 구매 가격은 훨씬 낮아진다. 현대 투싼ix FCEV도 국내에서는 2,750만 원의 보조금이 지원되어 5,750만 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아직까지는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FCEV 생산 및 보급 속도가 느리지만, 앞으로 자동차를 둘러싼 환경변화에 따라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시장조사분석업체 IHS가 올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FCEV 생산이 2027년까지 7만 대 이상으로 늘어나고 시판 모델 수도 현재 3개에서 17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IHS는 단기적으로 대부분의 FCEV 생산은 일본과 한국에 집중되겠지만 2021년까지는 유럽 업체들이 FCEV 생산에 적극 뛰어들면서 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2015년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유럽, 일본, 한국, 미국에서 운행되고 있는 FCEV 수는 100~200대 수준으로 비슷하지만, 2020년이면 격차가 크게 벌어져 유럽은 최대 35만 대, 일본은 10만 대, 한국은 5만 대, 미국은 2만 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2016 Toyota Mirai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정부 차원에서 FCEV 보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환경부가 2015년 말에 발표한 ‘제3차 환경친화적 자동차 개발 및 보급 기본계획’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국내에 보급된 FCEV는 누적 기준으로 200대, 수소충전소는 13곳이 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는 2020년까지 9,000대의 FCEV를 보급하고 수소충전소 수를 80개소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또한, 2030년까지 FCEV 보급을 53만 대 규모로, 연간 신차 판매 중 FCEV 비율을 10.8%까지 높여 세계 수소차 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수소충전소도 2030년까지 52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FCEV 수요 확대를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4년 정부는 FCEV 구매 시 지원되는 보조금 적용 대상을 지자체에서 개인을 제외한 일반 법인까지 확대했다.

2008 Honda FCX Clarity vs. 2016 Honda Clarity Fuel Cell

뚜렷한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FCEV의 미래에도 변수는 있다. 비싼 값과 부족한 인프라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EV가 빠르게 시장몫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EV는 현재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으며 충전소 설치 비용도 수소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다. 아울러 배터리 기술 발전으로 에너지 밀도는 높아지면서 값은 낮아지고 있어 EV 값도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원활한 전력공급을 위해서는 발전시설 확충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투자와 환경문제 등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무공해 동력원을 사용한다는 장점을 지닌 FCEV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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