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관에 빠진 테슬라,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까

[ 2018년 4월 22일에 오토엔뉴스를 통해 다음 자동차 섹션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현지시간 4월 13일, 미국 방송국 CBS의 ‘CBS 오늘 아침(This Morining)’ 프로그램에 테슬라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전파를 탔다. 프로그램 공동 진행자 게일 킹(Gayle King)은 테슬라 CEO 일런 머스크와 함께 테슬라 공장을 방문해 라인을 둘러보고 테슬라의 현황, 그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CBS 오늘 아침이 방송되기 몇 시간 전, 머스크는 ‘테슬라는 올해 25~30억 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할 것’ 경제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의 보도를 반박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바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 글에서 ‘테슬라는 올해 3분기와 4분기에 수익을 낼 것이고 현금 흐름도 긍정적이므로, 추가 자금 투입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대규모 적자와 첫 대중형 대량생산 모델인 모델 3의 생산차질 등의 이유로 커지고 있는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SNS를 적극 활용해 왔다. 대형 지상파 방송을 통해 공장 내부를 공개하고 직접 인터뷰에 나선 것 역시 그와 같은 부정적 여론 잠재우기의 연장선 상에 있는 셈이다.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테슬라 위기론의 근원은 모델 3의 생산차질이다. 머스크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주당 모델 3 생산량은 2,000대 선이라고 이야기했다. 원래 테슬라는 2017년 말까지 주당 5,000대를 생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여러 문제로 목표 생산량에 이르는 시점을 늦춘 바 있다. 결국 목표 생산량 달성 시기를 올해 3월로, 다시 6월로 늦췄고 그와 더불어 올해 1/4분기 내에 달성할 주당 생산량 목표를 2,500대로 조정했다. 그러나 3월 마지막주 생산량을 2,020대까지 끌어올리기는 했어도 목표를 맞추는 데에는 실패했다.

다만 모델 3의 생산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1/4분기에 미국 시장에 모두 8,180대의 모델 3을 팔아 전기차 모델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그와 더불어 6월 내 주당 5,000대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고, 심지어 블룸버그(Bloomberg)는 테슬라 내부 이메일 내용을 인용해 테슬라가 공장을 24시간 가동해 주당 6,000대를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물론 실현 여부는 6월까지의 실적이 공개되는 7월 초가 되어야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증권가에서 테슬라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도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이에 관해 일관된 입장이다. ‘문제를 잘 알고 있고 해결하고 있는 중’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모델 3 생산 지연의 원인을 ‘너무 많은 신기술을 한꺼번에 모델 3에 쏟아부은 것’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로봇이 생산 속도를 늦추고 있음을 인정했다. 자동화에 지나치게 의존한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미친듯이 복잡한 네트워크로 만들었지만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그래서 모든 것을 제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뒤인 4월 16일에 테슬라는 모델 3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한 라인 재조정 차원에서 생산라인을 4~5일간 멈춘다고 발표했다.

모델 3 생산라인 재조정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머스크라는 개인 또는 테슬라라는 조직의 모델 3 생산에 대한 접근방식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이다. 모델 S나 모델 X 같은 차들은 소량 생산 모델로서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연간 수십만 대 생산을 목표로 공장을 돌려야 하는 모델 3은 기존 모델과는 전혀 다른 생산 시스템이 필요한데, 그런 점에 대한 깊이 있는 인식이 부족했음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IT 기기나 가전제품, 기타 첨단기술이 반영된 새 제품을 개발하는 사례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모델 S나 모델 X 정도 규모로 생산되는 차는 크라우드 펀딩 개념으로 만든다 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량 생산해 대량 소비되는 제품은 얘기가 다르다. 애플이 만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도 대량생산이 전제가 된 생산공학의 산물이다. 제품으로 판매가 될 정도의 기술수준이나 품질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생산효율과 수익성을 위해 수많은 부분에서 타협을 거쳐 만들어지고 있는 제품이다. 대량생산 경험이 없는 테슬라로서는 생산설비나 시스템의 어느 부분에서 어디까지, 어떻게 타협을 해야할 지를 판단하거나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아울러, 사람들이 테슬라 차를 일반적인 자동차와 다르게 생각하고 받아들인다고 해도, 사람들은 자동차의 구조와 형태로 되어 있는 제품을 사고 쓴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손에 쥐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전화에 컴퓨터의 기능을 더한 것이 아니라 그냥 초소형 컴퓨터라는 사실을 종종 잊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소비자가 자동차를 전자제품처럼 쉽게 사서 가볍게 쓸 수 있는 ‘디바이스’ 개념으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이동수단으로서 자동차의 개념을 이어받는 제품이라면 그 물건을 만드는 업체는 자동차 관점에서 생산하고 설계하는 것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제품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테슬라의 어려움은 더욱 커진 것이다.

시행착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테슬라에게는 다행일 것이다. 머스크는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많은 애널리스트 등 사람들이 갖고 있는 문제는 앞 유리가 아니라 리어뷰 미러에 비친 것을 본다. 그것이 오랫동안 테슬라가 종종 저평가된 이유였다. 사람들은 테슬라가 과거에 했던 것을 보려고 하고 그것을 통해 미래에 할 수 있는 것을 짐작한다.”

그는 과거만으로 미래를 판단할 수는 없으며, 앞으로 테슬라는 과거에 하지 못했거나 하지 않았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사실 테슬라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것도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기차에 접근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 놓았기 때문이었다. 도전하는 회사로서 테슬라의 모습은 멋있었고, 앞으로도 도전을 통해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 문제는 모델 3 생산은 이미 시작되었고, 이미 잘못된 접근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주어진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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