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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1월 매일경제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인간의 눈이 360도 아니 최소한 180도를 볼 수 있다면 교통사고는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다. 사고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그 만큼 더 넓게 더 빨리 눈으로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운전자의 시야는 넓어야 120도 정도이고 자동차가 달리는 속도가 빠를수록 더 좁아져 시속 100 km 에서는 즉각적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범위가 30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차체의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창문과 창문사이의 기둥(필러)을 투텁게 하는것이 최근의 추세이므로 시야가 넓다고 하더라도 실제 운전자가 볼 수 있는 범위는 그다지 넓지않다. 때문에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차체의 양 옆과 실내의 거울로도 확인을 할 수 없는 사각을 최대한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운전자의 고개는 정면 을 향해 고정돼 있는 시간이 많은수록 안전을 확보하기가 좋지만 이런 사각은 가능한한 짧은 시간안에 운전자가 직접 고개를 돌려 사각내에 물 체가 있는지 확인을 해야한다.

그러나 많은 운전자들이 사각을 확인하기 위해 실내 또는 실외에 보조 거울을 장착하는데 안전이나 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거리감각을 둔하게 만들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장착을 권하고 싶지 않다.

시야의 확보는 속도가 빠를수록 더욱 중요하다. 전방시야 확보는 물론이고 후방시야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뒷차가 속도에 비해 너무 가까와 그 뒤의 상황을 파악할 수 없다면 양보를 하거나 뒤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만큼 거리를 두어야 한다.

특히 주변의 많은 차들이 고속주행을 할 때에는 자신의 차가 차선을 변경할때 뒤에서 갑자기 가속을 하며 자신이 변경하려고 하는 차선으로 튀어나오는 차들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므로 반드시 후방시야도 확보를 하고 있어야 한다.

차량 유리창의 썬팅을 막는 이유는 바로 다른차의 시야를 가로막아 교통상황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실내 온도상승을 막는다는 좋은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뒤차가 자신의 차에 피해를 입히는 상황을 가능한 줄이려면 앞뒤 유리창의 썬팅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유리차에 낀 서리나 김들은 꼭 제거를 해야한다. 운전중 사람의 시선이 직접적으로 닿는 부분과 거울을 통해 볼 수 있는 곳의 시야 는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 쌀쌀한 날씨에 운행중 유리창에 김이 자주 서리는데, 이럴때는 뒷 유리의 열선을 작동시키고, 내기 순환상태(사후 수정-외기 유입상태가 맞음)로 맞춘뒤 온도조절장치를 약간 따뜻한 바람이 나오도록 조절하면 실내공기도 적절한 온도가 되고 유 리창에 김도 서리지 않는다.

시야확보를 강조하는 것은 만일에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빨리 대처 하기 위한 것인데 시야를 확보하여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준비가 되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인 공간확보를 하여야 한다. 공간확보는 제동공간 회피공간 완충공간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제동공간은 전방에서 갑작스럽게 벌어지는 상황에 제동으로 대처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회피공간은 제동으로 대처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핸들과 가속장치를 이용해 상황을 피해나갈 수 있는 공간이다. 또 완충공간은 제동이난 회피동작을 통해 자신의 차가 직접적으로 피해를 당하지 않지만 제3의 차량 또는 사람이나 물체와 부딪쳐 간접적으로 당하는 피해를 막는 공간을 말한다.

자신의 차나 주변의 차들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신호대기 중이라도 앞차와는 꼭 일정공간 떨어져 있어야 한다. 고속도로에서의 갑작스러운 정체라면 그 공간은 더욱 커야 한다. 뒤어서 오는 차가 미처 정지하지 못하고 자신의 차를 들이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긴다면 순간 급발진으로 이 공간으로 움직이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덕을 올라갈때 정점 부근에서 속도를 줄여야 하는 이유도 공간확보를 위해서다. 언덕길을 올라가 정점에 거의 다다른 상태에서는 전방시야가 확보되지 않기 때문에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만약을 대비해 속도를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시야확보와 공간확보는 분리시켜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함께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시야확보 및 공간확보에 있어서의 철칙은 ‘시야가 확보되지 않으면 공간을 확보하라’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사고가 벌어질 상황에서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빨리 보고 빨리 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