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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2월 매일경제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마주 오는 차량·보행자 등 항상 주의코너를 돌 때에는 바깥쪽으로 들어갔다가 코너 중간에서는 안쪽으로, 다시 빠져나올 때 바깥쪽으로 나오라는 이야기를 하고 또 실제로 그렇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른바 ‘아웃­인­아웃’이라고 불리는 이런 코너링 방법은 운전자들 사이에 코너링의 정석으로 알려져 있다.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천재 카레이서 고 아일턴 세나는 그의 저서 ‘레이스 드라이빙의 원리(Principles of Race Driving)’에서 상황에 맞는 다양한 코너 공략법에 대해 자세히 기술해 놓고 있다.

그는 ‘아웃­인­아웃’을 코너링의 가장 기본적인 기술이라고 하면서도 정석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코너의 노면상황, 길의 진입각과 이탈각에 따라 핸들과 브레이크 그리고 액셀레이터 조작이 달라지기 때문에 어느 상황에서든 ‘아웃­인­아웃’을 고집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웃­인­아웃’은 차량이 회전할때 구심력 한계를 이용해 속도를 최대한 적게 줄인 상태로 안전하게 코너를 빠져나가기 위해 고안된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은 고속에서 안전한 코너링이 가능하지만 구조적으로 잘 다듬어지고 깨끗하게 포장된 서키트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주행기술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측불허의 구조와 고르지 못한 노면을 가진 우리나라의 국도나 지방도 등에는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기술이다.

코너를 돌때 주의해야 할점은 비단 운전자 왼쪽을 지나는 대향차(마주 오는 차) 뿐만이 아니다. 오른쪽에 있을지 모를 보행인, 오토바이 또는 정차한 차량도 있음을 생각해 보면 여유공간을 확보하고 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놓는 것이 안전하다.

일반도로에서는 반드시 코너를 진입하기 직전의 비교적 곧은 구간에서는 속도를 충분히 줄이고 부드럽고 여유있게 코너를 돌아나온 뒤 다시 곧은 구간을 만나면 속도를 내는 ‘센터­센터­센터’방법이 가장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승용차뿐만 아니라 키가 크고 무게중심이 높은 4륜구동 차량이나 원박스카 등에는 특히 중요하다. 속도를 내어 주행하는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도 제한속도만 잘 지킨다면 크게 무리가 없는 방법인 것이다.

특히 제한속도가 높아 모든 차들이 빨리 달리면서도 차의 대수는 많아 간격이 충분하지 않은 고속도로 도심구간이나 도심순환도로 등에서는 이 방법을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추천하고 싶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좌우차선의 모든 차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되어 완충공간의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터스포츠를 충분히 즐길 여건이 되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지만 조금이라도 속도를 더 내어 쾌감을 얻으려고 원리도 모른채 어설픈 기술을 무작정 행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부지불식간에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해 가면서 무리하게 스포츠 드라이빙 연습을 행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초의 랠리스트로 알려져 있는 최종림씨는 저서 ‘생명을 지켜주는 주행기술’에서 “일반 운전자들에게 스포츠 운전기술로 커브돌기를 이야기 한다는 것은 위험 천만하다”라고 말하고 “특정 스포츠 기술은 선생이 잘 못가르쳐 주면 학생의 동작실수로 끝나지만 운전기술에 대해 잘못 말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가장 안전하고 바람직한 코너링 방법은 역시 진입 이전에 속도를 충분히 줄여 대형차와의 안전공간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로 코너를 돌아나간 다음 속도를 내어 빠져나가는 방법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