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터블 철저 분석

[ 모터 매거진 2011년 9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 컨버터블의 매력과 특징

컨버터블의 가장 큰 매력은 지붕을 열고 바람을 몸으로 느끼며 달리는 즐거움에 있다. 요즘에는 지붕 전체를 유리로 덮은 파노라마 선루프를 단 차들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온몸을 휘감는 공기의 흐름이 주는 각별한 느낌은 오직 컨버터블에서만 느낄 수 있다. 계절에 따라 따사로운 햇살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좀처럼 햇빛을 보기 어려운 북유럽은 물론, 맑은 공기로 상쾌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남유럽과 미국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일대에서 컨버터블이 많은 인기를 끄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사람에게 컨버터블은 안성맞춤이다. 대부분의 컨버터블은 지붕을 벗긴 상태에서는 다른 차들과 뚜렷하게 구별되기 마련이다. 또한 컨버터블이 지붕을 열고 닫는 모습, 그리고 지붕을 벗긴 후 외부에 그대로 드러나는 차에 탄 사람의 모습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이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컨버터블을 쉽게 선택할 수 없다. 이처럼 멋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지는 만큼, 컨버터블은 멋진 스타일이 두드러지도록 디자인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컨버터블은 크게 처음부터 컨버터블로 제작된 것과 세단이나 쿠페 같은 일반 승용차의 변형차종으로 개발된 것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대개 스포티한 달리기 특성을 가진 차들로 처음부터 구조적인 특성이 컨버터블에 맞게 설계되고, 후자는 상대적으로 실용적인 측면이 많이 고려되며 세단 및 쿠페의 플랫폼을 거의 그대로 활용하면서 부분적인 변형과 보강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대부분 차체의 비틀림을 억제하는 지붕의 기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컨버터블의 특성을 고려해 설계 및 제작되는 차들에 비해 일반 승용차의 변형차종은 차체 비틀림 강성이 약화되어 핸들링 특성이 다소 둔해지거나 부드러워지는 경향이 있다.

흔히 컨버터블은 곧 스포츠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컨버터블은 단순히 지붕의 개폐기능이 있는 차를 뜻하는 말이다. 다만 스포츠카에서 달리기의 즐거움을 더하는 수단으로써 개폐식 지붕이 쓰이는 것이 많을 뿐이다. 모든 스포츠카가 다 컨버터블인 것도 아니고, 그 반대로 모든 컨버터블이 다 스포츠카인 것도 아니다.

* 구매 시 고려사항

모든 자동차 구매 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예산과 용도다. 국내에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컨버터블은 모두 수입차이고, 값은 최저 2,790만 원(스마트 포투 카브리오)에서 7억7,000만 원 이상(롤스로이스 팬텀 드롭헤드 쿠페)까지 폭넓게 분포하고 있다. 비교적 인기 있는 모델의 가격대는 5,000만~9,000만 원이므로, 충분한 예산을 마련하고 알아보는 것이 좋다.

오픈 드라이빙을 가장 중요시한다면 무엇보다도 지붕 개폐의 편의성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대부분 버튼이나 스위치 한 번으로 개폐의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원터치 개폐방식이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염가형 컨버터블이나 스포티한 성능을 위해 경량화에 주안점을 둔 컨버터블은 부분적으로나 작동과정 모두가 수동인 경우도 있다. 부분적으로 수동인 지붕은 앞 유리 위쪽과 지붕의 앞부분을 연결하는 부분을 레버를 이용해 수동으로 잠그고 푼 후 스위치로 지붕을 접거나 펴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평상시에 주로 쓰는 차인가, 세컨드카로 휴일이나 여가시간에 주로 활용할 것인가에 따라서도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 평상시에 주로 쓴다면 거주공간의 쾌적함은 물론 연비나 편의성 등도 고려할 대상이 된다. 특히 컨버터블은 지붕 개폐를 위한 구조와 접었을 때 지붕이 수납되는 공간 때문에 동급의 일반적인 차들보다 뒷좌석과 짐 공간이 많이 좁아진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대부분의 컨버터블은 짐을 많이 실어야 하는 장거리 여행에는 적합하지 않다.

4명이 탈 수 있는 컨버터블 가운데에서도 뒷좌석에 성인이 타기에도 비교적 넉넉한 공간을 갖춘 차는 그리 많지 않다. 준중형급 모델이면서도 4인승인 차들이 있지만, 중형급 이상은 되어야 뒷좌석에도 비교적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물론 차의 성격에 따라 크기에 비해 뒷좌석이 작은 차들도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차에 직접 앉아보고 크기를 가늠하는 것이 좋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4인승 컨버터블의 경우 뒷좌석에 오르내리기 얼마나 편리한가 하는 것이다. 거의 모든 컨버터블은 2도어로 나오기 때문에, 뒷좌석에 오르내리기 위해서는 앞좌석 등받이를 접고 앞으로 밀어야 한다. 이러한 조작이 쉽고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스위치 하나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모델이 있는가 하면, 레버를 이용해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 소프트톱과 접이식 하드톱

오랫동안 컨버터블의 접이식 지붕은 질기고 튼튼한 직물 소재로 만든 소프트톱이 주류였다. 그러나 날카로운 것에 훼손되기 쉽고 소음 및 열 차단에 취약한 것, 그리고 직물 소재의 관리가 까다로운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 소프트톱은 부분적으로 훼손되더라도 지붕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수리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흠이었다. 그러나 1996년에 나온 메르세데스-벤츠 SLK와 2001년에 나온 푸조 206CC를 통해 접이식 하드톱이 등장해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소프트톱의 단점 중 상당 부분이 해소되어 컨버터블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

접이식 하드톱은 개폐되는 지붕 외부를 차체와 동일한 스틸 소재나 플라스틱, 또는 유리로 덮고, 개폐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나뉘어 접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는 과거 일부 컨버터블의 기본 또는 선택장비로 나왔던 탈착식 하드톱과 소프트톱의 특징을 결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접이식 하드톱은 외부로 노출되는 부분이 소프트톱보다 더 튼튼하기 때문에 외부 충격이나 훼손에 강하고, 훼손되더라도 훼손된 부분만 수리 또는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수리비용이 비교적 적게 드는 편이다.

한편 접이식 하드톱은 구조적으로 소프트톱에 비해 견고하기 때문에 컨버터블에서 취약한 차체 강성을 일부 보완하는 기능도 한다. 따라서 소프트톱에 비해 실내에 있는 물건을 도난당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고 차의 핸들링 특성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소프트톱처럼 지붕 표면을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리하고, 자외선에 지붕 색이 바랠 염려도 적다. 아울러 소음 및 열 차단효과도 뛰어나 실내 공간의 쾌적함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접이식 하드톱은 단점도 갖고 있다. 우선 일반적으로 소프트톱보다 비싸기 때문에 차값 상승의 원인이 된다. 또한 소프트톱에 비해 형태가 고정적이기 때문에 접었을 때 차지하는 공간이 크고 디자인의 제약이 크다. 더 무거운 구조를 작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개폐시간이 긴 편이고 전기나 유압장치가 차지하는 공간과 무게도 더 크다. 그리고 지붕이 두 개 이상의 부분으로 분리되는 경우가 많아 연결부에서 소음이 생기거나 누수가 일어날 여지가 더 크고, 고장이 생겼을 때 대처와 수리가 어렵다.

접이식 하드톱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소프트톱도 최근에는 단점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지붕 내부를 여러 겹의 방음 및 단열재로 보강해 실내 분위기를 쾌적하게 만들고 있으며 재질의 내구성도 높여 외부 충격으로 인한 파손위험도 많이 줄었다. 또한 전동 및 유압장치를 쓰는 자동 소프트톱이 널리 쓰이면서 작동 편의성도 개선되었다. 한편 소프트톱의 뒤 창은 과거에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비닐이나 플라스틱을 주로 썼다. 그러나 이런 소재들은 오래 쓰다보면 흠집이 나거나 탈색되어 투명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개폐 메카니즘의 자동화와 더불어 최근에는 김 서림을 막는 열선이 들어간 유리로 대체되고 있다.

이처럼 소프트톱과 접이식 하드톱은 각각의 특징이 뚜렷하다. 특히 고급 브랜드들은 고전적인 멋과 소재가 주는 부드러운 느낌 때문에 여전히 소프트톱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 접이식 하드톱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브랜드와 모델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추세다.

* 안전과 독특한 편의장비

컨버터블은 지붕을 지지하는 구조가 없기 때문에 전복 사고 때 매우 위험하다. 이런 점을 고려해 자동차 메이커들은 컨버터블에 높은 수준의 안전대책을 세우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안전대책은 구조적인 보강이다. 전복 때에도 형태를 유지하면서 차체 무게를 충분히 지탱할 수 있도록 A 필러와 앞 유리 주변을 고강도 소재로 만드는 한편, 탑승자의 머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좌석 뒤쪽에 롤 바를 설치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수납형 롤바도 많이 쓰이고 있다. 평소에는 지붕을 개방하고 달릴 때 공기 저항을 줄이고 차체 디자인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차체 내부에 수납되어 있다가, 전복 위험 상황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돌출되도록 한 것이다.

전자제어 주행안정장치와 에어백도 컨버터블을 위해 특수하게 조율되거나 설계되기도 한다. 주행안정장치는 특히 전복 위험을 막기 위해 개입시기와 정도를 일반적인 차들보다 빠르고 강하게 조율한다. 커튼 에어백은 일반적인 차들처럼 지붕 측면에 설치할 수 없기 때문에, 도어 내부에서 위로 팽창되도록 설치하거나 시트 측면에서 나오는 사이드 에어백의 크기를 키우기도 한다.

컨버터블의 구조적 특성은 컨버터블만을 위한 편의장비를 낳기도 한다. 지붕을 연 채로 달릴 때 앞 유리의 위와 양 옆으로 흐르는 바람이 실내로 소용돌이쳐 들어오는 현상도 컨버터블 고유의 특징 중 하나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탑승공간 뒤쪽에 뒤에서 들어오는 바람을 막아주도록 고정식 혹은 탈착식 윈드 디플렉터를 설치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카브리올레에는 실내로 바람이 들이치는 것을 줄이도록 앞 유리 상단에 가동식 디플렉터가 달려 있기도 하다.

또한 북유럽 지역에서는 추운 날씨에도 맑은 날에는 햇빛을 쪼이기 위해 지붕을 열고 달리는 오너들이 많다. 이런 특성을 고려해 대부분의 컨버터블에는 좌석 열선 기능이 기본으로 달린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 컨버터블 가운데에는 겨울철 오픈 드라이빙 때에도 너무 춥지 않도록 시트의 목 부분에서 따뜻한 바람을 내보내 주는 기능이 있는 것들도 있다.

반면 햇빛이 따가운 남유럽과 북미 등지에서는 지붕을 열어놓은 채로 차를 세워두는 경우도 많다. 이때 실내가 햇빛을 직접 쬐면 내장재가 지나치게 뜨거워지고, 특히 가죽 내장재는 자외선에 약하기 때문에 수명이 짧아진다. 그래서 최근에는 가죽 표면의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특수 코팅한 가죽을 쓰는 차들도 늘어나고 있다.

* TIP: 소프트톱의 관리요령

  • 지붕을 씌우거나 벗기기 전에 차종별 사용설명서의 관련 부분을 완전히 숙지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작동시킨다.
  • 주행하지 않을 때에는 항상 지붕을 씌운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지붕을 씌워 놓아야 원래의 지붕 형태가 오랫동안 보존되고, 직물 재질이 수축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소프트톱 표면에 묻은 이물질은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이물질이 묻은 상태로 오랫동안 방치하면 재질이나 색상이 변할 수 있다.
  • 토노 커버가 있는 차는 지붕을 접었을 때 토노 커버를 씌워놓는 것이 좋다. 햇빛이나 자외선으로 인한 손상을 막을 수 있다.
  • 지붕이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울 때에는 최소 6개월마다, 지붕이 없는 주차장에 차를 세울 때에는 최소 3개월마다 한 번씩 소프트톱을 세척하는 것이 좋다.
  • 세척 시에는 중성 세제를 쓰는 것이 좋고, 자동세차기를 이용하는 세차는 피해야 한다. 소프트톱 전용 세제를 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 세척 시에는 반드시 찬물을 써야 한다. 더운물을 쓰면 직물 소재가 늘어나거나 변질될 수 있다.
  • 세척은 직사광선이 없는 곳에서 하는 것이 좋다. 젖은 소프트톱의 건조도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진 곳에서 해야 한다. 
  • 세척 후 완전 건조될 때까지는 지붕을 벗기지 말아야 한다. 제대로 건조되지 않은 상태로 지붕을 벗기면 주름이 지거나 곰팡이 및 박테리아가 번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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