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언스북스 DK 대백과사전 시리즈 ‘카 북’ 발행에 즈음해 2013년 5월부터 11월까지 사이언스북스 블로그에 연재한 글입니다. ]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진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지금 만나고 있는 자동차 역시 오랜 세월 변화와 발전을 거듭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지구를 살아가는 인류의 모습을 대표하는 그림을 그린다면 아마도 자동차가 빠지지 않을 겁니다. 그만큼 자동차는 사람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제는 사람과 자동차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죠.

자동차가 갖는 여러 속성 가운데에는 상품으로서의 속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늘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새로운 모습과 특징을 담아 태어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최신 기술을 담은 최신 모델이 가장 좋은 차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이 돋보이려면 항상 오래된 것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소중한 지금은 항상 과거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왔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자동차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우리가 흔히 좋다고 생각하는 새로운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과거의 자동차를 돌아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동차 역사를 돌아보는 일은 우리가 자동차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 생태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자동차는 사람과 서로 소통하며 발전해 왔기 때문에, 자동차의 역사를 돌아보는 동안 자동차가 탄생한 이후 130여 년 동안 사람 사는 세상이 변해 온 모습도 함께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생활에서 자동차가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인가, 그리고 어떻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이 바로 자동차의 역사에 담겨 있습니다.

현대인 대부분에게 자동차는 집 다음으로 가치가 큰 재산입니다. 그래서 이유나 방식, 정도는 사람마다 달라도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차에 애착을 갖기 마련입니다. 남녀 간의 사랑에도 순간의 감정, 감각에 충실한 사랑이 있는가 하면, 작은 관심에 시작해 서로를 알아 가며 깊어지는 사랑도 있죠. 후자 같은 사랑에 빠지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됩니다. 더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고, 더 많이 알고 싶고, 더 많은 것을 나누고 싶어집니다. 그러면서 사랑은 점점 더 깊어져 가죠. 자동차에 대한 사랑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차와 사랑에 빠지면, 차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집니다.

그런 점에서 DK 대백과사전 시리즈 ‘카 북’은 자동차와 가까워지고 자동차에 대한 사랑을 키우기에 가장 좋은 책입니다. 번역서이긴 하지만, 그동안 제가 접했던 자동차 대백과사전 성격의 책 가운데 가장 내용이 알차고 입체적으로 만들어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공동 번역자와 함께 저에게 ‘카 북’ 번역 의뢰가 들어왔을 때 오랜 고민 없이 바로 승낙한 이유입니다. 130년 가까운 자동차 역사를 다루면서 시기와 지역은 물론 특정한 장르에도 치우치지 않도록 구성하고 있어 ‘대백과사전’이라는 이름이 전혀 손색없습니다.

또한 단순히 자동차 자체만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동차 회사의 역사, 시대를 대표하는 중요한 자동차와 자동차의 심장인 엔진에 관한 상세한 해설까지 담고 있는 자동차 지식의 보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쪽을 잡고 펼치더라도 재미있게 보고 읽을 수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살펴보아도 좋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백과사전은 폭넓고 균형 잡힌 지식을 갖추는 토대가 됩니다. 학교 공부의 기초는 교과서에서 시작하듯, 지식의 기초는 백과사전에서 시작합니다. 자동차 지식의 기초를 쌓으려면 ‘카 북’부터 보는 것이 알맞은 순서겠죠. 적잖은 비용을 들여 구매만 하고 책 두께가 주는 압박에 찬찬히 들여다볼 엄두가 나지 않는 분들도 ‘카 북’을 좀 더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도록, 그리고 백과사전 이상의 정보와 지식을 여러분께 드릴 수 있도록 앞으로 15회에 걸쳐 ‘카 북’에 실려 있는 자동차들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묶어, 그들이 담고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나 색다른 의미를 블로그를 통해 여러분께 소개하겠습니다.

‘카 북’에는 자동차 역사라는 큰 숲을 만들어 온 여러 나무의 모습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 나무들이 모여 이루는 숲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면 자동차에 관한 애정은 더욱 커질 수 있겠죠. 그래서 숲을 더 잘 보실 수 있도록 작은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자동차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어지는 존재입니다. 연재물을 통해 ‘카 북’ 속 자동차와 관련한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면서, 그동안 여러분이 알지 못했던 더 넓은 자동차 세상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시고 자동차를 더욱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