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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일보 2014년 6월 16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

자동차가 대중화된 것은 1913년부터 포드 모델 T가 대량 생산되어 서민들도 차를 구입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그리고 모델 T의 대량 생산은 포드 자동차 회사가 처음으로 현대적인 이동식 조립 라인을 활용하면서 가능해졌다. 그래서 흔히 포드 창업자인 헨리 포드를 ‘자동차 대중화의 아버지’라고 한다. 그런 표현 때문에 종종 헨리 포드가 이동식 조립 라인을 직접 고안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당시 포드 자동차의 생산 책임자였던 찰스 소렌슨은 “독특한 방식을 시도하려는 그의 상상력에 자극을 받아 만들어졌을 뿐 구체적인 관여는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동식 조립 라인의 개념은 프레드릭 테일러라는 엔지니어에 의해 만들어졌다. 테일러는 생산공정을 세분화하고 각 공정에 걸리는 시간과 작업자의 행동을 분석해 전체 생산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리고 그 방법을 자동차 공장에 실제로 구현한 것은 테일러에게 자문을 받은 포드 자동차의 생산 담당자들이었다. 그들은 자동차 생산에 알맞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자전거, 제분, 제빵 등 여러 분야의 생산공정을 참고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를 얻은 곳은 도축장이었다. 포드 직원들은 돼지가 여러 단계를 거치며 효율적으로 ‘분해’되어 고기로 제품화되는 과정을 보고, 도축과는 반대로 개별 부품을 체계적으로 조립해 자동차를 완성하는 과정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이렇게 설계된 생산 시스템은 1913년 말에 새로 만들어진 하이랜드 파크 공장에 처음 설치되었다. 새로운 시스템을 구성하는 84개의 공정이 끝나 한 대의 차가 완성되는 데에는 1시간 33분이 걸렸다. 이전까지 12시간이 넘게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된 것이다. 그 덕분에 1912년에 연간 6만 9,000여 대 수준이었던 포드의 자동차 생산량은 1914년에는 세 배 가까운 연간 20만 3,000여 대로 늘어났다. 그리고 생산속도는 점점 더 빨라져 1923년에는 연간 200만 대를 넘기기에 이르렀다. 1927년에 새 모델에게 자리를 넘겨줄 때까지 생산된 모델 T는 1,500만 대가 넘었다.

다만 포드 모델 T가 처음부터 이동식 조립 라인에서 생산되지는 않았다. 1908년에 처음 나온 모델 T는 이동식 조립 라인에서 만들어지기 전까지 여러 명의 작업자가 수작업으로 조립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되었다. 생산 첫 해에 만들어진 모델 T는 1만여 대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