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에 마즈다가 선보인 수소연료 기반의 르네시스(RENESIS) 로터리 엔진

[한국일보 2016년 2월 14일자에 ‘마쓰다의 새로운 로터리 엔진,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실린 글입니다.]

전기차 시대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자동차 동력원의 주류는 내연기관이다. 내연기관은 간단히 말하면 화석연료가 폭발할 때 나오는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기계다. 내연기관도 여러 형태가 있는데, 그 중 자동차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왕복형 엔진이다. 이 형식은 연료의 폭발 에너지를 피스톤의 상하 왕복운동으로, 다시 크랭크샤프트의 회전운동으로 바꿔 바퀴를 굴리는데 활용한다. 

이 형식이 자동차 엔진의 주류로 자리를 잡은 것은 완벽해서라기보다는 여러 면에서 자동차에 쓰기에 가장 합리적이어서다. 모든 기술이 그렇듯 단점이 있기 마련이지만 다른 장점이 단점을 상쇄하고 남기 때문에 쓰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자들에게는 항상 더 나은 것을 만들어내려는 의지가 있다. 그들의 의지는 노력과 결합되어 새로운 기술을 탄생시키곤 한다. 자동차 엔진에서 그런 노력의 결과로 만들어진 것 중 하나가 로터리 엔진이다.

로터리 엔진은 연료의 폭발력을 엔진 안에서 곧바로 회전 에너지로 바꾸는 구조로 되어있다. 비교적 단순한 구조이기 때문에 왕복형 엔진보다 구조가 간단하고, 크기가 매우 작다. 또한 왕복형 엔진보다 연료의 폭발이 더 자주 일어나므로 배기량에 비해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매우 훌륭했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의 여러 자동차 회사는 1960년대에 큰 비용을 들여 연구와 시험제작에 몰두했다. 그러나 내구성과 연비 등 기술적 문제를 해결한 곳은 거의 없었다. 실제 판매하는 차에 올릴 수 있을만큼 발전시킨 곳은 단 두 곳, NSU와 마즈다뿐이었다. 그리고 NSU도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금세 판매를 중단했다. 로터리 엔진 승용차인 Ro80의 실패로 NSU는 폭스바겐 그룹에 인수되었고, Ro80은 일반 엔진을 얹고 폭스바겐 K70으로 팔렸다.

마즈다는 로터리 엔진 실용화에 힘을 쏟아 비교적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작고 가벼운 엔진 무게의 장점을 살려 RX-7, RX-8 등 스포츠카에 주로 활용했다. 성능이 중요한 스포츠카에서는 연비가 나쁘다는 로터리 엔진의 단점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 마즈다는 1991년에는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로터리 엔진 경주차인 787B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스포츠카 수요 감소와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로터리 엔진 차의 생산을 중단했던 마즈다는 지난해 도쿄 모터쇼에 신세대 로터리 엔진 스포츠카를 개발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RX-비전 콘셉트카를 내놓았다. 시대와 환경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로터리 엔진의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많다.

최근 마즈다가 우리나라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 과정은 험난하겠지만, 마즈다가 우리나라에 안착한다면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새로운 로터리 엔진 스포츠카를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