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The electric Mercedes-Benz C-Class world premiere / 2026 디 일렉트릭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월드 프리미어

칼럼 – 2026년 서울의, 한국의 이미지는 이런 것?: 디 일렉트릭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월드 프리미어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디 일렉트릭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월드 프리미어는 장단점이 뚜렷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최신 유행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점은 반가웠지만, 행사장의 꾸밈새와 분위기는 한국인 관점에서 보기에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2026년 4월 20일에 있었던 ‘디 일렉트릭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월드 프리미어’ 행사는 장단점이 모두 뚜렷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힙한 – 솔직히 이런 표현 안 좋아합니다 – 장소인 서울 성수동에 자리를 마련해 연 행사 자체가 그랬습니다.

2026 The electric Mercedes-Benz C-Class world premiere / 2026 디 일렉트릭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월드 프리미어

좋게 말하면, 그만큼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최신 유행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하고 의미 있는 나라가 되었음을 잘 드러내는 기획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일렉트릭 C-클래스가 담고 있는 ‘전통과 첨단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행사라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만합니다.

C-클래스의 시발점인 메르세데스-벤츠 소형 세단 190 시리즈(개발명 W201)는 1982년에 데뷔했습니다. 190 시리즈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좀 더 젊고 폭넓은 세대를 향해 내민 손이었고, 소비자들은 그에 화답해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후 C-클래스로 이름이 바뀌어 네 번 더 세대교체가 이루어졌고, 이제는 순수 전기 모델로 새로운 역사를 쓰기에 이르렀죠.

그래서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에 공개된 일렉트릭 C-클래스가 40년 넘는 시간 동안 쌓은 전통을 바탕으로, 브랜드 성격을 잘 반영한 주행 특성과 성능에 800V 전기 시스템을 쓰는 전기차 전용 MB.EA 플랫폼과 하이퍼스크린을 포함한 MB.OS 및 MBUX 등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신 기술을 결합했다고 말합니다.

시각적 요소와 구성들은 언뜻 과장된 면도 있어 보입니다. 장난스러운 글꼴로 쓰인 한글과 원색이 도드라지는 조명의 간판들, 지금 서울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요즘 유행하는 억지스러운 복고 스타일을 보는 듯 어색하게 나열한 시각 요소들은 사실 실제 존재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뮤지컬을 위한 무대장치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을 상징하기 위한 표현이라고 생각하면 그 역시 이해할 만합니다. 전통적인 면을 강조하자니 외국 사람들이 보기엔 궁금할 수는 있어도 너무 동떨어진 느낌을 줄 수 있고, 현대적인 면을 강조하자니 다른 서구 나라들은 물론 중국이나 일본의 현대적 분위기와 차별화하기도 어려울 수 있을 테니 말이죠.

2026 The electric Mercedes-Benz C-Class world premiere / 2026 디 일렉트릭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월드 프리미어

여기까지가 장점 얘기라면, 이제부터는 단점 얘기입니다. 30분 남짓 이어진 행사는 새 차 공개 행사라기보다는 갈라 쇼 같은 느낌을 줬습니다.

새 차를, 그것도 메르세데스-벤츠 140년 역사에서 나름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차를 내놓으면서, 차에 관한 설명은 별로 구체적이지 않았습니다. 즉 차가 주인공이면서도 차가 주인공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스토리텔링은 없고 이미지만 가득한 느낌이었습니다. 차보다는 이미지 모델인 뮤지션 전소미나 축하공연을 한 래퍼 지코가 더 두드러질 정도였으니까요.

자동차 브랜드라기보다는 패션 브랜드가 되고 싶어 한다는 요즘 메르세데스-벤츠의 마케팅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관성이 느껴지기는 합니다. 차 자체를 내세우기보다, 보는 이들에게 차를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기를 의도한 것이라면 그 역시 어쩌면 성공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 관점에서 보더라도, ‘배경을 가득 메운 화려한 간판들이 갖는 상징성이 도대체 어떤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먹고 놀고 즐기는 점포들로 가득한 – 사실 한글을 모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간판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 장소가 정말 일렉트릭 C-클래스를 좋아할 만한 사람들과 잘 맞아떨어질까요? 궁금합니다.

2026 The electric Mercedes-Benz C-Class world premiere / 2026 디 일렉트릭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월드 프리미어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오리엔탈리즘이나 와패니즈처럼 과거 서구 사람들이 중국이나 일본에 대해 가졌던 환상 같은 것이 이제는 우리나라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들리는 말에 따르면, 이번 월드 프리미어 행사는 메르세데스-벤츠 독일 본사에서 기획했다고 합니다. 본사 사람들 혹은 본사에서 행사 대행을 맡긴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중심이 되어 이번 행사장이 꾸며졌다는 이야기죠.

그런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었던 K팝, K드라마 같은 대중문화를 통해 전달된 제한적 이미지들, 그리고 그런 것들에서 비롯된 그들만의 한국적 이미지. 그것이 이번 행사에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한글이 가득하지만, 동아시아 지역의 다양한 지역 이미지가 뒤섞인 느낌 말이죠. 차별화를 꾀했지만 완벽한 결과는 얻지 못한 셈입니다. 다른 문화권 사람들이 보기엔 어땠을지 몰라도, 우리 관점에서 봤을 때 불편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아마도 그 때문일 겁니다.

인터넷을 통해 세계 각지로 퍼져나간 이번 행사 영상을 흥미롭고 재미있게 즐긴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개최했다가 세계인들에게 내가 다 미안할 만큼 창피하게 끝난 행사들도 있는데, 그에 비하면 이번 행사는 잘 된 편입니다. 다만 제품의 의미와 무게에 어울리지 않게 알맹이가 빈 느낌이 들어 아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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