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007 시리즈 25번째 작품인 ‘노 타임 투 다이(No Time To Die)’ 개봉에 즈음해 관련 상품 출시가 잇따랐습니다. 영화 프랜차이즈 역사에 길이 남을 인기 시리즈기도 하고 화제거리도 풍부한 데다, 개봉 연기로 오래 기다려야 했던 탓에 팬들의 목마름이 유난히 컸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우리나라에도 007 시리즈 팬이 많기는 하지만, 스타워즈나 마블 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 시리즈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관련 상품이나 수집품이 큰 인기를 끌 만큼 저변이 넓지는 않아 보이는데요. 아마도 주요 관련 상품업체들은 어린이까지 끌어안을 수 있을 정도가 아니면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는 출시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볼 수 없는 것들도 있죠.
그 중 하나가 얼마전 출시된 플레이모빌(playmobil)의 신제품, 제임스 본드 애스턴 마틴 DB5 – 골드핑거 에디션(James Bond Aston Martin DB5 – Goldfinger Edition, 품번 70578)입니다.
플레이모빌은 이미 독일 자동차 브랜드들과 협업해 다양한 자동차 축소 모형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저도 한 대 갖고 있는 BMW Z4도 있었고요. 여러 종류의 포르쉐 991과 미션 E 콘셉트카를 제품화한 데 이어 최근에는 폭스바겐 비틀과 마이크로버스도 내놨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애스턴 마틴 그리고 영화 007 시리즈 관련 권리를 갖고 있는 업체들(Danjaq, MGM)의 승인을 받아 영화 ‘골드핑거(Goldfinger)’에 등장한 애스턴 마틴 DB5를 제품으로 만든 겁니다. 골드핑거는 애스턴 마틴 DB5가 여러 비밀 무기를 담은 ‘본드카’로 등장한 첫 영화였죠.
이때 DB5가 남긴 본드카의 이미지가 워낙 강렬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이 본드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애스턴 마틴과 DB5를 떠올립니다. 이후 많은 시리즈에서(BMW가 PPL했던 시절 이후) 당대 판매 중이거나 특별히 제작한 새 모델을 선보이면서도 DB5가 꼬박꼬박 다시 등장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최신작 노 타임 투 다이에서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재등장하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골드핑거에 등장했던 특수장비는 DB5와 본드카의 상징처럼 여겨집니다. 그래서 골드핑거 버전 DB5는 본드카의 기준으로서 많은 관련 상품의 본보기로 쓰입니다. 심지어 애스턴 마틴이 컨티뉴에이션 프로그램으로 재생산하는 DB5에도 골드핑거 버전이 있죠.
어쨌든 이번에 플레이모빌이 내놓은 DB5 골드핑거 에디션 역시 영화에 등장한 비밀 무기와 특수 장비를 나름대로 재치있게 제품에 담았습니다. 배기구를 누르면 동반석이 사출되는 기능이라던가, 회전하는 번호판이라던가, 뒤 유리를 가리는 수납식 방탄판이라던가, 옆에 달리는 차를 망가뜨릴 수 있는 봉이라던가…
거기에 더해 영화 속 등장인물을 상징하는 인형도 네 개나 들어있다고 하네요. 플레이모빌 특성상 머리 모양이 모두 둥글기는 하지만, 주인공 제임스 본드와 악당 보스 오릭 골드핑거, 골드핑거의 오른팔인 오드좁, 그리고 이름없는 악당 캐릭터도 있습니다(실제 영화의 인물과 가장 닮은 건 역시 오드좁…).
정확한 축소모형은 아니고, 플레이모빌 인형 크기(7.5cm)에 맞춰 적당한 크기로 만들기는 했지만 디테일을 의도적으로 단순화하고 재미있게 변형한 장난감인 만큼 가지고 노는 재미만큼 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합니다. 어린이들만큼이나 – 마음은 어린이인 – 어른들도 좋아할 만하죠. 그래서 사용연령도 5~99세로 표시되어 있고요.
독일에서는 10월 15일에 공식 출시되었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발매 소식이 없습니다. 국내에도 플레이모빌 공식 수입사가 있으니, 수입 판매되는 날을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제이슨류닷넷 | jasonryu.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