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9월 출시 예정인 전기 경차 더 뉴 레이 EV(이하 신형 레이 EV)의 사전계약을 2023년 8월 24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신형 레이 EV는 2022년 9월에 판매를 시작한 신형 레이를 바탕으로 전기 동력계 및 구동계를 갖추는 한편 부분적으로 전기차 특성을 반영해 손질하고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를 반영한 것이 특징입니다. 신형 레이 EV가 나오면 구형 레이 EV 단종 이후 5년 남짓 공백 상태였던 국내 완성차 업체의 전기 경차가 부활하는 셈입니다.

외부는 신형 레이 EV 전용 14인치 알로이 휠, 헤드라이트 사이에 있는 패널 가운데에 설치된 육각형 충전구 등이 돋보이고, 내부는 일반 레이에는 들어가지 않는 10.25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와 시동 버튼이 통합된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를 달았습니다. 전자식 변속 레버를 달면서 원래 시동 버튼과 변속 레버가 있던 자리에는 수평형 공기 조절장치 조작부와 디스플레이, 수납 공간이 들어갑니다. 차체색은 신형 레이 EV에 처음 쓰이는 스모크 블루를 포함해 여섯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내장색은 라이트 그레이와 블랙이 있습니다.
전기 동력계는 최고출력 64.3kW(약 87마력), 최대토크 147Nm(약 15.0kg・m)의 성능을 내는 전기 모터가 앞바퀴를 굴립니다. 이는 가솔린 엔진 모델의 최고출력(76마력)보다는 약 15%, 최대토크(9.7kg・m)보다는 약 55% 뛰어난 성능입니다. 배터리 때문에 공차중량이 250kg 정도 더 무겁다는 점을 고려해도, 최대토크가 높고 회전수가 낮은 영역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는 전기 모터 특성상 가속 반응이나 성능은 더 뛰어나리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차들에서 흔치 않았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쓴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데요. 충전 전력량은 35.2kWh로, 최적 조건에서 충전할 경우 150kW급 급속 충전기로 충전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40분이 걸리고, 7kW급 완속 충전기로는 충전량 10%에서 100%까지 충전하는 데 6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에너지 소비효율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 전방 언더커버를 달아 공기역학 성능을 개선해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복합 사이클 기준 205km, 도심 사이클 기준 233km에 이릅니다. 10여 년 전 처음 나온 초기형 레이 EV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거죠. 물론 배터리 충전 전력량도 두 배 이상(초기형 레이 EV는 16.4kWh) 늘어나긴 했습니다. 전비는 14인치 휠/타이어 장착 모델이 복합 사이클 기준 5.1km/kWh입니다. 참고로 기아 니로 EV의 복합 전비(17인치 휠/타이어 모델 기준)가 5.4km/kWh, 현대 코나 EV의 복합 전비(17인치 휠/타이어 모델 기준)가 5.5km/kWh입니다.

특화 기능으로는 경차 처음으로 전자식 브레이크 및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를 달면서 오토 홀드 기능이 추가되었고, 회생 제동 장치가 있어 도심 주행 때 페달 조작 부담이 적다는 것, 정차 상태에서 오랜 시간 차내 전기 장치를 쓸 수 있는 유틸리티 모드가 추가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아울러 모든 좌석을 접을 수 있는 풀 플랫 기능이 있고, 신형 레이에 새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로 추가된 운전 및 주행 보조 기능들이 반영되어 차로 유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기능 등을 넣을 수 있습니다.
모델 및 트림별 기본값은 아래와 같습니다. 정부 및 지자체 구매 보조금은 정식 출시 이후에 확정되어 공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 4인승 승용: 라이트 2,775만 원, 에어 2,955만 원
- 2인승 밴: 라이트 2,745만 원, 에어 2,795만 원
- 1인승 밴: 라이트 2,735만 원, 에어 2,780만 원
가솔린 엔진 모델과 비교하면 4인승 승용 모델 기준(프레스티지/시그니처 트림)으로는 약 1,200만 원, 밴 모델 기준으로는 약 1,400만 원 정도 비싸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으면 대부분 지역에서는 가솔린 엔진 모델보다 조금 더 비싼 수준인 1,000만 원대 후반~2,000만 원대 초반이 되겠습니다.
참고로 신형 레이 가솔린 엔진 모델 4인승 승용 상위 트림인 시그니처에 모든 선택 사항을 추가하면 1,920만 원이 되고, 신형 레이 EV에도 선택 사항이 있기는 하겠지만 이미 기본 사항에 포함되어 있는 것들이 많은 만큼 값 차이가 크지는 않을 듯합니다. 오래지 않아 가솔린 엔진 모델의 연료비보다 싼 충전요금으로 값 차이가 상쇄될 테고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