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Peugeot_308-1

[ 오토카 2010년 10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

푸조의 간판 모델 중 하나인 308 1.6 MCP의 업그레이드 모델이 나왔다. 실내외 변화는 거의 없는 대신,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의 효율과 특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21.2km/L의 연비나 3천190만 원으로 낮아진 값 등은 상당히 파격적이어서, 마치 홈쇼핑 홍보를 위해 만들어진 수치처럼 느껴진다.

새로운 1.6L HDi 엔진은 디젤 엔진 치고는 공회전 때의 진동이 대단히 적은 것이 인상적이다. 소음도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 최고출력(112마력)과 최대토크(27.5kg·m)는 이전에 비해 각각 2마력과 3kg·m 높아진 수치다. 쉽게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는 아니지만, 조금 더 수월하게 가속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회전질감도 상당히 좋아졌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어쨌든 차 크기와 무게에 비해 1.6L 디젤 엔진이 내는 힘은 ‘적당함+α’의 수준이다. 구조적으로는 수동변속기나 다름없는 MCP 덕분에 힘의 손실이 적은 것도 부담 없는 달리기를 뒷받침한다. 푸조 특유의 가벼운 몸놀림과 더불어 운전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역시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MCP의 변속특성이다. CVT도 독특한 특성 때문에 힘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요령을 익혀야 했다. 자동 모드에서의 MCP 변속기는 한층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소프트웨어를 개선해 변속 때의 충격을 줄였다고는 하지만, 충격이라고 할 정도로 크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부드러워졌을 뿐, 특성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다.

클러치 페달이 없어 자동처럼 몰 수 있지만, ‘이 차는 수동이야’라고 생각해야 한다. 특히 1, 2단에서는 의도적으로 더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높은 기어로의 변속 때마다 액셀러레이터에서 살짝 발을 떼어 회전수를 떨어뜨려주는 요령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차는 멀쩡히 나가는데 변속 때마다 상체와 머리가 말 타듯 흔들거리는, 그리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된다. 관성이 붙고 난 3단 이후로는 비교적 그런 거슬림은 줄어든다. 차라리 기어 레버나 스티어링 휠 뒤의 변속 패들로 수동 모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낫다. 물론 이 때에도 액셀러레이터는 수동처럼 조작하는 것이 매끄럽다.

다만 주행 중 MCP의 약점을 보완해 주는 장치를 든든히 갖춘 것은 다행이다. 오르막에서 출발할 때 차가 뒤로 밀리지 않도록 해주는 힐 스타트 어시스트가 특히 효자다. 일부 듀얼클러치 차들의 ‘론치 컨트롤’처럼 N 위치에서 회전수를 올려 D 위치로 놓으며 급출발이 가능한 것도 MCP가 주는 잔재미 중 하나다.

308 1.6 MCP는 뛰어난 가격경쟁력과 연비가 가장 큰 매력이다. 푸조 수입사인 한불모터스가 강조하는 부분도 마찬가지다. 그 부분만 생각한다면 대단히 매력적인 차다. 다만 차를 모는 동안 작지만 꾸준히 느껴야 할 불편함이 그런 매력에 상쇄될 수 있을 지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