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탄생 125주년, 그 혁신의 궤적

[ 모터 매거진 2011년 3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지난 1월 29일로 메르세데스-벤츠가 첫 자동차를 발명한 지 125주년이 되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메이커로서 지금까지 최고의 명성을 누리고 있는 것은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1월 29일은 자동차 역사의 시발점인 벤츠 파텐트 모토바겐이 특허등록된 지 12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자동차는 인류의 생활을 바꾸어 놓은 현대 산업사회의 가장 중요한 산물 중 하나이고, 발전 과정에서 많은 부침이 있었음에도 자동차를 처음 만든 회사가 지금까지도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더욱이 메르세데스-벤츠는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한 번쯤 갖고 싶어 하는 명차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이처럼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가치를 갖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항상 소비자를 생각하고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고, 성능과 안전, 편의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함으로써 항상 앞서가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25년의 장구한 역사 속에서 메르세데스-벤츠가 남긴 ‘최초’의 것들을 살펴보면서, 최고의 차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지를 확인해 보자.

1886 – 파텐트 모토바겐/모토쿠체: 첫 자동차/ 첫 4륜 자동차

1886년 1월 29일, 카를 벤츠가 메를린의 독일 특허국에서 자신이 설계, 제작한 세 바퀴 자동차의 특허를 받음으로써 자동차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내연기관인 휘발유 엔진을 얹어 스스로 움직이는 카를 벤츠의 첫 자동차는 마차와 자전거의 중간 형태인 3륜차였다. 세계 첫 자동차에 얹힌 엔진의 출력은 1마력에 불과했고, 엔진 회전속도도 180rpm에 머물렀다. 비슷한 시기에  독자적으로 자동차를 연구하던 고틀리프 다임러가 만든 자동차는 마차에 엔진을 단 형태를 취함으로써 첫 4륜 자동차로 기록되었다. 다임러의 자동차는 이름부터 ‘엔진을 단 마차’인 모터쿠체(Motorkutsche)였다. 다임러의 첫 차에 얹힌 엔진은 독특한 형태 때문에 ‘할아버지 시계’라는 별명을 얻었고, 이 엔진 역시 출력은 1.1마력에 머물렀다.

1898 – 다임러 8hp ‘피닉스‘ 페이톤: 4기통 엔진을 얹은 첫 승용차

초기 자동차들은 대부분 1기통 혹은 2기통 엔진을 사용했는데, 이는 기술적인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다임러는 뛰어난 성능을 내는 엔진을 만들기 위해 그의 아들인 폴, 그리고 동료인 빌헬름 마이바흐와 함께 연구한 끝에 1894년에 ‘피닉스’라는 이름의 엔진을 완성했다. 이 엔진은 4개의 실린더가 일렬로 배치된 구조로 되어 있었다. 당시의 보통 엔진들에 비해 복잡한 구조였지만 성능은 뛰어났고, 이것이 자동차에 쓰이기 시작하면서 다임러의 엔진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1931 – 메르세데스-벤츠 170: 4륜 독립 서스펜션을 쓴 첫 양산 승용차

메르세데스-벤츠의 장기인 안락한 장거리 주행의 기본은 섀시에서 시작된다. 다른 브랜드들과 차별화된 쾌적한 주행을 위한 섀시 기술개발에 있어 두드러진 성과를 얻은 첫 산물은 170 모델의 스윙 액슬 서스펜션이다. 이전까지의 섀시 기술에 비해 노면의 요철을 효과적으로 걸러내는 한편 승차감이 더욱 편안해져, 메르세데스-벤츠는 탁월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는 차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1936 – 메르세데스-벤츠 260 D: 첫 디젤 승용차

디젤 엔진은 초기부터 휘발유 엔진에 연료소비가 적어 각광을 받았지만, 높은 압축비를 필요로 하고 진동이 큰 구조적 특성 때문에 크기가 매우 컸다. 그래서 휘발유 엔진에 비해 자동차로의 도입이 상당히 늦었다. 기술의 발달을 통해 크기가 작아진 디젤 엔진은 트럭에 먼저 쓰이기 시작했고, 승용차에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36년에 나온 메르세데스-벤츠 260 D가 처음이었다. 당시의 기술로도 디젤 엔진은 같은 배기량의 휘발유 엔진보다 연료소비가 30 퍼센트 정도 적었고, 연료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경제성이 탁월했다.

1954 – 메르세데스-벤츠 300 SL: 양산차용 4행정 엔진에 첫 직접 연료분사 기술 사용

300 SL 경주차의 구조를 바탕으로 개발된 300SL ‘걸윙’ 쿠페는 엔진을 50도 기울여 얹었음에도 엔진 위쪽에 카뷰레터를 다는 일반적인 엔진 구조로는 보닛 부분을 충분히 낮출 수 없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전투기용 2행정 엔진을 위해 직접 연료분사방식을 고안했던 메르세데스-벤츠 기술자들은 부품업체 보쉬와 협력해 직접분사장치를 개발해 300 SL용 엔진에 얹었다. 전자제어가 도입된 현재의 기술과 달리 순전히 기계식이었던 당시의 직접분사방식은 관리와 수리가 까다로웠지만 엔진의 성능을 높이는 데 큰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1959 – 메르세데스-벤츠 220: 탑승자 안전 개념을 구체화한 첫 모델

1930년대 이후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탑승자 안전을 위한 기술을 꾸준히 개발했던 메르세데스-벤츠는 1950년대 들어 기술자인 벨라 바레니가 제안한 충돌안전 차체구조 설계로 자동차 안전에 신기원을 이룩한다. 이 안전개념이 양산차에 구체적으로 반영된 것은 1959년에 등장한 메르세데스-벤츠 220 ‘핀 테일‘ 모델이었다. 이 차는 충격흡수 구역을 만들고 탑승공간을 고강도 소재로 제작하는 한편 실내에서 날카로운 돌출부를 없애고 내장재를 부드러운 재질로 만들어 충돌 사고 때 차에 탄 사람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1970 – 1세대 ABS 개발

급제동 때 바퀴 회전이 멈추면 관성에 의해 차가 미끄러지면서 진행방향을 통제하기가 불가능해진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속도를 줄이면서도 바퀴가 어느 정도 회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브레이크 작동을 조절하는 장치가 ABS다. ABS가 처음 개발된 것은 1970년으로, ABS의 탄생으로 운전자가 급제동 때에도 위험한 상황을 회피할 수 있는 적극적 안전 개념이 시작되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양산차에 ABS를 처음 쓴 것은 1978년에 나온 W116 S 클래스로, 이미 2세대로 발전한 뒤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980년부터 모든 모델에 ABS를 선택장비로 마련하기 시작했다.

1977 – 메르세데스-벤츠 300 SD: 터보 디젤 엔진 얹은 첫 승용차

Erster serienmäßiger Pkw-Turbodiesel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디젤 엔진은 휘발유 엔진에 비해 출력이 떨어져 널리 환영받지 못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디젤 엔진에 터보를 더해 이런 단점을 극복했다. 미국에서만 판매된 300 TD 터보 디젤에 처음으로 이런 구성의 엔진이 쓰였다. 이 모델이 미국에서만 판매된 데에는 미국의 기업별 평균연비 규제를 통과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휘발유 엔진에 비해 연료소비가 매우 적은 디젤 모델을 출시함으로써 평균연비를 낮출 수 있었고, 석유파동으로 경제적인 차에 대한 선호도가 컸던 미국 시장에서도 비교적 높은 인기를 누렸다.

1994 – NECAR: 연료전지 구동계를 처음 사용한 실험용 차

석유를 대체하고 환경오염 우려가 없는 차의 개발이라는 과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꾸준히 도전해온 분야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994년 미니밴인 MB100에 연료전지를 이용한 전기 구동계를 달아 실험을 시작했다. 당시의 기술로는 연료전지를 소형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MB100의 짐 공간 대부분을 연료전지가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로 메르세데스-벤츠는 기술을 발전시키며 업그레이드된 NECAR 시리즈를 차례로 선보이며 축적된 기술력을 과시해 왔다.

1999 – 메르세데스-벤츠 CL: 첫 능동제어 서스펜션 시스템

1999년 대형 쿠페인 CL 클래스를 통해 처음 선보인 액티브 보디 컨트롤(Active Body Control, ABC)은 이전 해에 S 클래스에서 첫 선을 보인 에어매틱(AIRMATIC)과 더불어 서스펜션의 전자화에 획기적인 획을 그은 기술로 평가된다. ABC는 일반적인 쇼크 업소버와 코일 스프링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서스펜션에 유압제어식 조절 실린더를 더한 구조로 되어 있다. 이로써 노면으로부터 전달되는 진동과 차체의 기울어짐을 적극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되어, 주행안정성 향상과 함께 승차감의 수준을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었다.

2003 – 7G 트로닉: 첫 승용차용 7단 자동변속기

메르세데스-벤츠는 2003년에 V8 엔진 모델에 처음으로 세계 최초의 승용차용 7단 자동변속기인 7G 트로닉을 달아 출시했다. 7G 트로닉은 최저단과 최고단 기어 사이의 간격이 넓어졌으면서도 각 단별 간격은 좁아져, 평균 엔진 회전속도를 떨어뜨려 연비와 소음을 줄이고 엔진 출력활용도는 키우는 효과를 거두었다. 7G 트로닉은 이후 자동변속기 다단화 흐름을 가속화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2006 – 메르세데스-벤츠 E 320 블루텍: 블루텍 기술을 사용한 첫 디젤 승용차

디젤 엔진은 연료의 특성상 휘발유 엔진에 비해 산성비의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이 배기가스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 질소산화물의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술로 개발된 것이 블루텍 기술이다. 선택적 환원촉매(SCR)에 요소수를 뿌려 화학작용을 유도함으로써 질소산화물을 무해한 질소와 물로 분해하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블루텍 기술을 2005년 트럭에 처음 도입한데 이어 2006년 E 320 블루텍에 얹어 양산을 시작함으로써 청정 디젤 승용차 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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