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토카 한국판 2012년 1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원고를 쓰는 이 시점까지 아직 정확한 결산자료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수입차 판매가 10만 대를 넘어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지난해 11월까지 판매된 수입차가 9만7천158대였다고 하니, 월 평균 판매대수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을 해 보더라도 그러한 예측은 거의 틀리지 않을 것이다. 올해에는 수입차가 월 1만 대씩 팔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아직 전체 시장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0퍼센트를 밑돌고 있지만, 몇 년 안에 10퍼센트 선을 넘을 것 같다.

지난 몇 년 동안, 수입차 시장의 성장률은 전체 내수 자동차 시장 규모의 성장률을 훨씬 뛰어넘었다. 판매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은 브랜드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많건 적건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2천만~3천만 원대 중저가 수입차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국산차를 고려하고 있던 소비자들이 수입차로 점차 눈을 돌리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시장이 커지면서 점차 다양한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들어오고, 그러면서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수익성을 추구하기 위해 대중적인 차를 대량생산하는 국내 메이커들과 달리, 적정한 수익만 보장된다면 소량 수입판매도 가능한 수입차는 국산차의 빈틈을 채우는 색깔 있는 차들이 많다. 일정한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국산차에 질린 사람이라면 다양한 장르와 성능, 디자인의 차를 마음껏 고를 수 있는 수입차로 시선이 끌리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일부 브랜드들은 경쟁력 있는 인기 제품을 대량 판매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전국 주요 간선도로 변에 수입차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내걸리고, 아파트 단지에 전단지가 뿌려지거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판매조건을 안내하는 내용이 날아오는 일도 많아졌다. 국산차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판매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수입차도 국산차처럼 영업을 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어쩌면 이제 수입차와 국산차 사이의 심리적 장벽은 영업 분야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직 수입차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실질적인 구입과 운용에 있어서 애프터서비스를 비롯한 비용 부담 때문에 꺼리는 사람들도 있는가 하면, 고도성장을 계속하며 큰 이익을 남기면서 사회적 공헌에 소홀한 수입차 메이커들에 대한 비난도 적지 않다. 상품성과 경제성, 성능만 뛰어나다고 해서 특정한 차가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차를 사는 이유는 그들이 고를 수 있는 차의 종류보다도 훨씬 많다. 폭 넓은 소비자들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더 큰 성장이 가능하다. 단기적인 실적에만 연연하다가 잠재 소비자를 놓치고 마는 경영사례는 비일비재하다. 

그나마 주 수요층을 대상으로 하는 골프대회 후원이나 문화 마케팅을 벗어나, 사회적인 공헌활동으로 폭을 넓히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BMW 코리아가 비영리 공익재단인 미래재단을 설립한 것이나, 폭스바겐 코리아가 벌이고 있는 ‘오리지널 드라이버’ 캠페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소비자들이 차를 더 즐길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습에 더 친근감을 느껴야 앞으로 더 많은 차를 팔 수 있을 것이다.

수입차 대중화와 더불어 서비스와 마케팅의 변화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국산차와 수입차 사이의 장벽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모든 마케팅 활동의 밑바탕에 좋은 제품이라는 탄탄한 기본이 갖춰져야 하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