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옹 한국판 2014년 11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영국은 역사와 전통이 숨쉬는 나라면서 미니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뉴 미니 5도어는 뉴 미니 3도어의 발랄함과 세련미에 두 개의 도어와 넉넉함을 더했으면서도 전통적인 미니의 매력은 고스란히 이어받았습니다. 고풍스러운 휴양도시 헨리온템즈의 풍경 속에 녹아든 뉴 미니 5도어를 만나보시죠.

올해 상반기에 등장한 뉴 미니는 여러 면에서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 주었습니다. 크기와 힘처럼 실용적인 부분들은 더욱 풍요로워졌고, 편의장비와 꾸밈새는 새로운 기술과 꼼꼼한 배려로 더욱 편리해졌습니다. 그러면서도 미니 고유의 전통적 디자인 요소를 현대적인 색깔로 재현한 위트와 고카트가 달릴 때처럼 민첩한 몸놀림은 한층 더 숙성되었죠. 뉴 미니는 이와 같은 변화가 매력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2001년에 선보인 첫 신세대 미니가 장난꾸러기 악동같은 느낌이었다면, 뉴 미니는 경험과 실력을 쌓아 세련미가 느껴지는 주니어 레이서같은 느낌입니다.

이렇게 패기와 노련미를 한몸에 지니게 된 뉴 미니지만,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었습니다. 사람이 타고 내릴 때든, 짐을 싣고 내릴 때든 뒷좌석을 자주 쓰려면 아무래도 뒷좌석만을 위한 도어가 따로 있는 쪽이 편하기 마련이죠. 다목적으로 활용하려고 할 때에도 뒤 도어는 제법 도움이 됩니다.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훨씬 더 넓어지는데, 이럴 때 뒤 도어는 짐 관리를 돕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물론 미니 3도어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들이지만, 도어가 두 개 더 있다면 훨씬 더 수월해지는 건 사실입니다. 다른 해치백을 보더라도 5도어 모델이 훨씬 보편적인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물론 이런 사실을 미니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5도어를 일찌감치 내놓지 않은 이유는 미니의 오리지널리티를 5도어에 어떻게 반영할까에 관한 고민 때문이었습니다. 클래식 미니를 만들 때에도 5도어 모델을 검토한 적이 있었지만 실제로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미니라고 하면 당연히 3도어를 떠올리게 되었죠. 뉴 미니도 마찬가지입니다.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해석했더라도 가장 미니다운 미니는 역시 3도어입니다. 디자인에서 쓰임새에 이르기까지, 미니다움은 3도어를 통해 가장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모두 그런 사실을 인정하고 이해했기에, 5도어를 만드는 과정은 끊임없는 도전과 시험의 연속이었다고 합니다. 

오랜 고민과 노력 끝에 뉴 미니 5도어는 놀라운 결과물로 탄생했습니다. 뉴 미니 5도어를 처음 만난 영국 옥스퍼드셔의 헨리온템즈 거리에서는 클래식 미니에서부터 1세대, 2세대, 갓 새로 나온 3세대 미니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대를 불문하고 모든 미니가 멀게는 역사가 1700년대로 거슬러올라가는 건물들이 가득한 거리 풍경과 너무나도 멋들어지게 어우러지고 있었습니다. 뉴 미니 5도어의 모습 역시 전혀 어색함 없이 그 속에 편안히 녹아들었죠. 현대적이면서도 전통적인 색깔이 살아 있는 미니의 디자인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뉴 미니 5도어를 소개하는 장소로 미니의 고향인 영국, 그것도 뉴 미니가 생산되는 옥스퍼드 공장 인근의 옥스퍼드셔를 선택한 것도 새로운 형태의 미니지만 미니의 본질은 그대로 이어받았음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분명 전에 없던 새로운 차인데도 어색함이 들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절묘한 디자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뉴 미니 5도어는 5도어의 쓰임새에 걸맞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뉴 미니 3도어의 길이를 16.1cm, 앞뒤 바퀴 사이의 거리를 7.2cm나 늘렸습니다. 작은 차에서 이 정도의 변화는 평범한 세단을 리무진으로 만든 것과 다름없을 정도죠.

그럼에도 겉으로는 뉴 미니 3도어와 꼭 닮아 있습니다. 눈썰미 좋은 사람이라면 3도어보다 좀 더 누운 뒤 유리와 살짝 튀어나온 해치를 알아볼 수 있겠지만, 차체 뒤쪽에 더해진 도어가 아니라면 한눈에 차이를 알아차리기는 어렵습니다. 1.1cm 높아진 지붕과 닫힌 상태에서는 3도어의 것과 다르다는 것이 전혀 티가 나지 않는 도어 구조도 마찬가지고요. 지나치게 커 보이지 않도록, 다시 말해 가장 미니다워보이는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디자이너들이 애쓴 덕분입니다. 크지만 작은 차. 뉴 미니 5도어의 모습은 이런 역설에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앞 도어보다 살짝 작은 크기의 뒤 도어를 열면 다른 미니에서 익숙한 분위기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앞좌석과 같은 주제와 요소로 꾸민 도어 내장재가 그렇고, 간결하고 편안한 디자인의 뒷좌석이 그렇습니다. 앞뒤 좌석 사이 가운데에 놓인 컵 홀더도 반갑습니다. 자연스럽게 다리와 엉덩이 순으로 차 안으로 집어 넣고 문을 닫으면 뉴 미니와 하나가 되는 절차가 끝납니다. 뉴 미니 3도어와 비교하면 좀 더 빠르고 쉽죠.

물론 공간이 더 넉넉해졌다는 것도 금세 실감할 수 있습니다. 차체가 길어진만큼 발도 더 멀리 뻗을 수 있고 무릎도 답답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바퀴 자리가 뒤쪽으로 물러나면서 실제 쓸 수 있는 너비도 넓어진 것이 꽤 매력적입니다. 꼼꼼하게 마무리한 트렁크는 뉴 미니 3도어처럼 싣는 짐 크기에 알맞게 바닥 높이와 뒷좌석 등받이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공간도 훨씬 커졌고요.

넉넉하고 편안해진 느낌을 뒤로 하고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기면 뉴 미니 3도어와 똑같은 모습의 대시보드가 눈 앞에 펼쳐집니다. 좀 더 단정하고 깔끔해진 디자인과 더불어 해상도 높은 8.8인치 온보드 모니터, 센터 콘솔 둘레의 LED 라이트 링, 헤드업 디스플레이처럼 활기를 더하는 새 기술들이 눈을 즐겁게 합니다. 그리고 그런 활기는 달리기에도 그대로 이어지죠.

차체는 뉴 미니 3도어보다 크고 무거워졌지만, 똑같은 엔진과 변속기를 쓰면서도 운전하는 느낌은 거의 같습니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대로 ‘스윽’하며 곧장 코너 안쪽을 향해 머리를 들이미는 고카트 필링은 차체 아래로 흐르는 도로의 상태를 잘 전하면서도 거칠지 않은 승차감 속에서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휘발유 엔진을 얹은 쿠퍼 S와 디젤 엔진의 쿠퍼 SD는 속도를 올리는 과정만 차이가 있을뿐 발랄한 감각은 서로 다르지 않습니다. 어느 쪽을 몰든 미니답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미니를 미니답게 즐기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현실적인 이유로 선택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뉴 미니 5도어는 완벽한 해법을 제시합니다. 결혼을 앞둔 커플은 자녀가 생기더라도 고스란히 운전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고, 자녀가 있는 부부는 마음놓고 미니와 함께 하는 활기찬 생활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악기나 작업도구, 운동기구가 일상의 일부인 사람들에게도 커진 실내와 더해진 두 개의 도어는 미니가 지닌 매력 중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가장 미니다운 미니를 더욱 편리하게. 뉴 미니 5도어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바로 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