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10월 28일에 오토엔뉴스를 통해 다음 자동차 섹션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지난 10월 9일, 일부 외신에서는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인 다카타가 미국에서 파산보호신청이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다카타는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에 에어백을 공급해온 곳으로, 에어백(정확히는 팽창장치) 시장에서 20퍼센트 전후의 몫을 차지해 왔다. 그런데 지난 몇 년 동안 에어백 결함이 대량 리콜 사태로 이어져 큰 타격을 입었다. 

다카타 에어백이 문제가 된 것은 특정 상황에서 에어백이 팽창할 때 폭발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 에어백 주변에 있는 금속 부품이 충격으로 파손되어 튕겨져 나올 수 있는데, 날카로운 금속 부품이 빠른 속도로 사람의 몸에 부딪치면 경우에 따라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하다. 실제 사고 때 그와 같은 이유로 사람이 죽거나 다친 사례가 보고되었기 때문에, 같은 설계로 만든 다카타 에어백이 쓰인 차들에 대한 리콜이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카타는 1억 개에 육박하는 불량 에어백 리콜과 관련한 비용 외에도 미국 정부에서 부과한 벌금, 피해자들로부터의 소송, 판매 감소와 기업 이미지 추락에 따른 주가 하락 등이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으로 파산보호나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이 사건에서, 에어백 결함의 원인 중 하나는 에어백을 부풀릴 때 쓰이는 화약인 질산암모늄으로 추정되고 있다. 에어백은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가스가 만들어져 내부를 채워야하는데, 내부를 채우는 가스는 가스발생제가 화약의 폭발에 따른 화학작용을 거치면서 만들어진다. 에어백에 쓰이는 화약으로는 아지드화 나트륨처럼 질소가 포함된 금속화합물이 주로 쓰였지만, 독성 때문에 다른 물질로 대체되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질산암모늄이다.

이 질산암모늄(NH₄4NO₃)은 두 얼굴을 가진 물질이다. 한편으로는 ‘비료의 3요소’인 질소, 인, 칼륨 중 질소의 공급원으로, 화학공업을 통해 질소 비료로 대량생산되어 인류의 농업 발전에 엄청난 도움을 주었다. 만약 질산암모늄이 없었다면 인류는 식물 재배에 필요한 질소 성분을 재래식 비료에 의존했을 것이고, 지금처럼 농업이 대규모로 발전하지 못해 수시로 식량난을 겪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퇴비 같은 재래식 비료의 악취에 계속 시달렸을 것이다. 질산암모늄은 색도, 냄새도 없어 다행이다.

문제는 에어백에서도 그렇듯 화약으로도 쓸 수 있는 위험한 물질이라는 점이다. 고체 상태의 질산암모늄은 그 자체로는 안정되어 있지만, 다른 물질과 섞으면 쉽게 폭발물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유나 중유처럼 연료로 쓰는 기름과 일정 비율로 섞으면 ANFO(Ammonium Nitrate Fuel Oil) 폭약이 된다. ANFO 폭약은 비교적 값이 싸서 광산 등에서 산업용으로 널리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세계 각지에서 있었던 사제 폭탄 테러에 쓰이기도 했다. 

2004년 북한에서 있었던 룡천역 폭발 사고도 질산암모늄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2015년 중국 톈진항 대폭발 때에도 다른 위험물과 함께 질산암모늄이 원인물질 중 하나로 추정되었다. 이렇듯 질산암모늄은 위험성 때문에 제조나 취급이 엄격하게 관리되고, 우리나라에서도 위험물안전관리법으로 관리하는 위험물에 속한다.

요즘은 비료 원료로 쓰는 질산암모늄은 코팅 처리를 한다. 비료를 폭탄 원료로 쓰기 어렵게 만들려는 목적도 있지만, 수분(물)을 쉽게 흡수하거나 물에 녹지 않게 하려는 목적도 크다. 질소는 물에 쉽게 녹기 때문에, 식물에 흡수되기도 전에 땅 속에서 물과 함께 스며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물을 끌어당기는 특성이 다카타 에어백에서도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들어 질산암모늄은 자동차와 관련해 또 다른 문제적 물질로 취급되고 있다. 경유 차와 관련해 만들어지는 미세먼지 중 일부가 질산암모늄 성분이기 때문이다. 경유 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속 질소산화물(NOₓ)은 햇빛의 영향으로 공기 중의 암모니아(NH₃)와 광화학 반응을 일으키면서 아주 작은 질산암모늄 입자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산암모늄은 피부나 눈, 호흡기 등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에어백 팽창용 화약으로 쓰이는 질산암모늄은 폭발과 함께 화학반응을 일으켜 대부분 인체에 해가 적은 물질로 바뀐다. 그러나 폭발에 따른 위험성 때문에, 좀 더 안전한 성분의 화약을 쓴 에어백으로 교체하는 리콜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판매된 차 가운데에도 리콜 대상인 다카타 에어백이 쓰인 차들이 있고, 리콜이 진행되고 있거나 곧 시작될 예정이다. 번거롭더라도 리콜 대상인 차를 갖고 있다면 서면 통지를 받으면 내용을 확인해 빠짐없이 리콜을 받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