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만나고 싶소

[ 모터트렌드 한국판 2017년 3월호 ‘당장 만나고 싶소’ 피처 기사에 실린 제 글의 원본입니다. 여러 자동차 저널리스트가 각자 지금 만나고 싶은 최신 또는 미래 기술을 골라 그 이유를 이야기한 기사입니다. 저는 사운드 제너레이터에 관한 내용을 다뤘습니다. ]

차를 모는 즐거움을 주는 여러 요소 중 하나는 소리다. 가속하고 감속할 때 매 순간 달라지는 엔진음과 배기음은 차가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음을 알려주면서 고유의 음색으로 차의 색깔을 보여주기도 한다.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차는 나긋하고 차분한 소리를 내고, 스포티한 차는 강렬하면서 박력 있는 소리를 내기 마련. 모두 차의 성격에 어울리도록 엔지니어들이 공들인 결과물이다. 물론, 싸고 평범한 차일수록 잘 조율된 소리는 듣기 어렵다. 어느 정도 신경을 썼더라도 일상에서 자주 쓰는 영역을 벗어나면 불쾌한 소리를 만들어내기 일쑤다.

좋은 소리를 내는 차만 골라서 탈 수는 없는 형편인 만큼, 가짜라도 좋으니 내 차에서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이미 그런 장치가 달려 있는 차들도 있다. 현대 벨로스터에 들어가는 엔진 사운드 이퀄라이저는 엔진 음색을 선택하고 음량을 조절할 수 있다고 하는데 직접 들어보지는 못했고, 푸조 308 GT에 쓰인 기능은 제법 그럴싸하게 우렁찬 엔진 소리를 만들어내지만 인위적인 느낌이 두드러졌다. 소음 규제 때문에 머플러를 통해 큰 소리를 낼 수 없으니, 포르쉐처럼 공명구조를 이용해 실내에만 소리를 키워 전달하거나 앞서 이야기한 차들과 비슷하게 전자장비로 멋진 소리를 만들어내는 차들은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애프터마켓 제품 중에는 시가잭에 꽂거나 OBD 단자에 연결해 엔진 회전수에 따라 정해진 음색의 소리를 내는 것도 있다고 한다. 내가 원하는 장치는 그런 제품들처럼 차에 내장되지 않고 다른 차에서도 쓸 수 있도록 따로 다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성능 좋은 신서사이저가 내장되어 최대한 실제에 가까운 소리를 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풍부한 사운드 라이브러리다. 유명한 자동차 비디오 게임들처럼 세계 명차의 소리를 샘플링해 라이브러리로 만들고, 파일을 인터넷으로 내려 받아 원하는 차의 소리를 내 차에서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기아 포르테 쿱에서 소리로나마 페라리 테스타로사나 폰티액 GTO를 모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흐뭇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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