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6월 18일에 오토엔뉴스를 통해 다음 자동차 섹션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BMW코리아는 6월 14일에 두 가지 ‘스페셜 에디션’ 모델을 출시했다. 출시된 모델은 중형 SUV인 X3과 X3을 바탕으로 만든 쿠페형 SUV인 X4에 일부 장비를 추가한 것들로, 각각 X3 xDrive20d M 에어로다이내믹 프로 에디션과 X4 xDrive20d M 스포츠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팔린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수시로 특별함을 강조한 스페셜 에디션 모델을 내놓는다. 일반적으로 스페셜 에디션은 마케팅 관점에서 제품의 유무형적 가치를 높여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나 관심 또는 판매량을 키우기 위해 만든다. 이는 흔한 물건을 사면서도 뭔가 남들과 다른 것을 갖고 싶은, 그럼으로써 스스로 특별함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자극하는 마케팅 방법이다. 스페셜 에디션이 나오는 제품의 종류는 다양해서, 자동차뿐 아니라 음반이나 비디오 게임, 출판물, 영화는 물론이고 위스키나 와인 등 식음료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폭이 넓다. 물론 대량 생산되거나 대중적으로 유통되면서도 소비자의 취향이 제품 선택에 주는 영향이 크고 해당 장르에 애호가 층이 존재하는 장르라는 공통점이 있다. 

스페셜 에디션은 대량 생산되거나 유통되는 일반 제품과 다른 특별함이 가치를 좌우한다. 그래서 바탕이 되는 제품에는 없는 요소를 추가하고 판매 기간이나 수량을 한정해 만들어지거나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특별판을 뜻하는 스페셜 에디션이라는 표현 말고도 한정판을 뜻하는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이라는 이름이 붙어 나오는 제품도 많다. 또한, 창립 50주년 등 회사나 브랜드에게 기념할만한 시기나 이벤트 등에 맞춰 나오기도 하고, 패션 등 다른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꾸밈새를 달리한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스페셜 에디션 가운데에서도 기간보다는 수량을 한정해 판매하는 쪽이 희소성 등 특별함이 두드러져 마케팅 효과가 더 크다. 그런 제품은 전체 한정생산 대수 중 생산 순번을 표시하거나 그 중 한 대임을 표시한 명패 등을 차에 덧붙여 특별함을 나타내기도 한다. 지난해 말 BMW 그룹 100주년을 기념해 판매된 BMW 인디비주얼 7시리즈 더 넥스트 100 이어스 에디션에 100대 한정을 뜻하는 ‘1 OF 100’ 표시가 각인된 것이나 포르쉐가 자연흡기 엔진과 수동변속기를 결합한 전통적 파워트레인 구성을 갖춘 911 R을 991대 한정 판매하면서 한정판 고유번호를 새긴 알루미늄 배지를 붙인 것이 그와 같은 예다.

물론 수량을 한정해 생산 또는 판매되는 모델이면서도 차에 한정생산 모델 중 하나임을 나타내는 표시가 붙지 않는 것들도 있다. 그런 모델은 대개 한정생산 또는 판매의 의미가 크지 않은 성격의 차들이다. 예를 들어 수량은 정해져 있지만 희소성을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많거나 일반 모델과 차이가 크지 않아 뚜렷하게 차별화할 수 없는 경우가 그렇다. 또한, 프로모션용으로 일반 모델에서 몇 가지 선택사항을 조절하고 대수만 한정해 팔면서 ‘한정판매’를 내세우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기간한정으로 판매되지만 국내에는 일부 수량만 정해 수입 판매하는 모델도 있다. 이들 모두 자동차 업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이다.

그렇게 보면 X3과 X4 스페셜 에디션은 희소성에 초점을 맞춘 대수 한정 모델은 아니다. 물론 수입차인 만큼 수입한 물량은 정해져 있겠지만, 일반 모델과의 차별화가 마케팅의 핵심 목적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동안 국내 판매 모델에서 선택하기 어려웠거나 윗급 모델에만 포함되었던 장비 일부를 패키지로 묶으면서 가격 인상폭을 줄인 것이 이번 스페셜 에디션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보도자료에서는 X3 스페셜 에디션을 ‘이번 세대 X3의 마지막 스페셜 에디션 모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렇게 표현한 이유는 현재 판매 중인 X3이 곧 단종되고 새로운 3세대 모델로 바뀔 예정이기 때문이다. 2018년형 모델로 나올 신형 X3은 9월에 열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식 데뷔하리라고 예상한다. X4는 2세대 X3이 페이스리프트한 2014년 초에 나왔기 때문에 X3보다 시기는 늦겠지만, 머지않아 3세대 X3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새 모델로 바뀌게 된다. 

대개 특정한 모델의 세대가 바뀌기 직전에는 해당 모델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층이 새차가 나올 때까지 구매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되면 일시적으로 해당 모델 판매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줄어든 수요는 새차가 출시되면 새차효과로 판매가 늘어나 상쇄되기도 하지만, 판매업체 관점에서는 판매감소가 자금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판매수량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자동차 업계에서는 모델 단종에 즈음해 대박을 칠 수는 없어도 어느 정도 판매수준을 유지하는 역할을 할 차로 스페셜 에디션을 투입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스페셜 에디션은 달리 표현하면 끝물에 덤을 얹어 떨이로 팔면서 이익도 챙기는 차인 셈이다. 즉 자동차 회사, 특히 수입차 브랜드가 오랫동안 꾸준히 팔리던 모델에 희소성과 특별함이 생명인 스페셜 에디션을 내놓으면서 ‘경쟁력 있는 가격’을 내세운다면 십중팔구는 모델 세대가 바뀔 때가 가깝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