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갑 – 쌍용 렉스턴 스포츠

[ 모터트렌드 2018년 5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가성비가 뛰어난 차 네 모델 – 닛산 알티마, 쌍용 렉스턴 스포츠, 르노삼성 SM5 클래식, 기아 스토닉 – 을 네 명의 에디터/필자가 나누어 각각의 장점과 특징을 이야기한 피처 기사의 일부입니다. ]

세상에 싸면서도 좋은 물건은 없다고들 한다. 모든 물건은 매겨진 값에 걸맞은 가치를 갖는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성비’라는 표현은 사실 값싼 물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값이 어떻든, 그 값에 비해 가치가 높다면 가성비가 좋다고 할 수 있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는 가장 싼 모델이 2,320만 원, 최고 트림에 풀 옵션을 갖추면 3,880만 원이 넘고, 실제로는 3,000만 원대는 되어야 괜찮은 모델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값 자체만 놓고 보면 결코 싸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가성비를 논할 수 있는 이유는 적지 않다.

단순히 생각하면, 렉스턴 스포츠는 국내에서 3,000만 원 전후의 비용을 치르고 손에 넣을 수 있는 차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크다. 짐칸이 차지하는 공간이 크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큰 덩치가 주는 위압감은 차 크기를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만족도를 높이기에 충분하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나 단종된 지 오래인 허머를 선망의 대상으로 삼는 사람들도 그와 비슷한 심리를 가졌을 것이다. 

SUV인 G4 렉스턴과 별반 차이 없는 외모도 심리적 가성비를 높이는 요소다. 쌍용차 애호가들에게 렉스턴의 브랜드 이미지가 좋게 각인되어 있다. G4 렉스턴이 완전히 새로 개발되었고 쌍용 스스로도 차별화를 고민했으면서도 이름을 그대로 쓴 것도 그 때문이다. 렉스턴 스포츠 역시 G4 렉스턴의 변형 모델로 만들어진 덕을 보고 있다. 쌍용 SUV의 기함인 G4 렉스턴의 브랜드 이미지를 물려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꾸밈새 면에서도 언뜻 보기에는 별 차이가 없다. 정말 픽업트럭이 필요해서 사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SUV의 대안으로 선택하는 사람에게는 SUV만큼 확장성이 뛰어나지는 않아도 실내에 다섯 명이 타고도 꽤 많은 양의 짐을 실을 수 있고 짐을 웬만큼 실어도 실내 공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한 매력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불편함만 감수하면 훨씬 더 싼 값에(물론 절묘한 가격 구성에서 비롯되는 착시효과다) G4 렉스턴을 가질 수 있다는 만족감을 줄 수 있다.

사실 가성비는 상대적 비교에서 얻는 만족감도 큰 영향을 준다. 실질적 선대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코란도 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렉스턴 스포츠의 장점은 더 돋보인다. 코란도 스포츠는 비좁은 뒷좌석 공간이 약점으로 꼽혔는데, 렉스턴 스포츠는 쓰임새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마찬가지여도 공간 자체는 훨씬 더 커졌다. 좌석 쿠션도 크게 개선되어, 곧추선 등받이가 주는 불편함만 참을 수 있다면 뒷좌석에 어른을 태워도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다.

그리고 무쏘 스포츠 시절부터 이어지는 독보적 장점은 직접 경쟁할 상대가 없다는 것이다. 2016년 말까지 판매된 중국산 포톤 툰랜드의 값이 3,320만 원이었고, 일부 병행수입 업체가 판매하고 있는 포드 F-150이 7,000만 원대로 판매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완전히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그리고 엄연히 트럭인 만큼 화물차로 분류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자영업자는 차를 샀을 때 부가세(10퍼센트) 환급이 가능하므로 매출 규모에 따라서는 부가세를 털어낼 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연 자동차세는 2만 8,500원에 불과하다. 승용차 살 때 40~60만 원 정도 세금을 내는 것과 비교하면 부담이 적다. 물론 차값에 비하면 큰 금액은 아니지만, 3년만 탄다고 해도 몇 달치 연료비는 건지는 셈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트럭인 만큼 거칠고 험한 승차감, 짐차 이미지(짐차니까 당연하긴 하다), 쌍용차 특유의 부족한 꼼꼼함 등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면들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값에 이만큼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차도 흔치 않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 이 차는 이런 사람에게 어울린다 – 허세와 실리 모두 중요하게 여기며 평범한 차는 견디지 못하는 쌍용차 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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