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A3 대란의 명암

[ 2018년 7월 30일에 오토엔뉴스를 통해 다음 자동차 섹션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2018 부산모터쇼 언론공개일 전날인 6월 6일. 아우디코리아는 부산 외곽의 한 호텔에서 ‘아우디 비전 나이트’라는 이름의 별도 행사를 열었다. 올해 들어 한동안 중단했던 국내 판매를 조심스럽게 다시 시작한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새 모델을 내놓으며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아우디코리아는 올해 판매목표를 1만 5,000대 이상으로 잡고, 내년 2만 대에 이어 2020년에는 3만 대로 연간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 브랜드별 판매 1위를 차지한 메르세데스-벤츠의 6만 9,000여 대, 2위인 BMW의 6만 여 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그러나 3위를 차지한 렉서스의 판매량이 1만 3,000여 대였음에 비춰 보면, 아우디코리아가 올해 실적을 목표치까지 채우면 적어도 렉서스와 비슷하거나 좀 더 높은 수준에 이름을 알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보면 허세라고 보기는 어렵다. 주력 판매 차종이 3월 말부터 판매를 시작한 A6뿐이었음에도 판매대수는 5,011대(한국수입자동차협회 발표치 기준)에 이른다. 7월 초에 내놓은 A4에 이어 기존 판매 모델 중 국내 형식승인을 다시 받아 판매가 재개되는 모델들이 가세하면 판매에 한층 더 가속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불거졌던 이른바 ‘아우디 A3 대란’은 여러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아우디 A3 대란은 오는 8월 판매재개를 앞두고 있는 아우디 A3이 대폭 할인된 값으로 팔린다는 이야기에 일반 소비자의 사전계약 문의가 빗발친 일을 말한다. 수입차 시장에서 ‘제 값 주고 사는 사람이 바보’가 된 지는 이미 오래다. 그러나 A3의 경우에는 할인폭이 무려 40퍼센트에 이른다는 소문이 돌며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크게 부추겼다. 정가 4,000만 원 안팎인 수입 중소형 세단을 국내 브랜드 중소형 세단 최상위 등급 모델과 거의 비슷한 값에 살 수 있다는 이야기에 많은 소비자의 마음이 움직인 것이다. 

여러 인터넷 매체와 커뮤니티에서는 할인 판매되는 A3 세단 물량이 3,000대에 이르며 단순 재고도 아니고 2018년형 새차라는 식의 구체적 이야기까지 나왔다. 물론 아우디코리아는 그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공식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대부분 관련 정보는 개별 딜러를 통해 나왔고, 몇몇 경로를 통해 알아본 바로는 할인판매 계획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 사항은 정해진 것이 없으며, 짧은 시간 안에 전체 물량이 모두 공급되지는 않으리라고 한다.

이번 일을 바라보는 시선은 무척 다양하다. 다소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일부 소비자는 ‘좋은 차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인데 뭐가 문제냐’며 그와 같은 시선을 불편하게 느끼기도 한다. 분명 일부 긍정적 측면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부정적 측면도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물론 한정된 물량이라고는 하지만, 소문대로 처음부터 모든 A3 세단에 정가의 40퍼센트 남짓한 할인이 이루어져 팔리는 것이 사실일 때의 이야기다.

40퍼센트라는 큰 비율의 할인을 특정한 조건의 소량에만 한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다. 그러나 출고하는 차 전반에 걸쳐 그만큼의 할인을 해서 판다는 것은 일종의 시장교란행위라고 할 수 있다. 엔트리 모델이 갖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대폭 할인은 처음 브랜드를 접하는 소비자를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가격적 장점을 내세워 동급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물론 실질적 타격은 경쟁 브랜드보다는 좀 더 대중적인 성격의 외산차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 차들이 입을 것이다.

관점을 달리해 보면, 그만큼 할인해서 차를 팔아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면 과연 수입 원가는 얼마이며 이익은 얼마나 남기는 것인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유통과정의 비용이나 마진 등을 모두 고려한다면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고 하지만, 고시가격과 거래가격 사이의 차이가 큰 것은 원래 정해진 가격이 별로 의미가 없는 상징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브랜드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일이다.

게다가 한 번 대폭 할인 판매를 하고 나면 다시 정가로 판매하기는 어려워진다. 소비자들이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할인 판매가 끝난 뒤에도 실적을 내려면 어쨌든 판매 일선에서는 정가보다 낮은 값에 팔아야 하는데, 이는 딜러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수입사의 정책이 달라지더라도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최종 거래가격을 맞추는 것은 딜러의 몫이기 때문이다. 판매 물량이 늘지 않는 한 딜러의 실질적 마진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수입사는 외국 기업이지만 판매사인 딜러는 국내 기업이라는 점, 외국 자동차 유통 시스템과 달리 국내에서는 수입사가 딜러보다 우월적 지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것 역시 또 다른 형태의 갑질로 변질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아우디코리아의 공식 발표는 없었기 때문에, 사실을 확인하려면 실제 2018년형 A3 세단이 공식 판매를 시작하는 시점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여러 소문만 놓고 본다면, 아우디는 일반적인 한국 소비자나 아우디 소비자의 속성을 잘 알고 그에 걸맞게 대응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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