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에 대한 경각심 일깨우는 BMW 화재

[ 2018년 8월 6일에 오토엔뉴스를 통해 다음 자동차 섹션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7월 26일, BMW 코리아는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자사 차 화재 사고 조사 결과와 자발적 리콜 및 후속 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화재 원인은 일부 차종의 EGR(배출가스 재순환 장치) 모듈 이상이며, 이에 따라 8월 20일에 시작하는 공식 리콜에 앞서 7월 27일부터 긴급 안전 진단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리콜 대상 차는 BMW 코리아가 판매한 42개 차종 10만 6,317대다. 그와 더불어, BMW 코리아는 긴급 안전 진단에 대상 차량 소유자가 서비스 센터를 방문하는 방법 외에도 BMW 전문 테크니션이 차가 있는 곳으로 방문하는 방법도 활용하기로 했고, 리콜과 관련해 주말에도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또한, 리콜 전담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수리 기간 중 렌터카 제공과 화재 피해차에 대한 보상 기준도 마련해 발표했다.

이와 같은 BMW 코리아의 대응은 과거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모범사례에 가깝다. 물론 이전에는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것처럼, 일반적인 화재 사례에 대한 대응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화재 원인에 대한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소유자의 손해에 대한 처리나 대응이 일관되지 않거나 부실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 내부적으로 원인규명 절차가 진행되었고, 원인에 대한 잠정 결론이 내려지면서 공식적인 자발적 리콜과 후속 조치, 보상 관련 가이드라인이 정해진 것이다.

리콜이 이루어지려면 자동차 업체에서 문제 발생을 인지하고 조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한 다음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런 뒤에도 해결 방법을 시행하기 위한 절차와 부품 수급 등 전반적인 대책이 세워져야 하는 만큼, 문제 발생에서 리콜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BMW뿐 아니라 모든 자동차 관련 리콜이 마찬가지다. 화재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에도 BMW 코리아의 자발적 리콜 관련 공식 발표가 이루어지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린 것도 그 때문이다. 

초기 대응의 부실함과 공식 대책 발표가 늦었다는 질책을 피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화재와 같은 위험한 사안과 관련해 이루어지는 리콜에는 이와 같은 수준의 대응이 뒤따르는 것이 옳다. 다만, 공식적으로 리콜 및 후속 조치에 관한 발표가 이루어진 뒤에도 리콜 대상 차종의 화재가 추가로 발생했고, 대상 차종 전체에 대한 점검과 리콜 시행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소비자의 불안을 완전히 잠재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나아가 이번 리콜은 BMW 코리아가 자체적인 원인 분석을 통해 실시하는 자발적 리콜이고, 국토교통부는 그와는 별도로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해당 차 소유자는 정부의 조사결과도 지켜봐야 한다.

한편으로 이번 BMW 화재를 통해 자동차 관련 이슈의 다면성과 복잡함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언론의 외산차에 대한 적대적 시각을 들 수 있다. 자동차가 주행 중 사고 이외의 원인으로 화재가 일어나는 사고는 비교적 흔하다. 그럼에도 주요 언론은 오랫동안 화재 관련 보도에서 국산차와 외산차를 차별해 다뤘다. 국산차의 경우에는 사고차를 언급할 때 승용차, 트럭, SUV 등 차의 형태 이외의 정보를 다루지 않을 때가 많지만 외산차는 브랜드를 명시하는 경우가 많고 구체적인 차종까지 이야기할 때도 있다. 소비자의 주의를 환기하려는 목적이라면 국산차와 연관된 사고에서도 같은 수준의 정보를 알리는 것이 옳다. 

또한, 이번 이슈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리콜 대상 차종에 대한 운행자제를 권고했는데, 정부기관이 특정 차종에 대한 운행자제 권고 발표를 한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과거 사례를 비춰보면 현대 포터나 기아 봉고 등 이번 BMW 화재보다 특정 차종의 전체 화재 발생 건수나 1만 대당 화재 발생 건수가 더 많은 차종이 있음에도 정부가 나서 운행자제를 권고한 일은 없었다. 화재 위험을 근거로 운행자제를 권고하는 등 정부가 직접적 행동에 나서는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이야기다. 정부 발표의 파급효과를 고려한다면, 그와 관련한 기준을 명확히 세울 필요가 있다.

제품 결함과 관련해 소비자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이미 차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차가 리콜 대상이라면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리콜에 응하는 것이 최선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리콜관련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화재 발생 가능성을 이유로 진행되고 있는 자동차 리콜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현대 쏘나타(NF)와 그랜저(TG)에 대한 것이다. 지난해 말 발표되어 올해 1월 4일부터 시정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해당 리콜의 대상 차 대수는 모두 91만 5,283대다. 아울러 기아 그랜드 카니발 21만 2,186대, 기아 모닝(TA)과 레이(TAM) 19만 562대가 뒤를 잇는다. 그 밖에도 올해 잠재적 화재 위험 때문에 새로 리콜 대상이 된 차는 10개 브랜드 69개 차종 5만 4,248대(일부 중복)가 있다. 아직 조처를 하지 않은 해당 차 소유자가 있다면, 최대한 빨리 리콜 처리를 하는 것이 좋다.

일각에서는 리콜 대상 대수보다 실제 화재 건수나 화재발생 비율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차의 운행환경이나 관리상태, 사용방법은 차 소유자나 운전자마다 모두 달라서, 기술적 결함이 실제 이상이나 사고로 이어지는 것은 거의 무작위적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건수나 비율을 가지고 어느 차가 더 안전하고 그렇지 않음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리콜의 이유가 되는 문제와 그 해결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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