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터트렌드 한국판 2019년 3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자동차 업체들이 꾸준히 모터스포츠에 참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터스포츠는 기술 개발 과정에서 훌륭한 시험대 역할을 한다. 모터스포츠는 극한의 조건에서 차의 성능과 특성을 확인할 수 있고, 일반적 제품 개발 과정에 포함되지 않은 수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그만큼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경험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런 것들은 기계적 요소들은 물론이고 부품의 소재나 가공 방법, 주행 관련 소프트웨어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들의 발전에도 도움을 준다. 탄소섬유를 비롯한 경량소재, 실린더 내벽 코팅 등 차의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여러 기술이 경주차 기술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여러 업체가 전기차 경주에 뛰어들고 있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이미 만들어진 기술을 다듬기에도 유용하다. 사람이 하드 트레이닝으로 근육을 단련하고 나면 일상에서 몸을 가볍게 움직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추상적 이유도 있다. 표면적 성적을 떠나, 소비자들에게 ‘도전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특히 모터스포츠 역사가 긴 유럽과 미국에서는 고급 취미로서 이미 다져진 그들만의 리그에 끼어들 기회이기도 하다. 요약하면, 자동차와 관련해 ‘해보지 않으면 모를 것들을 알게 해 주는 것’이 바로 모터스포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