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로 부활한 ‘미니 부가티’ – 부가티 베이비 II

1920년대 부가티의 걸작 중 하나로 타입 35가 있다. 이 차는 희소성과 아름다움, 자동차 경주에서 활약한 역사적 배경을 고루 갖고 있어, 오늘날 세계 주요 자동차 경매에 올라올 때마다 엄청난 값에 낙찰되곤 한다.

이런 명차를 손에 넣기는 누구나 부담스럽다. 그러나 조금 다른 차원, 조금 다른 개념으로 부가티의 전설을 손에 넣을 방법은 있다. 오리지널 타입 35의 디자인을 그대로 살리는 대신 크기를 줄인 차, 베이비 II가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베이비 II’는 오리지널 부가티 베이비를 현대적 기준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모델이다. 500대 한정 생산하기로 계획된 베이비 II는 첫 공개 후 겨우 3주 만에 모두 계약되었지만, 최근 이어진 세계적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일부 계약분이 취소되었다고 한다. 베이비 II 개발과 생산을 위해 협력한 부가티와 더 리틀 카 컴퍼니(The Little Car Company)는 이 계약 취소분을 선착순 판매한다고 밝혔다.

오리지널 부가티 베이비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1926년의 일이다. 창업자 에토레 부가티가 장남인 장과 함께 막내아들인 롤랑의 네 살 생일 선물로 타입 35를 절반 크기로 줄인 장난감 차를 만든 것이다. 처음에는 한 대만 만들 생각이었지만, 부가티 구매자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판매용으로 생산하기 시작했고, 1927년부터 1936년까지 500여 대가 만들어져 지금도 일부가 남아 있다.

첫 부가티 베이비와 달리, 베이비 II는 좀 더 현실적이면서 폭넓은 사람들을 태울 수 있는 차로 만들어졌다. 크기는 타입 35의 75퍼센트로 줄여, 열네 살 이상의 청소년은 물론 어른도 탈 수 있게 되었다. 섀시는 오리지널 타입 35를 3D 스캔한 자료를 바탕으로 역설계해 만들었고, 조절식 댐퍼를 달아 핸들링 특성도 오리지널 모델에 가깝게 구현했다는 것이 부가티의 설명이다.

눈에 보이는 모습도 타입 35를 충실하게 구현했는데, 현대적 기술의 도입과 더불어 부분적으로 변화를 줬다.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작아진 차체를 고려해 차에 오르내리기 쉽도록 탈착식으로 바꿨다. 연료 펌프 핸들은 모양을 그대로 살리는 대신 주행 상태(전진, 중립, 후진) 조절용 레버로 기능이 바뀌었다. 원형 패턴이 반복되는 형태로 가공한 알루미늄 대시보드도 고스란히 재현했다.

구동계는 오리지널 베이비와 달리 리튬이온 배터리 팩과 전기 모터로 뒷바퀴를 굴리는 순수 전기 구동계를 쓴다. 일반적인 전동화 승용차처럼 감속 에너지 회수 기능이 있어, 주행 중 감속하거나 브레이크를 밟을 때 생기는 운동 에너지로 배터리 팩을 충전할 수 있다. 아울러 계기판의 연료압력계는 배터리 충전량을 표시하는 계기로, 오일계는 모터 출력을 나타내는 계기로 바꿨다.

베이비 II는 기본형, 비테스(Vitesse), 푸르 상(Pur Sang)의 세 가지 버전이 있다. 기본형은 복합소재로 만든 차체와 1.4kWh 배터리 팩을, 비테스는 탄소섬유 차체와 2.8kWh 배터리 팩에 부가티 시롱의 것을 닮은 스피드 키(Speed Key)를, 수집가 대상으로 제작되는 푸르 상은 비테스와 같은 동력계에 수작업으로 가공한 알루미늄 차체를 갖춘다.

모든 모델에 차동 제한 디퍼렌셜, 유압식 브레이크, 주행 모드 선택 기능이 공통 적용되지만, 성능은 모델마다 차이가 있다. 기본형은 주행 모드가 초보자(Novice)와 전문가(Expert)의 두 가지다. 초보자 모드는 최고속도 시속 20km, 최고출력이 1.4마력(1kW)로, 전문가 모드는 최고속도 시속 45km, 최고출력이 5.4마력(4kW)로 제한된다.

비테스와 푸르 상에도 초보자와 전문가 모드가 있지만, 스피드 키를 인식해 출력과 성능 제한치를 높일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출력을 최고 13.6마력(10kW)까지 활용할 수 있어, 시속 70km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운전자 몸무게에 따라 달라지지만, 부가티는 비테스와 푸르 상 모델로 낼 수 있는 시속 60km 정지가속 시간이 6초 정도라고 밝혔다.

부가티는 1회 충전 최대 주행 가능 거리가 기본형이 25km, 비테스와 푸르 상이 50km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배터리 팩은 쉽게 교체할 수 있어, 재충전하지 않고 미리 충전한 것으로 교체하면 곧바로 다시 달릴 수 있다.

부가티는 실내외 색을 맞춤 주문할 수 있고, 구매자에게는 더 리틀 카 클럽과 부가티 오너스 클럽 회원 자격이 주어져 자녀와 함께 주요 이벤트에 참석할 수 있다고 한다.

기본값은 기본형이 3만 유로(약 4,200만 원), 비테스가 4만 3,500 유로(약 6,090만 원), 푸르 상이 5만 8,500 유로(약 8,200만 원)다. 주문은 BugattiBaby.com 웹사이트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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