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공식 자료에서 찾아낸 아이오닉 5의 흥미로운 디테일들

우리 시간으로 2021년 2월 22일 오후 네 시에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 5를 세계 최초 공개했습니다. 전기차 전용으로 새로 개발한 E-GMP 플랫폼을 활용해 만든 첫 양산 모델이죠.

디지털 월드 프리미어 영상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자마자 현대는 여러 자료를 일제히 공개했는데요. 이것저것, 구석구석 살펴보니 좀 재미있는 것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도자료 텍스트와 사진, 영상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디테일들을 몇 가지 짚어볼까 합니다.

물론… 디지털 월드 프리미어에 앞서 언론매체와 인플루언서들에게 살짝 미리 공개한 것들도 있었는데요. 저는 (현대차 기준으로) 양쪽 모두 해당사항이 없어 못봤고, 공식 발표 후 공개된 자료들만 놓고 살펴봤습니다. 다소 겹치는 내용들이 있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페친 여러분과 댓글을 주고받으며 알게 된 내용도 있다는 것을 밝혀둡니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

18장이 배포된 글로벌 보도자료 사진 가운데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적용된 차 사진은 딱 두 장입니다. 나머지는 모두 일반 사이드 미러가 달려 있고요. 실내 사진은 모두 일반 사이드 미러 적용 버전입니다. 영문 보도자료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국문 보도자료에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내수 전용이라고 되어 있네요. 아마도 선택사항이 될 듯합니다.

프레젠테이션 영상의 디지털 사이드 미러 부분에는 아래쪽에 자막으로 ‘제품 규격은 지역이나 트림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써 놨는데요. 이건 판매국가 법규와 관련된 것이어서, 일부 지역 수출 모델에는 달려 나갈 수도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디지털 사이드 미러의 영상을 보여주는 스크린은 평범한 직사각형으로, 도어 안쪽에 따로 설치되는 모양입니다. 영상에서는 약간 아래에서 위로 올려보는 듯한 각도로 보여줬는데요. 카메라 영상 말고 다른 정보가 표시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설치 위치 만큼은 아우디 이트론(e-Tron)에 쓰인 것보다 덜 어색해 보이는 자리인 듯합니다. 물론 운전자의 위치를 고려해 시야각이나 반사, 왜곡 정도 등을 반영한 것이어야겠죠.

휠과 휠 아치

페이스북에서 댓글 주고받다가 발견한 건데요. 여기에서도 좀 재미있는 사실을 찾아냈습니다.

사진의 휠을 보면 바깥쪽 테두리에서 안쪽으로 15개의 가시가 소용돌이 치듯 안쪽으로 휘감아 들어가는 형태가 밝게 강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꺾인 방향이 운전석쪽과 동반석쪽이 같습니다. 같은 휠 네 개를 좌우에 나눠 끼우니, 양쪽이 서로 반대로 소용돌이 치는 모양이 됩니다.

거기까지는 그럴 수 있겠다 싶습니다만, 바퀴 주변의 휠 아치 부분을 보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위 사진에서 왼쪽에 있는 운전석쪽 옆 모습을 보면, 휠 아치에도 휠의 소용돌이 부분과 같은 방향으로 사선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오른쪽에 있는 동반석쪽 옆 모습을 보면 휠 아치의 사선은 반대쪽과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휠은 그렇지 않아서, 휠 아치의 사선과 휠의 소용돌이 부분과 서로 반대 방향으로 꺾여 있습니다.

물론 보도자료 사진에 나온 차들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것이어서, 작업하다가 실수로 그렇게 된 것일 수도 있죠. 실제 판매되는 차에서는 좌우 휠 모양을 서로 반대가 되도록 만들어 끼울 수도 있겠고요. 그건 실제 차를 확인해봐야 알 수 있겠습니다.

실내 (1)

실내를 옆에서 본 사진입니다. 특별하다면 특별하고, 아니라면 아닌 것들을 몇 가지 찾았는데요.

동반석 뿐 아니라 운전석도 다리받침 조절 기능이 있는 ‘릴랙션 컴포트 시트’입니다(설마 주행 중에도 작동하는 건 아니겠지).
뒷좌석은 앉는 부분만 전동 조절식입니다(거리 조절만 되는 건지, 앞뒤 높낮이 조절도 되는 건지는 아직 모름). 등받이 각도 조절이나 접이 기능은 레버로 작동하게 되어 있네요.
앞좌석 앉는 부분보다 뒷좌석 앉는 부분이 높은 ‘극장식’ 좌석 배치입니다.
도어 트림의 앰비언트 조명이 위에서 아래로 비추는 방식이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비추는 방식이네요. 그리고 앞 도어 뿐 아니라 뒤 도어에도 있고요.
도어 트림에 설치된 스피커 둘레에도 조명이 들어오는군요(과거 기아 쏘울에 쓰였던 것처럼 음악 소리에 따라 밝기가 자동 조절되는 걸까?).
뒷좌석용 에어 벤트(공기 배출구)는 B 필러에 있습니다. 센터 터널 없는 평바닥 실내에 유니버설 아일랜드(슬라이딩 센터 콘솔)가 있으니 당연히 그래야겠지만요.
뒷좌석 등받이와 헤드레스트 위치를 보면, 운전석 룸 미러에 들어오는 뒤쪽 시야가 좋지는 않아 보입니다.
선택 사항이라는 비전 루프는 가운데에 프레임이 없습니다. 전동 롤 블라인드는 지붕 뒤쪽으로 말려 들어갈 겁니다.

실내 (2)

2 스포크 스티어링 휠의 에어백 덮개 부분에는 현대 로고도, 아이오닉 로고도 없이 점 네 개만 찍혀 있습니다. 시판 모델에서는 달라질까요?
스티어링 휠은 아래쪽을 살짝 평평하게 만들어 놓은 ‘D 컷’ 스타일이네요.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을 잇는 넓은 패널 왼쪽에는 텅 빈 공간이 있습니다. CN7 아반떼 일반 모델에서 뜬금없이 동그라미 하나 그려져 있던 그 자리인데요. 포스트잇 등 메모지를 붙이는 용도로 쓸 수도 있겠습니다.

실내 (3)

사진 크기가 작은 것들이어서 아홉 개를 묶어 봤습니다.

작아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스피커 커버에 붙은 로고는 ‘BOSE’입니다. 상위 트림이나 선택 사항을 추가했을 때 들어가는 거겠죠.
이 역시 작아서 잘 보이지 않지만, 스티어링 휠 왼쪽 스포크 아래에는 ‘드라이브 모드(DRIVE MODE)’라고 써 있는 둥근 모양의 덩어리가 있습니다. 모양새로 봐서는 푸시버튼 타입으로, 한 번 누를 때마다 모드가 바뀌는 식인 듯합니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에 레버가 두 개 있는데, 위쪽이 와이퍼 조절용 레버고 아래쪽이 이번에 현대자동차그룹 브랜드 차로는 아이오닉 5에 처음 쓰인다는 전자식 컬럼 시프트 레버입니다. 꼭지 부분이 ‘P’ 버튼이고, 모양새로 봐서는 끝 부분을 잡고 앞뒤로 돌려 R-N-D 레인지를 선택하는 방식인 듯합니다. 처음 접하는 분들은 조금 헷갈릴 수도 있겠네요.
유니버설 아일랜드의 위쪽 트레이는 팔걸이 역할을 겸합니다. 그냥 봐도 접었다 펴는 건 안 될 것 같고요. 덮개를 열고 닫을 수 있도록 앞쪽 끝에 레버가 있습니다.
유니버설 아일랜드 앞 부분입니다. 컵 두 개를 꽂을 수 있는 구멍 사이가 사선으로 연결되어 있네요. 그 아래에는 USB-A 포트 두 개 사이에 무선 충전장치(qi 규격) 작동 표시등이 있습니다. 무선 충전장치는 유니버설 아일랜드에 있다는 뜻이죠.
대시보드 가운데 아래쪽에 있는 수납공간입니다. 뭔가 맹장이나 꼬리뼈처럼 흔적만 남은 느낌이네요. 스마트폰 하나 넣을 만한 공간 위에는 USB-A 포트 하나와 12V 전원 소켓이 있습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컴바이너 타입이 아니라 앞 유리에 반사되는 일반 타입입니다. 프레젠테이션 영상에 나왔는데, 프로젝터가 열린 부분을 봐도 알 수 있듯 상당히 큰 영역에 정보가 표시됩니다.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안내 정보까지 표시되려면 당연히 넓어야겠죠. 프레젠테이션 영상을 보면,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보통 브랜드 차에 쓰인 AR 내비게이션 정보 표시로는 꽤 영리해 보입니다.
특별한 건 아니고, 동반석 등받이 옆구리에는 스위치처럼 보이는 것이 세 개가 위아래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아래쪽 두 개와 위쪽 한 개의 간격이 다른 걸 보면 아래쪽 두 개는 워크인(다른 좌석에서 동반석 등받이 각도와 앞뒤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 스위치인 듯합니다.
V2L(Vehicle-to-Load) 즉 차에 있는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로 220V 교류 전원이 필요한 일반 전기 제품을 쓸 수 있는 장치(내장형 인버터?)의 소켓은 뒷좌석 가운데 앉는 부분 아래에 설치됩니다. 보도자료에는 슬쩍 흘려 놓았지만, 기본이나 일반 선택 사항도 아닌 커스터마이징 품목이라고 합니다.

보도자료 사진과 홍보 영상에 나온 차는 전례에 비춰 보면 최상위 트림 풀 옵션 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선택하는 트림과 추가 사항 등에 따라서 많은 게 빠지거나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죠. 실제 구매를 고려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상품 구성과 값이 빨리 발표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