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가 새 플래그십 모델인 849 테스타로사(849 Testarossa)를 우리나라에 처음 공개했습니다.

2025년 11월 14일 서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어 행사를 통해 공개된 849 테스타로사는 SF90 스트라달레를 잇는 모델로, 이전보다 한층 더 개선된 V8 트윈터보 엔진과 세 개의 전기 모터, 고전압 배터리로 이루어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페라리 역대 양산 모델 가운데 가장 강력한 출력과 성능을 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849 테스타로사의 글로벌 공개는 2025년 9월 10일에 있었습니다.

모델명인 849 테스타로사는 8개인 엔진 실린더 수와 약 490cc인 실린더당 배기량, 그리고 페라리 전통의 고성능 엔진을 상징하는 이름인 테스타로사를 결합한 것입니다. 테스타로사는 1956년에 처음 선보인 500 TR ‘테스타 로사(Testa Rossa), 1957년에 나온 250 TR ‘테스타 로사’ 등 경주차에 쓰인 것을 시작으로 붉은색으로 캠 커버를 칠한 엔진을 얹은 모델이 경주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면서 유명해졌고, 1984년에 나온 스포츠카의 모델 이름으로 쓰이면서 그 상징성이 더 커졌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849 테스타로사가 그 이름을 이어받은 것이죠.

849 테스타로사는 최근 페라리 양산 모델이 대부분 그렇듯, 파워트레인, 공기역학 특성, 주행 관련 제어 시스템을 중심으로 발전이 이루어졌습니다.
큰 틀에서 보면 SF90 스트라달레의 기술적 특성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개선이 이루어졌는데요. F154 계열 V8 4.0L(3,990cc) 트윈터보 엔진은 전방위적으로 개선되어 최고출력이 830마력으로 50마력 높아졌습니다. 전기 모터는 변속기 일체형으로 양쪽 뒷바퀴로 동력을 보내는 한 개와 좌우 앞바퀴에 각각 연결되는 두 개가 있어, SF90 스트라달레와 같은 구성입니다. 전기 동력계의 최고출력은 SF90 스트라달레와 같은 220마력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합산 최고출력은 1,050마력에 이릅니다.

이와 같은 시스템 구성 덕분에 외부 전원으로 충전할 수 있는 7.45kWh 용량 고전압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하면 최대 25km까지 전기 에너지만으로 달릴 수 있고, 주행 조건에 따라 사륜구동 방식으로 달릴 수도 있습니다. 또한, 좌우 앞바퀴에 연결된 전기 모터를 개별 제어해 토크 벡터링을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전반적 성능 개선과 함께 건조중량을 SF90 스트라달레와 같은 수준인 1,570kg으로 묶어, 출력당 무게비는 페라리 양산 모델 역사상 가장 낮은 1.5kg/마력을 기록했습니다. 아울러 시속 100km 정지가속 시간도 SF90 스트라달레보다 0.2초 짧은 2.3초를 기록합니다. 최고속도는 시속 330km 이상이고, 페라리의 재미있는 성능 지표 중 하나인 피오라노 트랙 랩 타임은 SF90 스트라달레보다 0.15초 짧은 1분 17초 5입니다. 이 기록은 SF90 스트라달레의 스페셜 버전인 SF90 XX 스트라달레보다는 0.11초 느린 것입니다.

겉모습은 1970년대 스포츠 프로토타입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것이 페라리의 설명인데요. 그럼에도 공기역학 특성은 한층 더 개선되어 시속 250km에서의 다운포스가 SF90 스트라달레보다 25kg 강해진 415kg이 되었습니다. 특히 차체 뒤쪽에 액티브 스포일러와 고정식 트윈 테일 구조를 채택해 공기역학적 기능과 시각적 완성도를 모두 높였습니다. 아울러 파워트레인과 브레이크 냉각 성능도 15% 높아졌습니다.
새시는 스프링과 댐퍼 세팅을 새로 해, 접지력이 한계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차 움직임을 한층 더 안정적이고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고, 최신 브레이크-바이-와이어 시스템과 페라리 ABS 에보(Evo) 컨트롤러로 제동 정확성을 높였습니다. 특히 페라리 처음으로 도입된 ‘FIVE(Ferrari Integrated Vehicle Estimator)’ 시스템이 적용되었는데요. 이 시스템은 차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트랙션 컨트롤과 브레이크 시스템을 최적화합니다.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한 실내는 조금 앞서 선보인 F80과 비슷한 분위기의 디지털 계기판과 새로운 HMI(Human Machine Interface)가 돋보입니다. 한동안 페라리 양산 모델에서 볼 수 없었던 시동 버튼 등 물리 조작부가 다시 등장한 것이 가장 눈길을 끌고,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재정비한 HMI 시스템, 고전적 H자 스타일 변속 게이트의 스타일을 반영한 기어 셀렉터 등도 의미 있는 변화를 보여줍니다. 아울러 동반석 대시보드에는 주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전용 디스플레이도 마련됩니다.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스타일에 대한 평가처럼 선택은 갈라지겠지만, 모델 성격을 고려하면 일부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람보르기니 레부엘토, 애스턴 마틴 발할라 같은 모델들과 비교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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