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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2003년 5월 5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자동차는 빼놓을 수 없는 소품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자동차가 달리는 역동적인 모습은 영화의 액션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영화에 ‘출연’해 관객의 눈을 사로잡은 차들은 실제 판매에서도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회사들이 영화 속에 자사의 차를 등장시키기 시작한 것은 007시리즈부터이다. 1962년 ‘닥터 노’로 시작된 007시리즈는 편마다 최신 스포츠카의 데뷔 무대로 애용되고 있다. 주인공 제임스 본드의 특수 차량인 ‘본드 카’는 물론이고 악당들의 차 역시 최신 자동차들이다. 경영난에 허덕이던 애스턴 마틴이 007시리즈 덕분에 기사회생한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가 됐다.

영화 속 자동차 마케팅이 빛을 발한 또 다른 예로 올 6월경 개봉할 영화 ‘분노의 질주2’를 들 수 있다.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전편에 이어 만들어진 이 영화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앞 다투어 자사의 차를 등장시키려 ‘로비’를 벌인 작품이다. 일본 미쓰비시는 자사의 스포츠카 ‘랜서 에볼루션 VIII’을 주인공의 차로 내세우기 위해 엄청난 제작비를 지원했다. 투자효과는 곧바로 드러났다. 아직 영화는 개봉되지 않았지만 이미 미국에선 웃돈을 얹어줘야만 이 차를 살 수 있을 정도다. 마쓰다도 최근 영화 ‘엑스맨2’에 스포츠카 RX-8을 ‘엑스맨 카’로 등장시켜 판매 증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자동차를 영화에 출연시키는 방법을 넘어서 최근엔 아예 자동차를 광고하기 위한 영화도 만들어지고 있다. BMW는 2001년부터 인터넷을 통해 ‘더 하이어(The Hire)’라는 온라인 영화를 선보이고 있다. 이 영화는 멋진 BMW 차를 운전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장면마다 등장한다. 영화 속 자동차는 움직일 때마다 빛을 발한다. 최신작에는 얼마 전 BMW가 내놓은 화제의 스포츠카 Z4가 나온다.

자동차의 멋진 모습을 표현하기에는 멋진 주인공과 스토리가 있는 영화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표현방법이나 장르에 상관없이 영화 속 자동차들의 화려한 모습은 계속해서 마니아들을 열광케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