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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2003년 6월 9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

며칠 전 주유소에서 연료를 채우고 차계부를 적으면서 흐뭇함을 느꼈다. 지난 몇 달 동안 그동안 3만원어치의 휘발유를 넣으면서 매번 주행거리를 기록해왔는데 가장 긴 거리를 달렸기 때문이다. 이라크전쟁이 끝나고 휘발유 가격이 내린 탓도 있겠지만 나름대로 계산해 보니 대략 1L의 휘발유로 2km 정도를 더 달렸다. 원인을 생각해보니 운전습관을 바꾼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평상시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주로 급한 일이 있을 때 승용차를 운행하기 때문에 차를 급하게 모는 경우가 많았다. 가급적 교통법규를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약속시간에 맞추기 위해 과속을 할 때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교통상황이 잘 풀리지는 않는 법. 그래서 혹시 있을지 모르는 교통체증에 대비해 좀 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약속장소로 출발하기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운전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해봤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좋은 운전습관은 연료절감 효과뿐만 아니라 차의 상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유학 중인 후배가 일본의 한 자동차회사 연구원에게서 듣고 전해준 이야기는 이와 관련해 나름대로 의미하는 바가 컸다. 요즘 차들은 제작 당시부터 정밀하게 설계 및 조립되기 때문에 차의 상태를 오랫동안 좋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길들이기’ 과정보다 오히려 평소의 운전습관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운전습관이 차의 수명을 연장한다는 것이다.

‘급’자가 들어가는 운전조작, 즉 급출발 급가속 급제동 등이 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거의 교과서적으로 전해오는 이야기다. 하지만 교과서적인 운전방법을 그대로 따르는 운전자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누구나 연료비를 아끼고 차를 오래 쓰기를 원한다. 그럼에도 필자를 포함해 ‘돈 버는’ 운전을 하는 운전자가 많지 않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그만큼 바쁜 사람이 많다는 점을 오히려 희망으로 봐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