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우디 매거진 2010년 가을호에 쓴 글입니다. ]

지칠 줄 모르는 도전 정신과 끊임없는 기술의 진보가 이루어낸 영광의 역사. 1999년의 첫 출전부터 시작해 아우디가 남겨온 르망 24시간 경주에서의 기록은 누가 보더라도 흥분과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1997~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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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는 1997년부터 새로운 영역의 모터스포츠로 진출하기로 결정하고, 당시 쟁쟁한 독일과 일본 메이커들이 혈전을 펼치고 있던 르망 24시간 경주를 목표로 삼았다. 1998년에 V8 3.6L 550마력 엔진을 얹은 경주차 개발과 팀 구성을 계획하고, 르망에서 오랜 경험을 갖고 있던 팀 외스트(Team Joest)와 손을 잡고 로드스터형 경주차인 R8R를, 영국의 아우디 자회사인 RTN을 통해 쿠페형 경주차인 R8C를 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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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오픈 보디의 LMP 클래스 출전만을 목표로 했지만, 뒤늦게 폐쇄형 보디의 LMGTP 클래스에도 출전하기로 결정하면서 R8R(오픈 보디)와 R8C(폐쇄형 보디) 경주차가 만들어지게 된다. 아우디는 이미 충분한 경험과 기술력을 쌓은 경쟁 메이커들과 비교하면 새내기였지만, R8R 2대가 완주하며 2위와 4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첫 출전에서 쌓은 소중한 경험은 이후로 르망에서 아우디가 놀라운 기록을 쌓아나가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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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측의 가혹한 규정변경 때문에 주요 경쟁자들이 르망에서 철수했지만, 미국 메이커를 위시한 새로운 팀들이 대거 진출해 새로운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R8R 경주차를 바탕으로 대대적으로 개선된 새로운 R8 경주차가 첫 선을 보였다. V8 3.6L FSI 엔진의 탁월한 내구성과 더불어, 사고와 고장 때 빠른 수리가 가능한 모듈화 설계가 빛을 발해, 겨우 두 번째 출전에 1-2-3위를 휩쓰는 대기록을 세웠다.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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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가 직접 운영하는 아우디 팀 외스트와 더불어 R8 경주차를 개별적으로 구입한 두 개의 팀이 모두 4대의 R8 경주차로 르망 24시간 경주에 도전했다. FSI 엔진의 탁월한 내구성과 모듈 설계는 2001년에도 빛을 발해, 팀 외스트 소속 두 대의 경주차가 1-2위를 나란히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한다. 아울러 아우디 엔진과 R8C 경주차의 설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자매 브랜드 벤틀리의 EXP 스피드 8 경주차도 첫 선을 보여 3위를 차지했다.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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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70주년을 맞은 르망 24시간 경주는 출전한 50대 가운데 24대가 중도 탈락할 정도로 경쟁은 치열했고 과정은 험난했다. 하지만 아우디에게는 본격적인 르망 출전 4년 만에 기술력과 경기운영전략이 완벽하게 제 궤도에 올라섰음을 증명하는 경주였다. 아우디 스포트 팀 외스트와 아우디 스포트 노스아메리카 소속으로 출전한 아우디 R8 경주차는 다시 한 번 1-2-3위를 모두 차지하며 르망의 강자로 굳게 자리매김했다.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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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르망 연승행진이 잠시 쉼표를 찍은 한 해였다. 벤틀리 스피드 8 경주차에게 1-2위 자리를 내어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시 아우디 R8C 경주차의 기술과 전폭적인 기술지원, 그리고 늘 아우디 경주차를 몰았던 드라이버 톰 크리스텐센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R8 경주차로 출전한 챔피언 레이싱과 아우디 스포트 저팬 팀 고가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한 것은 결코 우연히 얻은 결과가 아니었다.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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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아우디 R8 경주차는 르망 24시간 경주 역사상 가장 숨 막히는 우승 중 하나의 주인공이 되었다. 1위를 차지한 아우디 스포트 저팬 팀 고의 R8 경주차는 2위를 차지한 아우디 스포트 UK 팀 벨록스의 R8 경주차를 불과 41.354초 차이로 앞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우승으로 아우디 팀 간판 드라이버 톰 크리스텐센은 르망 6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또한 1위부터 5위를 차지한 경주차 가운데 4대가 아우디 R8이었다.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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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으로 무더웠던 2005년. 르망 경주차들도 높은 기온으로 인한 기계적 문제와 사고로 고전을 겪어야 했다. 특히 주최 측의 규정변경 때문에 강제로 출력을 낮추고 무게추를 단 아우디 R8 경주차는 처음부터 핸디캡을 안고 경주에 임했다. 그러나 이처럼 어려운 환경도 우승 행진의 걸림돌이 되지는 못했다. 3대가 출전한 R8 경주차는 각각 1위와 3위, 4위를 차지했고, 톰 크리스텐센은 르망 6연승을 기록하며 당시까지의 연승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2006년

24h Le Mans 2006

갈수록 강화되는 경주차 규제 덕분에, 르망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데뷔가 아우디에 의해 이루어졌다. V12 5.5L TDI 디젤 엔진을 얹은 R10 TDI 경주차가 선보인 것이다. 높은 출력을 내면서도 연비가 뛰어나, 르망과 같은 장거리 주행에 적합한 TDI 엔진과 더불어, R10 TDI 경주차는 충격적인 데뷔를 디젤 엔진 경주차의 르망 첫 우승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로 매듭지을 수 있었다. 함께 출전한 다른 한 대도 3위에 올라 TDI 엔진의 우수성을 증명했다.

2007년

24h Le Mans (F) 2007

르망 경주가 개최되는 사르트 서킷이 새롭게 단장한 2007년에는 2006년 파격적인 우승을 거둔 R10 TDI 경주차를 의식한 새로운 장애물들이 등장했다. 주최 측은 디젤 경주차의 연료탱크 용량을 제한해 더 자주 급유를 하도록 만들었고, 푸조가 새로운 디젤 경주차인 908 HDi FAP를 출전시켰다. 3대가 출전한 아우디 R10 TDI 경주차 가운데 2대가 경주 중 사고로 중도 탈락하는 불운을 겪었지만, 시상대의 맨 꼭대기는 여전히 아우디의 차지였다.

2008년

24h Le Mans 2008

한층 숙성된 푸조의 908 HDi FAP가 시종일관 아우디 R10 TDI 경주차를 위협하며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출발 때부터 1위 자리를 놓고 펼쳐지기 시작한 쫓고 쫓기는 혈전은 경주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2위와 불과 4분 차이를 두고 앞서 결승 깃발을 통과하며 우승컵을 거머쥔 것은 역시 아우디 R10 TDI였다. 르망 역사상 처음으로 1위부터 6위까지의 모든 순위를 3대의 아우디 R10 TDI를 포함한 디젤 경주차가 차지한 것도 흥미로운 결과였다.

2009년

12h Sebring 2009

르망 출전 1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우디는 R15 TDI 경주차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실린더를 두 개 줄인 V10 5.5L TDI 엔진이 새롭게 준비되었고, 더 작고 가벼우며 효율적인 새 엔진에 맞춰 경주차는 한층 뛰어난 균형감과 민첩함을 갖췄다. 아우디의 새로운 디자인 요소인 LED 헤드램프 및 테일램프도 빛을 발했다. 새로운 기술이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에 우승은 양보해야 했지만, 아우디는 3위 자리를 차지하며 시상대를 포기하지 않았다.

2010년

24h Rennen - Le Mans 2010

2009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우디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R15 TDI 플러스 경주차를 르망에 투입했다. 경주 초반부터 승기를 잡은 아우디는 여세를 몰아 다시 한 번 1-2-3위를 독식하며 시상대를 점령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로써 아우디는 1971년 이후 깨지지 않았던 1위의 르망 최장거리 주행기록을 깼을 뿐 아니라, 첫 출전 이후 12년 사이에 9번째 우승, 그리고 4번째로 시상대를 모두 차지하는 역사적인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