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A6 3.0 TDI 콰트로

[ 오토카 한국판 2011년 11월호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아우디 코리아는 이전 세대 모델까지는 A6 디젤 모델 판매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다. 페이스리프트와 모델 변경을 앞두고 한시적으로 3.0 TDI 콰트로 모델을 들여와 판매한 것이 전부였다. 이들 모델은 성능과 연비 모두 뛰어났지만, 대중적으로 파고들기에는 가격이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2.0L 안팎의 디젤 엔진을 얹은 경쟁사 모델들은 점차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갔다. 

이에 반격을 가하려는 듯, 아우디는 신형 A6는 휘발유와 디젤 모델을 동시에 국내에 출시했다. 모델도 장비 수준에 따라 두 가지를 마련해 폭넓은 소비자를 유혹한다. 물론 이번에도 국내에 들어온 모델은 V6 3.0L TDI 엔진을 얹는다. 이번에 시승한 A6 3.0 TDI 콰트로는 지난달에 시승했던 A6 3.0 TFSI와 마찬가지로 다이내믹 등급에 해당하는 고급형 모델이다. 값은 같은 등급의 휘발유 모델과 같은 7,870만 원(기본 모델은 6,880만 원)이다. 

값과 등급 이름을 비롯해 언뜻 보기에는 휘발유 모델과 꾸밈새가 거의 같다. 외관상으로는 트렁크 리드의 TDI라는 글씨를 빼면 전혀 차이를 느낄 수 없다. 날카롭게 다듬은 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차체 측면의 굵은 캐릭터 라인 등은 이전 세대 모델에 비해 적당히 붓기가 빠진 느낌을 준다. 휘발유 모델 시승기에도 언급했듯, 과격한 인상이 여성 오너들에게 어떻게 어필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강렬한 선과 부드러운 면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실내도 스티어링 휠 너머의 계기판을 빼면 휘발유 모델을 그대로 복사해 놓은 듯 똑같다. 충분히 고급스러운 내장재와 깔끔한 마무리는 동급 다른 모델들 가운데에서도 A6를 돋보이게 한다. 차급을 생각하면 충분히 넉넉한 실내공간과 몸을 잘 잡아주면서도 쿠션은 적당히 부드러운 시트도 매력적이다. 대신 높은 센터 터널이 뒷좌석 가운데 자리의 쓰임새를 줄이는 것도 휘발유 모델과 같다. 

중요 부분을 빨간 색으로 강조하는 수납식 멀티미디어 스크린과 선명한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아우디의 디자인 능력이 잘 발휘된 부분이다. 아우디 본사에서 제작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MMI와 통합이 잘 되어 있다는 점은 좋지만 주소검색 방식은 조금 번거롭고, 화면에 표시되는 지도는 다른 MMI 메뉴에 비해 지나치게 단순하다. 그나마 한글 필기 인식이 가능한 터치패드가 있기는 하지만, 쓸 수 있는 범위는 제한적이다. 

휘발유 모델과의 차이는 파워트레인을 비롯해 눈에 쉽게 뜨이지 않는 세부적인 장비와 세팅에 집중되어 있다. V6 3.0 TDI 커먼레일 디젤 엔진은 이전 세대 모델에도 쓰였던 엔진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최고출력은 5마력 높아진 245마력이고 최대토크는 51.0kg·m으로 변함이 없지만, 섬세한 조율이 전반적인 차체 경량화와 어우러져 연비가 크게 향상되었다. 제원상 0→시속 100km 가속도 6.8초에서 6.1초로 당겨졌다.

디젤 엔진을 얹은 승용차들이 대부분 그렇듯, A6 3.0 TDI 역시 펀치력이 좋다. 물론 정지가속이나 고회전 영역에서의 짜릿한 가속감은 휘발유 엔진 모델만 못하다. 그러나 추월가속의 시원함은 디젤 모델이 확실히 한 수 위다. 풍부한 토크를 폭넓은 회전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속이 훨씬 가볍고 시원하다. 특히 고속 주행 때에 오른발의 부담감이 훨씬 적다. 휘발유 모델과 달리 최고시속은 250km에서 제한된다.

휘발유 모델에는 토크 컨버터식 자동변속기가 올라가지만, 디젤 모델에는 S트로닉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쓰인다. 5단부터 기어비 간격이 촘촘해지고, 그 간격도 윗단으로 갈수록 더 좁아지기 때문에 고속 연비와 가속반응 모두 우수하다. 다만 변속기와 디젤 엔진의 특성상 낮은 단에서는 울컥거리는 경향이 있다. 스톱 스타트 기능도 디젤 모델에만 있다. 디젤 엔진인 탓에 재시동이 조금 더디지만 진동 억제가 잘 되어 거슬리지는 않는다. 고속에서 약간 튀는 느낌도 있지만,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차분하다. 최신 크라운 기어 센터 디퍼렌셜이 쓰인 콰트로 시스템은 휘발유 모델의 셀프 로킹 디퍼렌셜 시스템과 뚜렷한 차이를 느끼기는 힘들다. 그러나 차체 앞쪽이 무거운데도 스티어링 감각은 상당히 정교하고 즉각적이다. 

조절식 서스펜션이 쓰이지 않기 때문에 드라이브 셀렉트 기능은 스티어링과 파워트레인 특성만 조절할 수 있다. 모드 변화에 따른 차이는 스티어링 특성에 비하면 파워트레인의 변화가 큰 편. 물론 어느 모드에서든 적절한 스티어링의 무게감과 더불어 뛰어난 접지력이 고속주행의 든든함을 높인다. 적당히 듣기 좋은 수준의 배기음만 전달되는 뛰어난 수준의 방음처리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세단의 공통적인 장점이다. 282.7km 구간을 시승한 후의 연비는 12.5km/L로, 공인연비 13.5km/L에는 못 미치지만 성능 대비 우수한 편이었다.

A6 3.0 TDI는 같은 배기량의 휘발유 모델보다 한층 스포티한 성향을 보여준다. 이런 혜택을 고급 모델 구입자들에게만 누릴 수 있는 것이 아쉽다. 경제성을 중시하는 오너들이 A6에 좀 더 매력을 느끼려면 낮은 배기량의 디젤 엔진 모델이 더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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