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의 모터스포츠, F1을 훈훈하게 만드는 부자유친

[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 한성자동차 웹진 ‘with Hansung’ 2011년 12월호에 쓴 글의 원본입니다. ]

F1 역사 속에서도 부자가 모두 F1에 출전한 사례는 지극히 드물다. 특히 연간 최고 득점을 올려 챔피언을 차지한 아버지를 둔 F1 레이서는 한 손으로 꼽으며, 부자가 모두 F1 챔피언을 한 가족은 하나뿐이다. 역대 두 번째로 부자 F1 챔피언에 도전하는 가족이 있다. 현재 메르세데스 GP 페트로나스 팀에 소속된 레이서인 니코 로즈버그와 그의 아버지인 케케 로즈버그가 그 주인공이다

F1에서 대를 잇는 ‘부자 레이서’는 드물어

F1 진출 이전부터 이미 돋보였던 니코 로즈버그의 경주 스타일은 저돌적이었던 아버지와는 사뭇 다르다 ©Daimler AG

부모가 하는 일을 자녀가 이어서 할 때에 우리는 흔히 ‘가업(家業)을 이어받았다’고 한다. 대개는 제조업이나 기능, 예술과 관련된 분야에서 볼 수 있지만 흔하지는 않다. 특히 선대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기거나 명성을 얻었다면 후대가 갖는 부담이 크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업을 이어받는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조직이나 시설보다는 개인의 재능에 크게 의존하는 예술이나 스포츠 분야는 가업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만, 이런 분야에서 선대와 후대가 돋보이는 모습을 보일 때에는 더 많은 이들이 주목하게 된다. 

자동차 경주, 즉 모터스포츠 역시 자동차를 모는 사람의 재능이 무엇보다 우선시되기 때문에 대를 이어 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무척 드물다. 모터스포츠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포뮬러 원(F1)은 더욱 그렇다. F1의 역사는 60여 년. 아직까지는 대를 잇는다고 해도 2대가 한계인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어,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F1에서 활약한 예는 무척 드물다. 게다가 F1은 세계 최고의 운전 실력을 가진 극소수의 레이서들만이 엄격하게 제한된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출전할 수 있다. 아버지가 아무리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하더라도, 아들이 똑같이 F1 무대에 서기란 쉽지 않다. 

F1 역사 속에서도 부자가 모두 F1에 출전한 사례는 지극히 드물다. 특히 연간 최고 득점을 올려 챔피언을 차지한 아버지를 둔 F1 레이서는 한 손으로 꼽을 정도다. 부자가 모두 F1 챔피언을 한 가족은 하나뿐이다. 1962년과 1968년에 F1 챔피언을 차지한 그래엄 힐의 아들인 데이먼 힐이 1996년 챔피언에 오른 것이 유일하다. 1997년 챔피언이었던 자크 빌너브의 아버지인 질 빌너브는 1970년대 촉망받는 F1 드라이버였지만 챔피언에는 오르지 못한 채 경주 중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밖에도 몇 명의 챔피언 아버지를 둔 아들 레이서들이 F1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이렇다 할 성적은 거두지 못했다.

역대 두 번째 부자 F1 챔피언에 도전한다

아버지의 모국은 핀란드이지만, 독일 국적을 갖고 있는 니코는 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일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Daimler AG

그러나 역대 두 번째로 부자 F1 챔피언에 도전하는 가족이 있다. 현재 메르세데스 GP 페트로나스 팀에 소속된 레이서인 니코 로즈버그와 그의 아버지인 케케 로즈버그가 그 주인공이다. 핀란드 출신인 아버지 케케는 1978년부터 1986년까지 F1에 출전하는 동안 1982년에 챔피언에 오름으로써 널리 이름을 알렸다.

케케가 유명해진 것은 그의 상징인 풍성한 콧수염 덕분이기도 하지만, 다른 차들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경주차를 몰고 핀란드인 중 처음으로 F1 챔피언에 오름으로써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성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경기 중 줄기차게 한계까지 차를 몰아붙이는 저돌적인 운전 스타일 덕분에 그는 ‘나는 핀란드인’이라는 뜻의 플라잉 핀(flying finn)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F1에서 은퇴한 이후로도 한동안 레이서로 활동한 그의 경력 중에는 1992년 독일 투어링카 선수권(DTM)에 AMG 메르세데스 팀 소속으로 출전했던 시기도 포함되어 있다. 그해 AMG 메르세데스 팀은 이전 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DTM 팀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케케(맨 오른쪽)는 F1에서 은퇴한 후 1992년 AMG 메르세데스 팀의 독일 투어링카 선수권 우승(DTM)에 일조하기도 했다 ©Daimler AG

케케와 독일인 부인 사이에서 1985년에 태어난 아들이 바로 니코 로즈버그다. 유년 시절의 대부분을 가족과 함께 모나코에서 보낸 니코는 어머니의 모국어인 독일어가 유창하고, 모터스포츠의 중심 국가 중 하나인 독일에서 활동하기 위해 핀란드와 함께 독일 국적을 갖게 되었다. 니코는 11살 때부터 카트 경주에 출전하는 것으로 레이서로의 경력을 시작했다. 2002년 한 단계 높은 등급의 독일 내의 포뮬러 레이스 선수권으로 진출해, 출전한 첫 해에 챔피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이후 F1으로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는 동안, 아버지의 레이싱 팀 소속 드라이버로 경주에 출전해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자질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2006년에 F1 레이서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2010년 시즌부터 메르세데스 GP 팀 소속으로 출전하고 있다. 니코와 같은 팀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는 레이서는 F1 통산 7회 챔피언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워 F1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미하엘 슈마허다. 미하엘 슈마허와 한 팀을 이루게 되면서 슈마허의 화려한 전적과 명성의 그늘에서 가려지기도 했지만, 메르세데스 GP 팀에서의 지난 2년 동안 니코는 2년 연속으로 시즌 7위를 차지하며 슈마허를 넘어서는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그는 시즌 통산 7위를 차지했고, 19차례 열린 그랑프리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은 말레이시아 그랑프리에서 5위를 차지한 것이었다.

“아버지는 아버지, 나는 나”

F1에 진출하기 이전부터 케케는 아들 니코의 든든한 후견인이었다 ©Sutton Images

아직 여러 환경의 영향으로 상위권에 오르지는 못하고 있지만,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강력한 경주차로 무장한 쟁쟁한 팀, 그리고 24명의 정상급 레이서들 속에서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다. 또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가 복귀한 미하엘 슈마허가 이전만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팀 메이트로서 서로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받으며 점차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의 잠재력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수면 위로 드러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무래도 아들로서 아버지와의 비교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비교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그런 아버지가 계시다는 점은 저에게 있어서 대단한 행운이고, 그 덕분에 경력을 쌓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레이스는 저 자신이 하는 것이고, 그 결과도 저의 것이죠.” 그는 경기 흐름이 매끄럽고 서킷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F1 진출 이전부터 이미 돋보였던 그의 경주 스타일은 아버지와는 사뭇 다르다.

니코 로즈버그와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F1 팀에게 2012년은 새로운 도약의 해가 될 것이다 ©Daimler AG

그러나 아버지 케케는 늘 니코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F1 은퇴 이후 1998년과 1999년 F1 챔피언을 차지한 미카 하키넨을 비롯해 여러 쟁쟁한 레이서들의 매니저도 맡았다. 여전히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레이싱 팀을 운영하면서 모터스포츠 무대를 떠나지 않고 있으며, 니코가 F1에 진출한 이후로도 줄곧 아들의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GP 팀은 올해 팀 이름을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F1으로 바꾸고 새로운 도약을 노린다. 그는 최근 한 모터스포츠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저는 독일인으로서 메르세데스 팀으로 활동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저에게 부족한 것은 우승할 수 있는 차이고, 2012년 시즌에는 그런 차를 몰게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토처럼, F1에서도 정상을 차지할 때까지 끊임없는 노력이 이어질 것은 분명하다. 니코 로즈버그 역시 메르세데스 AMG 페트로나스 F1 팀과 더불어 아버지처럼 F1 챔피언 자리에 오를 때까지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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