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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015년 3월 9일자에 ‘혼다와 재결합한 맥라렌 스포츠카, F1 제2전성기 열까’라는 제목으로 실린 글입니다.]

오는 3월 13일이면 올해 포뮬러 원(F1) 자동차 경주 첫 경기가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다. F1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수준 높은 자동차 경주로 손꼽힌다. F1은 한 해 동안 세계 각지를 돌며 치러지는 20여 차례의 경기 결과를 합산해 드라이버(운전자)와 컨스트럭터(경주차 제조업체) 챔피언을 가리는 선수권 대회다. 2010년부터 4년 동안 우리나라에서도 열린 적이 있어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있다. 

F1의 시작은 19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동차 경주의 본질은 경쟁에 있는 만큼, 60년이 넘는 세월동안 많은 팀이 F1에 뛰어들었다가 경쟁에서 밀려나 사라지곤 했다. 우승을 차지하려면 엄청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지만, F1이 꾸준히 열리고 있는 것은 자동차 회사가 차의 성능과 관련한 기술을 과시하기에 더없이 좋은 무대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진출한 수입차 브랜드들도 F1에 참여했던 곳이 많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포르쉐, 재규어, 포드, 토요타, 혼다, 마세라티, 람보르기니 등이 F1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르노삼성의 대주주인 르노도 F1에서 오랜 역사와 뛰어난 성적을 자랑한다.

그러나 F1이 시작될 때부터 지금까지 매년 참가한 회사는 페라리가 유일하다. 다른 업체들은 성적부진이나 재정난같은 이유로 중도에 철수한 곳이 대부분이지만, 페라리는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58년부터 시작된 컨스트럭터 선수권에서 페라리는 역대 최다인 16회의 챔피언 기록을 가지고 있다. 페라리 다음으로 F1 역사가 긴 회사는 맥라렌이다. 맥라렌은 1966년부터 정식으로 팀을 갖춰 출전했고, 페라리와 마찬가지로 출범 이후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F1 활동을 이어왔다. 

손꼽히는 F1 명문 팀 중 하나인 맥라렌은 지난 2011년부터 그룹 계열사를 통해 페라리처럼 스포츠카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맥라렌이 스포츠카를 만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1990년대에 당대 최고의 스포츠카로 손꼽힌 맥라렌 F1을 만든 적이 있다. 다만 당시에 BMW 엔진을 사다 썼던 것과 달리, 지금 판매되는 P1과 650S 등은 직접 개발한 엔진을 쓴다. 올해에는 국내에도 맥라렌의 스포츠카의 공식 수입이 시작될 예정이다.

그런데 정작 맥라렌의 F1 경주차에 쓰이는 엔진은 다른 자동차 회사가 공급한다. 1995년부터 20년 동안 메르세데스-벤츠 엔진이 쓰였는데, 올해부터는 혼다의 것이 쓰인다. 맥라렌과 혼다는 1988년부터 1992년까지도 F1에서 협력해 4년 연속 챔피언에 오르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바 있다. 매년 상위권을 맴돌면서도 1998년 이후 챔피언과는 거리가 멀었던 맥라렌은 이번 혼다와의 재결합이 제2의 전성기를 가져다주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