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에서 사용으로 변화하는 자동차 소비

[ 2017년 12월 3일에 오토엔뉴스를 통해 다음 자동차 섹션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볼보는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12월 1일부터 시작한 2017 LA 오토쇼 일반공개에 앞서 열린 언론공개일 기자회견에서 ‘케어 바이 볼보(Care by Volvo)’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볼보는 지난 9월에 케어 바이 볼보 서비스 시작을 알리며 LA 오토쇼에서 상세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번 발표와 함께 볼보도 최근 주목받고 있는 사용 기반 서비스(subscription service) 제공자 대열에 동참하게 되었다. 사용 기반 서비스는 카셰어링이나 호출 서비스(ride-hailing) 등과 더불어 자동차 사용 개념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서비스 개념 교통수단(TaaS, Transportation-as-a-Service) 또는 서비스 개념 이동수단(MaaS, Mobility-as-a-service)에 포함된다.

물론 볼보가 업계에서 처음으로 사용 기반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 올해 1월 캐딜락이 뉴욕 도심지에서 ‘북 바이 캐딜락(Book by Cadillac)’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11월부터 미국 로스엔젤레스와 댈러스로 확대했고, 포르쉐는 ‘포르쉐 패스포트(Porsche Passport)’ 시범 서비스를 11월부터 미국 애틀랜타에서 시작했다. 링컨도 내년에 미국 캘리포니아 일부 도시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밖에도 스타트업, 딜러 등 여러 업체에서 비슷한 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볼보를 포함해 대부분의 업체는 사용 기반 서비스를 이른바 ‘올인클루시브(all-inclusive)’ 형태로 제공한다. 차를 쓰는 데 필요한 서비스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 뜻으로, 보험, 정비 및 관리, 긴급출동 지원, 인도 및 배송 등과 관련한 비용이 월 사용료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사용 신청을 모두 온라인으로 할 수 있고, 원하는 곳에서 차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대다수 서비스의 공통점이다.

그러나 볼보의 서비스는 다른 업체의 것과 비교했을 때 눈길을 끄는 점들이 있다. 우선 다른 업체들보다 사용료가 훨씬 싸다는 점이다. 물론 서비스를 시작하는 대상 모델인 신형 XC40이 비교적 크기가 작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월 600~700달러인 사용료는 다른 업체가 제시한 것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북 바이 캐딜락 서비스는 최초비용 500달러 지불 후 월 1,800달러를 내면 원하는 모델 중 어느 것이든 쓸 수 있고, 월 단위 계약에 연간 최대 18번까지 차를 바꿀 수 있도록 했다. 포르쉐 패스포트는 최대 22개 모델을 선택할 수 있으며 최초비용 500달러 지불 후 월 2,000달러로 8개 모델을 고를 수 있는 서비스와 월 3,000달러로 22개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 중 택일할 수 있다. 

New Volvo XC40 – exterior

그러나 볼보는 일단 두 종류의 XC40 모델로 선택 차종이 한정되고, 서비스 가입 기간을 24개월로 하는 대신 계약기간이 끝나기 12개월 전에 신청하면 다른 차로 바꿔 계약기간을 24개월 연장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업체들이 미국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는 것과 달리, 볼보는 미국 전역과 유럽 7개국에서 케어 바이 볼보를 운영한다.

사용 기반 서비스는 전통적인 운용리스와 비슷하지만, 선납금이나 보증금을 내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볼보가 ‘휴대전화 개통처럼 쉽다’고 표현한 것처럼, 사용 신청할 때 휴대전화 개통비에 해당하는 초기비용만 내면 된다. 초기비용도 리스 선납금이나 보증금보다 훨씬 적다. 차의 소유권은 서비스 제공 회사에 있고, 사용자는 매월 사용료와 연료비만 내고 차를 빌려 쓴다는 점은 리스나 렌터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와 같은 사용 기반 서비스는 자동차 업체가 차를 생산해 개별 소비자나 렌터카 또는 리스 업체에게 판매하는 방식의 전통적 자동차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교통 또는 이동수단으로 차를 사용하는 데 초점을 맞춰, 소비자가 차 자체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차를 사용하는 서비스를 소비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사용 기반 서비스는 대부분 리스나 렌트와 같은 전통적인 임대 상품과 차별화를 위해 구매 과정을 단순화하고 다른 상품보다 더 쉽고 편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자동차 회사는 경제적 측면을 포함해 차를 직접 사서 보유하는 부담을 줄임으로써 소비자가 차를 쓸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차의 생산량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근본적으로는 자동차 업체의 또 다른 생존전략인 셈이다.

국내에서도 점차 자동차 구매와 보유의 부담이 커지면서 전통적인 새차 매매방식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있다. 특히 경제적 여유가 적은 젊은 세대의 자동차 구매가 꾸준히 줄고 있다. 사용 기반 서비스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군침을 흘릴만한 사업 모델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국내 법규는 자동차 업체가 직접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카 셰어링이 변형된 형태의 단기 렌터카로 운영되고 있는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이다. 물론 마음을 먹으면야 편법이나 법의 허점을 이용해 사업에 뛰어들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그와 같은 형태의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려는 업체는 없다. 아직까지는 수익성이 불투명한데다 전통적인 매매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러 자동차 업체가 잇따라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는 미국과 우리나라는 자동차 구매 패턴과 사용 환경이 다르므로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세월은 흐르고 인식은 바뀌기 마련이다. 언젠가는 반드시 국내 자동차 업계도 뛰어들 서비스인 만큼, 자동차와 교통 유관기관이 서둘러 관련법규를 손질하는 등 제반여건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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