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모먼트: 리차지’ 이벤트, 세 가지를 말하다

우리 시간으로 2021년 3월 2일 오후 10시 30분부터 약 30분 남짓, 볼보가 ‘볼보 모먼트: 리차지(Volvo Cars Moment: Recharge)’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이벤트(라기보다 프레젠테이션)를 했습니다. 내용은 아래에 올려놓은 유튜브 영상과 같고요.

이번 이벤트에서 볼보가 한 이야기들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핵심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2030년까지 모든 모델을 순수 전기차로

볼보는 2017년에 ‘2019년부터 내놓는 새 모델은 모두 전동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2018년에는 ‘2025년까지 전체 판매량의 50%를 전동화 모델로 채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2019년에는 ‘2025년까지 전체 판매량의 50%를 순수 전기차로, 나머지는 전동화 모델로’라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한 번 타임라인과 목표를 정리했는데요. 2025년까지 달성할 목표는 같지만, 이후 전동화 추진 목표를 뚜렷하게 밝혔습니다. 2030년까지 모든 모델을 순수 전기차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내연기관에 뿌리를 둔 기성 자동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순수 전기차 업체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셈입니다.

원래 타임라인대로라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순수 전기차가 새로 나와야 하고, 지난해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XC40 P8 리차지로 이미 진행 중인 일이 됐습니다. 사실 볼보는 플랫폼과 모델 모두 많지 않아서, 알맞은 수익과 개발 여력이 뒷받침되고 생산능력만 확보하면 아주 어려운 목표는 아닙니다. 물론 좀 서두르긴 해야죠.

위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 모두 일곱 개 모델이 볼보의 순수 전기차 라인업을 채우게 됩니다. 왼쪽 위에 있는 것이 아직 국내에는 들어오지 않은 XC40 P8 리차지고요. 그 아래에 있는 것이 나중에 얘기할 새 모델입니다. 나머지 다섯 모델은 뭐가 될 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현재 판매 모델을 보면 대략 그림이 그려지죠. 들고 나는 모델이 있긴 하겠지만요.

#2. 구매든 구독이든, 순수 전기차는 온라인으로

이건 조금 다른 관점에서 중요한 이야기였는데요. 2030년까지 나올 새 순수 전기차들 모두 온라인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는 겁니다. 내연기관을 쓰는 모델은 전통적 채널과 함께 떠나 보내고, 신세대 동력계를 쓰는 순수 전기차는 새로운 채널로만 쓸 수 있다는 얘기죠.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표현이 떠오릅니다.

볼보는 ‘케어 바이 볼보(Care by Volvo)’라는 이름으로 구독 서비스 시장에 비교적 빨리 발을 들여놓은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이 구독 서비스를 통해 얻은 경험들이 구독뿐 아니라 판매 영역으로도 온라인 채널을 확대하는 데 영향을 준 듯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케어 바이 볼보가 구독 서비스뿐 아니라 구매 관련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온라인 채널의 이름이 되는 모양입니다. 아울러 전기차를 살 때에는 서비스, 보증, 긴급 출동 등과 더불어 보험이나 가정용 충전 옵션 등 전기차 사용 전반에 걸친 편의 서비스도 패키지로 제공될 거라고 하네요.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소비자가 제품을 구독하거나 구매할 때 쉽고 투명하게 선택하는 것은 물론, 원하는 차를 빨리 받을 수 있도록 구매 단계는 물론 제품 구성도 단순화한다는 것입니다.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구매자는 볼보가 미리 구성한 상품을 제안받고 그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방식도 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면 당연히 기존 오프라인 딜러들의 역할은 줄어들텐데요. 볼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완벽하고 자연스럽게 통합되어야 한다’며, 딜러들은 여전히 소비자 경험의 중요한 부분으로 제품 준비와 인도, 애프터서비스 등 중요한 서비스들을 계속 맡게 될 거라고 하는군요. 딜러들이 그런 조건에 만족할 지는 두고 봐야 알 수 있겠습니다.

#03. 브랜드 두 번째 순수 전기차, C40 리차지 공개

이벤트 후반에 볼보는 브랜드 두 번째 순수 전기차, C40 리차지를 공개했습니다. 해치백 C30, 쿠페/컨버터블 C70 단종 이후 한동안 끊어진 볼보 C 모델의 부활을 알리는 모델입니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XC40을 바탕으로 만든 쿠페 스타일 크로스오버 SUV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볼보가 처음 쿠페 스타일 SUV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모델이 순수 전기차가 된 거죠.

사실 특별할 건 없어 보입니다. XC40 P8 리차지가 이미 나와있는데다, 볼보 계열 브랜드 폴스타의 폴스타 2도 있고요.

어쨌든, 앞서 이야기한대로 C40 리차지는 어깨선 아래, 특히 앞쪽은 XC40과 거의 비슷합니다.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뒤쪽으로 갈수록 아래로 꺾이는 지붕선과 조금 긴 뒤 오버행, 안쪽을 조금 날카롭게 다듬은 헤드라이트, 볼보 세단들을 연상케 하는 테일라이트 등이 XC40과 차이가 있고요. 헤드라이트에는 픽셀 기술(pixel-technology)이 적용되었다고 하는데, 개별 제어가 가능한 LED 기술을 쓴 듯합니다.

실내 디자인도 부분적으로 꾸밈새가 다를 뿐 XC40과 거의 같아 보입니다. 사진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비슷한 성격의 다른 차들처럼 좌석을 XC40보다 조금 낮게 배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천장이 낮아졌으니까요. 볼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C40 리차지는 실내에 전혀 가죽을 쓰지 않은 첫 볼보 모델이라고 합니다. 천연가죽을 쓰지 않았다는 뜻이겠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XC40 리차지에서 처음 쓴 안드로이드 OS 기반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구글 서비스 지원이 잘 되겠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지원하고요.

역시 당연하겠지만 동력계 관련 구성은 XC40 P8 리차지와 같습니다. 앞 차축과 뒤 차축에 전기 모터가 하나씩 달려 있는 트윈 모터 전동 AWD 시스템을 쓰고, 배터리 팩 충전 전력량은 78kWh입니다. 고속 충전으로 40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고요. WLTP 기준 주행 가능 거리는 420km 정도로 예상한다고 하는데, XC40 P8 리차지가 WLTP/EPA 인증 기준으로 418km를 달릴 수 있으니 딱 그 정도죠. 볼보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더 늘어날 거라고 예상한다고 합니다.

생산은 벨기에 헨트(Ghent) 공장에서 오는 가을부터 XC40 리차지와 함께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연말쯤 유럽부터 판매가 될 텐데, XC40 리차지의 국내 판매가 그쯤 시작될 예정이니 아마도 C40 리차지의 국내 판매는 빨라야 내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p.s.

여담입니다만, 볼보와 지리의 합병 협상이 결렬된 게 불과 며칠 전 일입니다. 예의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는 했지만, 합병으로 도움될 게 별로 없는 볼보 관점에서는 가던 길 가는 게 맞겠죠.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 프레젠테이션 영상에서 살짝 눈길을 끈 장면이 있었습니다.

‘NO STRINGS ATTACHED’라는 문구를 조명으로 강조한 건데요.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왠지 ‘우리는 (지리의) 꼭두각시가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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