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판 ‘골든 래즈베리 어워드’ – 최악의 계기판: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

[ 모터트렌드 한국판 2018년 3월호 ‘자동차판 골든 래즈베리 어워드’ 피처 기사에 포함된 글의 원본입니다. 여덟 명의 에디터/필자가 부문별로 꼽은 최악의 것들 가운데 하나로, 저는 최악의 계기판을 뽑아봤습니다. ]

최악이라는 표현은 늘 조심스럽다. 여기서 말하는 최악은 ‘가장 시대에 뒤떨어진’ 정도로 해석하는 게 맞을 듯하다. 그렇다. 구성이나 디자인이 조금 달라지기는 했어도, 코란도 투리스모의 계기반은 2004년에 데뷔한 로디우스의 틀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일단 주요 계기를 대시보드 가운데에 모아 놓은 센터 클러스터 디자인부터 유행이 지난 지 오래다. 차에 탄 사람이 현재 달리고 있는 상태를 알 수 있기 때문에 한때 가족용 차에 종종 쓰였지만, 이 정도 크기의 차에 쓰인 사례도 적거니와 굳이 몰라도 좋을 엔진 회전수나 수온, 연료량 같은 것까지 차에 탄 다른 사람과 공유할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도, 운전자가 주행 중 확인하기에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게 문제다. 계기 자체가 크기는 해도, 운전자가 좀처럼 시선을 돌리지 않게 될 뿐 아니라 표시된 숫자가 작아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다. 운전자가 주행 중 확인해야 할 몇몇 주요 정보는 스티어링 휠 뒤의 작은 원형 표시창을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그 역시 크기가 너무 작고 지금은 작고 값싼 차에서나 볼 수 있는 단색 LCD다. 정리하면, 인체공학적 배치나 디자인과도 거리가 멀고, 옛날 차 느낌이 너무 강하다. 지금은 다기능 풀 컬러 디지털 계기반과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 아닌가. 그간 어려움을 겪은 쌍용 사정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당장 시장에 나와 있는 다른 차들과 이모저모 비교할 소비자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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