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아우디 판매 급증, 어떻게 볼 것인가 (1)

[ 2018년 7월 9일에 오토엔뉴스를 통해 다음 자동차 섹션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지난주에는 6월 내수 시장 판매실적 발표가 있었다.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달로서 의미가 있는 6월이지만, 국내 기반 브랜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줄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6월 잠정결산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반 브랜드의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9퍼센트 줄어든 10만 9,573대였다. 작년 6월 대비 판매가 줄어든 것은 수입차도 마찬가지여서,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회원사 기준으로 1.9퍼센트 줄어든 2만 3,311대가 팔렸다. 6월 기준으로 국산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팔린 승용차 13만 2,884대 중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17.5퍼센트에 이른다.

6월 수입차 판매실적에서는 본격 판매재개에 나선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급등이 돋보였다. 폭스바겐은 6월 한 달동안 1,839대를 팔아 메르세데스-벤츠, BMW에 이어 브랜드별 판매순위 3위에 올랐고, 티구안 2.0 TDI가 1,076대 팔려 수입 SUV 부문은 물론 전체 모델별 판매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실질적 판매 모델이 A6 하나 뿐인 아우디도 6월에 1,282대가 팔려 여섯번 째로 많이 팔린 브랜드가 되었고, 베스트셀링 모델 순위에서도 A6 35 TDI(891대)가 3위를 차지했다.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와 아우디 A6 35 TDI 두 모델만 합쳐도 전체 수입차 판매의 11.7퍼센트를 차지한다. 공교롭게도 두 모델 모두 디젤 엔진을 얹고 있고, 조금 더 시야를 넓혀 보면 아우디 R8을 제외한 두 브랜드의 국내 판매 모델 전부가 디젤 차다. 디젤게이트로 홍역을 치른 브랜드들이 다시금 디젤 차들로 국내 시장 재공략에 나선 셈이다.

그렇다면 아직도 진행 중인 디젤게이트의 중심에 있고, 국내 인증관련 부정 문제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디젤게이트로 곤욕을 치렀으면서도 판매재개와 더불어 내놓은 모델에 모두 디젤 엔진을 얹은 두 브랜드의 판매 급증은 과연 국내 소비자가 호구 노릇을 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일까? 핵심은 디젤 차냐 아니냐를 떠나서, 소비자 중 적잖은 수는 엔진 종류에 관계없이 수입차가 갖는 브랜드 프리미엄에 값 대비 가치를 끼워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도 수입차 브랜드 판매 상위권을 차지해 온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역시 주력 모델은 대부분 디젤 차였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독일 브랜드 차들의 경우, 접근하기 좋은 가격대의 모델은 거의 대부분 디젤 차였다. 가솔린 엔진 모델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비슷한 배기량의 디젤 엔진 차보다 연비는 나쁘고 연료단가는 높으면서 힘은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고 또 다른 대안인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갖춘 차들이 나오지도 않았다. 결국 소비자들이 한정된 예산 안에서 독일 브랜드 차를 사려고 했을 때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디젤 차 밖에는 없는 것이다.

폭스바겐 아우디 이야기로 돌아가 판매실적만 놓고 보면, 전만큼 적극적으로 제품을 내놓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도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두 브랜드는 아직 판매중단 이전 만큼 판매 라인업이 다양하지 않고, 판매재개 이후에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조심스럽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상반기에 있었던 기자회견이나 새 모델을 순차적으로 내놓는 모습에서도 그와 같은 조심스러움이 느껴진다. 그러나 그룹은 물론 브랜드별 행사에서도 알 수 있었듯, 시간이 흐르면 수입차 시장에서 과거와 같거나 그보다 높은 시장 몫을 차지하리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부산모터쇼 직전에 열린 아우디 비전 나이트 행사에서 아우디는 향후 몇 년 간 매년 1만 대씩 판매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이야기한 바 있다.

물론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판매급증 이면에는 수입사에게 일종의 태도 변화가 있었음을 무시할 수 없다. 과거에는 어느 정도 할인을 통한 밀어내기가 있기는 했어도, 지금처럼 새 모델 출시와 더불어 적잖은 할인이나 금융 프로모션을 함께 진행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특히 폭스바겐은 이전처럼 다른 브랜드보다 평범한 소비자가 접근하기 좋은 가격대의 독일차 브랜드라는 역할을 하고 있고, 적극적 할인 및 금융 프로모션에 힘입어 접근성은 이전보다 더 높아졌다. 

실제로 티구안 같은 경우에는 공식 판매가와 실제 구매가 사이의 차이가 만만치 않아, 국내 기반 브랜드 중형 SUV와 비교해도 큰 차이 없는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 물론 값 대비 차 크기나 장비 수준 면에서는 여전히 국내 기반 브랜드 모델과 직접 비교하기 어렵고, 사륜구동 시스템을 최상위 모델의 기본사항으로 돌리면서 전반적인 값을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맞추는 등 ‘숫자놀음’을 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만만찮은 판매량은 과거만큼은 아니어도 그와 같은 격차를 상쇄할 수 있는 ‘브랜드 프리미엄’을 어느 정도 회복했음을 입증하고 있다. 디젤게이트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기는 했어도, 그 이외 분야에서는 설득력 있는 브랜드라는 소비자의 기본적 신뢰는 크게 흔들리지 않은 셈이다. 그렇다면 이런 실적이 국내에서 폭스바겐 아우디에게 주는 완전한 면죄부를 의미하는 것일까? 그와 관련한 이야기는 다음 연재 글에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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