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총공세', 폭스바겐 그룹의 선언

[ 2018년 11월 19일에 오토엔뉴스를 통해 다음 자동차 섹션에 실린 글의 원본입니다. ]

폭스바겐 그룹은 올 하반기 들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관해 굵직한 뉴스들을 쏟아냈다. 그 가운데에서도 지난주에 발표한 내용들은 미래라는 퍼즐의 조각들을 거의 맞췄음을 보여주는 것들이었다. 핵심은 전기차 대량생산을 위한 준비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으며, 그 규모가 기존 자동차 업체 가운데 가장 크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전기차 총공세’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는 선언이다.

이는 전기차 흐름을 바꾼 주역인 테슬라 뿐 아니라, 전기차 비중을 단계적으로 키우고 있는 기존 자동차 업계 모두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 틀림없다. 디젤게이트로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경제에 큰 타격을 준 주역으로서,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면서 자동차 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주주와 소비자에게 심겠다는 의지다. 그렇다면 그들은 과연 어떻게 변화할 것이며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인가?

폭스바겐의 발표는 사람들이 자사의 혁신적 변화가 도박이라 의심하지 않게 만들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우선 폭스바겐은 지난 9월 2019년 11월부터 생산될 전기차 I.D. 시리즈의 바탕이 될 MEB 아키텍처의 실제 모습을 선보였다. 지금까지 양산을 전제로 한 콘셉트카 형태로 공개된 I.D. 시리즈는 네 종류로, 2022년까지 순차적으로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전기차 생산 및 판매는 폭스바겐을 포함한 그룹 내 모든 브랜드로 확대될 예정이고, 계획대로라면 현재 여섯 모델인 폭스바겐 그룹의 전기차는 2025년까지 50종으로 늘어나고 생산대수는 100만 대에 이른다.

전기차 생산은 우선 독일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이를 위해 폭스바겐 그룹은 독일 내 세 개 공장을 전기차 주력 생산 공장으로 전환한다. T 시리즈 밴과 아마록 픽업 트럭을 생산하고 있는 하노버 공장에서는 2022년부터 내연기관 차와 함께 I.D. 버즈를 생산하고, 현재 골프를 생산하고 있는 츠비카우 공장과 유럽형 파사트(국내명 파사트 GT)를 생산하고 있는 엠덴 공장은 완전한 전기차 생산 공장으로 탈바꿈한다. 

이 가운데 츠비카우 공장은 현재 생산 라인 전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공장에서 1단계로 2019년 11월부터 소형 전기차를 생산하고, 2단계 전환이 끝나는 2020년 이후에는 그룹 내 세 개 브랜드로 판매될 여섯 개 전기차를 연간 최대 33만 대 생산하게 된다. 엠덴 공장에서 전기차가 생산되는 시기는 2022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아울러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생산능력도 100만 대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

전기차를 대량생산하려면 대량의 배터리도 필요하다. 폭스바겐은 그룹 내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배터리 용량이 2025년까지 연간 150GWh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같은 수요를 고려해, 세계적인 배터리 생산 업체들을 배터리 공급 파트너로 영입하고 있다. 생산 거점별로 배터리를 원활하게 수급하는 것이 목표로, 유럽에는 LG화학과 삼성 SDI, SK 이노베이션이 2019년부터, 북미에는 SK 이노베이션이 2022년부터, 중국에는 CATL이 2019년부터 배터리를 공급한다. 폭스바겐은 이들 파트너를 통해 전기차 5,000만 대 생산에 필요한 배터리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한스 디터 푀쉬 폭스바겐 그룹 감사회 회장은 2023년까지 전동 모빌리티, 자율주행,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디지털화와 관련해 약 440억 유로(약 56조 4,800억 원)를 자동차와 공장에 투자할 것이며, 2022년부터 판매될 새로운 I.D. 시리즈는 2만 유로(약 2,570만 원) 선으로 값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MEB 플랫폼을 사용하는 모델의 생산이 그룹 내 전 브랜드로 확대되고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그만큼 낮은 값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는 뜻이다.

2022년 기준으로 연간 100만 대를 목표로 하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생산규모는 앞으로 3년 뒤면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내연기관 차를 대체하기 시작하기에 충분할 정도다. 물론 이번 폭스바겐의 ‘선언’에는 여전히 도박같은 측면이 남아 있고, ‘속임수’를 쓴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으러면 변화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폭스바겐은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좁고, 선택이 곧 지속가능한 생존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폭스바겐이 선택한 길이 돋보이는 이유는 테슬라를 어려움에 빠뜨렸던 ‘대량생산’이라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갖고 시작한다는 점에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배터리 공급선 확보와 더불어 폭스바겐은 이미 갖춰 놓은 생산 시스템을 활용함으로써 테슬라가 멀리 돌아온 길을 단박에 질러 가겠다는 것이다. 이는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로서 규모의 경제가 갖는 장점을 고스란히 전기차 생산에 반영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 과정이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먼저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폭스바겐으로부터 자극을 받을 것이고, 이후로 나름의 합리적 전환 방법을 완성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설득력 있는 상품성을 갖춘 전기차를 납득할 수 있는 값으로 살 수 있는 기회가 커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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