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MC20의 심장 ‘네튜노’: 특징과 생산 공정

마세라티는 2020년에 ‘네튜노(Nettuno)’라는 이름으로 독자 개발한 새 엔진에 이어, 네튜노 엔진을 쓰는 – 지금으로서는 – 유일한 모델인 MC20도 공개했습니다.

MC20은 마세라티가 MC12 이후 처음으로 내놓는 미드엔진 동력계 배치 2도어 쿠페입니다. 다만, 마세라티는 네튜노 엔진과 MC20 모두 마세라티 독자 설계와 생산이라는 점을 무척 강조하고 있습니다. 엔진과 설계 등 대부분을 페라리에 의존했던 MC12와는 다르다는 거죠.

특히 마세라티 역사 전반을 놓고 보면, 네튜노 엔진은 무척 흥미롭고 의미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마세라티가 완전히 새로운 독자 설계 엔진을 내놓은 것은 시트로엥이 마세라티 경영권을 쥐고 있던 시절에 SM에 올라갔던 V6 엔진 이후 처음입니다. 이후 나온 마세라티 차들의 엔진은 대부분 그 엔진에서 파생되었거나 페라리 설계에 뿌리를 둔 것들이죠.

사실 각종 규제의 영향으로 소량 생산 스포츠카 업체들은 대부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동력계 전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몇몇 업체는 미드엔진 2도어 쿠페/컨버터블에 아예 전기 모터만 얹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요가 제한적인 스포츠카에 얹을 동력계로 전동화되지 않은 순수 내연기관을, 그것도 완전히 새로 설계해 만들고, 개발과 생산을 위해 전용 시설까지 새로 갖췄다는 점은 흥미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여러 배경을 제쳐놓고 본다면, ‘독자성’은 마세라티에게 아주 중요하긴 합니다. 페라리에 이어 FCA 아니 스텔란티스에서 분리해 독립된 상장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독자 생존해 수익을 낼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하니까요.

초점을 다시 네튜노 엔진으로 맞춰 보죠. 마세라티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네튜노 엔진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점이 많습니다. 뱅크각 90º V6 3.0L 가솔린 트윈 터보 구조는 언뜻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성능과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 여럿 반영되었습니다.

최고출력은 630마력으로, L당 210마력의 힘을 냅니다. 단위 배기량당 출력이 이렇게 높은 양산차용 엔진은 많지 않습니다. 최대토크는 74.5kg・m으로, 8,000rpm인 엔진 회전 한계를 고려하면 비교적 낮은 3,000rpm에서 나옵니다.

마세라티가 특별히 강조하는 부분은 포뮬러 원(F1)에서 기술을 반영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프리체임버(Pre-chamber, 예연소실) 구조입니다. 주 스파크플러그와 주 연소실 사이에 작은 예연소실을 두어, 주 연소실에서 더 효과적으로 혼합기가 연소되도록 만든 것이죠.

여기에 더해, 이중 점화(twin ignition) 및 이중 연료분사(twin injection) 방식을 함께 씁니다. 이중 점화와 이중 연료분사 모두 스포츠 주행 때에는 성능과 반응, 일상 주행 때는 효율과 배출가스 특성을 높이는 설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중 점화 방식은 실린더 헤드의 연소실 가운데에 주 스파크플러그를, 옆쪽에 부 스파크플러그를 두는 것으로, 엔진 작동 조건에 따라 스파크플러그 작동을 제어해 효과적인 연소를 이끌어내는 겁니다.

이중 연료분사는 직접 연료분사장치(연소실 분사)와 간접 연료분사장치(포트 분사)를 모두 갖추고 필요에 따라 알맞은 위치에 연료를 분사하는 것이죠. 직접 분사는 고압, 간접 분사는 – 상대적으로 – 저압으로 이루어집니다.

아울러 무게 중심을 낮추고 윤활 효과를 높이기 위해 드라이 섬프 강제 윤활 시스템을 썼습니다. 그 덕분에 위 엔진 단면도를 보면 알 수 있듯, 실린더 블록 아래에 오일 팬이 크게 튀어나와 있지 않습니다. 물론 드라이 섬프 윤활 방식은 스포츠카나 경주차 엔진에 흔히 쓰이지만, 엔진 성격을 알 수 있는 요소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기술을 반영한 덕분에, 네튜노 엔진은 출력이 높으면서도 일상에서도 쓸 수 있는 작동 특성을 갖출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아울러 유로 6D, 중국 6B, 캘리포니아 ULEV 70 배출가스 기준도 충족하고요. 기술 관련 핵심 내용은 아래 영상에서도 간략하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네튜노 엔진을 비롯해 새로운 엔진과 동력계 개발 및 생산을 위해, 마세라티는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 모데나에 엔진 랩(Engine Lab)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가장 먼저 생산되는 네튜노 엔진이 품질과 성능 면에서 높은 수준에 이르도록 여러 면에서 신경쓰고 투자한 곳입니다.

지난 2월 10일에는 ‘Meet The Experts: Nettuno Behind The Scenes’라는 제목의 온라인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마세라티 엔진 랩 현장을 공개하고 주요 생산 공정과 특징을 소개했습니다. 엔진 구조와 조립 과정은 어디나 거의 비슷하지만, 마세라티는 엔진 랩의 제조 공정에서 다른 업체들과 다른 점을 몇 가지 이야기했는데요.

우선 코로나19 방역과는 별개로, 엔진 품질을 높이기 위해 시설 내부는 청결하게 관리됩니다. 그뿐 아니라 외부에서 먼지가 들어오지 않도록 실내를 외부 기압보다 30 파스칼 높은 상태로 유지한다고 합니다. 내부는 흰색으로 칠했는데, 병원 진료실 같은 분위기로 공정의 섬세함과 정밀함을 표현하려는 뜻이라고 합니다.

마세라티가 특히 강조한 것 중 하나는 모든 엔진 시험을 가열된 상태(hot condition)에서 한다는 점입니다. 대개 식은 상태(cold condition)에서 시험하고, 가열된 상태에서 시험하는 업체는 많지 않다고 하는군요. 가열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시험은 마찰 특성에 대한 시험도 함께 이루어진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엔진 조립 첫 단계에서는 실린더 블록 조립 전에 블록을 오븐에 넣어 가열합니다. 알맞게 가열되면 블록을 꺼내어 실린더 라이너를 끼웁니다. 블록이 식으면 부피가 줄어 라이너와 실린더가 잘 밀착되겠죠.

실린더 헤드, 크랭크샤프트 실링 조립 등 밀폐성이 중요한 공정에서는 공기를 이용해 누출 여부를 확인합니다. 연료 시스템 조립 때에도 비슷한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공정에서는 특별히 헬륨 가스를 쓴다고 합니다. 연료 시스템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독특한 냄새가 나기 때문에 누출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공정마다 부품은 물론 공정의 완결성 여부도 확인하는데요. 작업자가 일차 확인하고 카메라를 이용한 감지 장치로 이차 확인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조립 단계마다 확인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결함을 걸러낼 수 있고, 완벽하게 조립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기 때문에 최종 조립이 끝날 때까지 고르고 높은 수준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확인한 사항이 모두 기록되기 때문에, 나중에도 추적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모든 부품 조립이 끝난 뒤에는 시험대로 옮겨 최종 시험을 하는데, 기본 시험에서는 40분간 작동하며 출력 토크, 밀폐성, 오일 압력 등을 확인하고, 조립 중 사고가 생겼을 가능성을 고려해 엔진 오일 성분 분석으로 사람의 피가 섞이지 않았는지도 확인한다고 합니다. 이후 장시간 시험을 통해 전반적인 엔진 상태를 확인하고요.

마세라티의 새 엔진이 올라간 새 모델, MC20은 올해 본격 생산이 시작됩니다. 비슷한 성격의 차들 중에서도 이례적인 모델이 될 텐데요. 마세라티가 대대적으로 투자할 정도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만큼, 완성된 MC20이 어떤 느낌을 주고 어떤 반응을 얻을 지 벌써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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