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 – 현상과 원인, 문제와 시사점

[ 요약 ] 요즘 디젤 차에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SCR 기술이 쓰인다. 이 SCR 기술 작동에는 반드시 요소수가 필요한데,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물류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공급선 다변화나 완제품 수입 등의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중국의 원료 수출이 풀리지 않는다면 공급차질과 가격상승은 피하기 어렵다. 이는 국제 경제의 복잡성과 문제점을 보여주는 사례기도 하다. 무엇보다 물류 대란을 피하기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하다.

‘요소수 대란’이란 무엇인가?

디젤 승용차의 연료주입구 옆에 있는 요소수(애드블루/DEF) 주입구. 파란색 뚜껑이 달려 있다

요즘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요소수 대란’이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디젤 차는 반드시 요소수[*]가 필요하다. 요소수는 디젤 엔진 배출가스 정화 기술 중 하나인 SCR 시스템[**]에 쓰이는 액체다. SCR 시스템은 요소수로 디젤 엔진의 배출가스 속 유해성분인 질소산화물을 무해한 질소와 물로 바꾼다. 그리고 시스템이 항상 작동해 대기 오염을 줄일 수 있도록, 요소수가 없으면 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게 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로5 배출가스 규정이 신규등록 차에 적용되기 시작한 2011년을 전후로 SCR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이후 유로6 규정이 적용된 2015년 이후로는 디젤 차에 거의 기본 사항이 되다시피 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2020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등록된 자동차 중 중대형 상용차 약 54만 대를 포함해 약 216만 대에 SCR 시스템이 쓰이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모두 요소수 대란의 영향을 받는 셈이다. 나아가 일부 압축천연가스(CNG) 차들에도 SCR 시스템이 쓰이기 때문에, 실제 요소수 대란의 여파는 더 크다.

다만 승용차는 가솔린 엔진이나 하이브리드 시스템, 전기차 등 대안도 있고 디젤게이트 이후 점차 디젤 차 출시와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버스 등 승합차와 트럭 등 상용차는 상황이 다르다. 디젤 엔진이 주류일 뿐 아니라, 당장 마땅한 대체 동력원이 없는 만큼 디젤 엔진과 SCR 시스템 의존도는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높을 수밖에 없다.

왜, 얼마나 심각한가?

외국에서 판매 중인 애드블루 패키지 (Marketinggreenchem via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그래서 현실적으로 요소수 대란은 승용차보다 승합차와 상용차 쪽이 더 심각하다. 일반적으로 SCR 시스템은 연료(경유) 소비량의 5% 정도의 요소수를 사용한다. 경유 20L를 쓰는 동안 요소수는 1L 정도 쓰는 셈이다. 이를 기준으로 디젤 승용차와 대형 디젤 트럭의 요소수 사용량을 비교해 보자.

연비 15km/L인 디젤 승용차의 요소수 탱크 크기가 15L라면 4,500km 주기로 보충하면 된다. 승용차의 하루 주행거리가 30km라면 150일 즉 5개월에 한 번꼴로 보충하면 된다. 반면 장거리 운송에 쓰이는 대형 트랙터의 연비 4km/L고 요소수 탱크 크기가 50L라면 4,000km 주기로 요소수를 보충해야 한다. 하루에 400km 주행하면 10일에 한 번, 하루 800km 주행하면 5일에 한 번씩 보충해야 하는 셈이다.

어느 쪽이든 주행거리가 길고 연비가 더 나쁘다면 요소수 보충 주기는 짧아지기 마련이지만, 체감 여파의 크기는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앞서 이야기한 승용차와 상용차의 요소수 사용량에 맞춰 한 달 에 들어가는 요소수 비용을 계산해 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좀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대란 전에는 요소수 10L에 1만 원 선이었으니 승용차는 한 달 3,000원, 트랙터는 하루 평균 400km 주행 때 월 15만 원, 하루 평균 800km 주행 때 월 30만 원을 쓰게 된다. 그러나 요소수 값이 최대 10배 올랐다고 했을 때, 한 달에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요소수 비용이 승용차는 2만 7,000원인 데 비해 상용차는 135만~270만 원에 이른다.

더 큰 문제는 요소수 값만 오른 것이 아니라 공급 자체가 끊어질 상황에 놓였다는 데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요소수는 대부분 원료인 요소를 수입해 국내에서 정제 및 가공을 거쳐 완제품으로 만드는 식으로 공급된다. 그러나 핵심 원료 수입국인 중국에서 요소를 비롯한 일부 원자재의 수출을 사실상 중단해, 아예 원료를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따라서 국내 가공업체의 요소 재고가 바닥나면 요소수 생산도 중단될 수밖에 없다.

국내 화물 물류가 상당 부분 중대형 화물차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요소수 가격 상승은 물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완전히 상쇄하기는 어렵겠지만 정부 지원을 비롯해 여러 방법으로 누그러뜨릴 수는 있다. 그러나 요소수 공급이 완전히 중단된다면 요소수 대란이 물류 대란으로 확대될 것은 불보듯 뻔하다.

대란의 원인은?

요소수 원료를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고 수입에 의존하다가 수입선이 막힌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사진 출처: pxfuel)

이번에 대란이 벌어지기 전만 해도 요소수가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었다. 성분과 품질 기준이 정해져 있기는 해도, 기본적으로는 요소 32.5% 수용액이다. 특별히 값비싼 원료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원료 자체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주성분인 요소는 비료나 사료를 비롯해 많은 분야의 원료로 쓰이는 만큼 대량생산과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문제는 그 요소의 생산과 공급이 갑자기 어려워지면서 생겼다.

요소수 대란을 겪는 것은 우리나라의 일만은 아니다. 물류의 상당 부분을 대형 트럭에 의존하고 있는 유럽도 비슷한 어려움에 처했다. 어느쪽이든 요소수 원료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공급 때문에 생긴 문제라는 점은 같다. 이는 요소수의 핵심 원료인 요소의 생산이 거의 비슷한 공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요소를 만들려면 우선 암모니아가 필요하다. 암모니아는 질소와 수소를 인공적으로 반응시켜 만들어내는데, 전통적인 합성 방법을 사용하면 수소를 얻는 과정에 화석연료가 필요하다. 이때 쓰이는 화석연료는 천연가스나 LPG 등도 있지만, 석탄을 수증기와 반응시킨 가스를 쓰기도 한다. 그래서 화석연료의 공급과 가격은 암모니아와 요소 공급과 가격에 큰 영향을 준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석탄 수급 문제와 사용 제한이, 유럽에서는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요소수 생산의 발목을 잡았다. 그 배경에는 코로나 19 대유행 이후의 경제 상황 변화, 주요 국가 사이의 경제 주도권 다툼, 기후변화 억제를 목표로 하는 탄소중립 정책 시행, 겨울을 맞아 커지는 화석연료 수요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는 요소수 대란이 짧은 시간에 해결되기 어려워 보이는 이유기도 하다.

요소는 1960년대 우리나라 화학공업 발전의 토대가 되었을 만큼 화학공업의 가장 기초적인 생산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랫동안 비료를 중심으로 요소 생산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 시스템의 변화와 더불어 더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과 공급이 가능한 나라들이 생기면서, 다른 여러 제품이 그랬듯 2011년 이후 국내 요소 공급은 생산에서 수입으로 전환되었다.

그래서 기술적 난이도가 낮다고 해도, 곧바로 가동할 수 있는 생산 설비가 없기 때문에 당장 국내에서 요소를 생산할 수는 없다. 지금 바로 요소 생산 설비를 만들기 시작하더라도 완공해 가동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 사이에 글로벌 공급이 어떻게 바뀔 지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설비 투자를 결정하기도 어렵다. 

해법은 있나?

SCR 시스템이 쓰인 중대형 상용차의 물류 분담률이 크기 때문에 우려가 크다 (사진 출처: Daimler)

정부에서 요소 수입을 위한 외교적 노력과 더불어 요소수 완제품 수입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그도 쉽지 않은 것이, 요소 수출을 중단한 중국은 우리나라의 핵심 요소 수입국일 뿐 아니라 가격과 생산량 면에서 세계 1위라 경제성과 운송비 면에서 대안을 찾기 어렵다. 

요소 수입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대안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운송용 선박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비용도 높아졌다. 그리고 선박운송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중국 이외의 주요 요소 수출국인 러시아, 이집트, 카타르, 사우디 아라비아 등에서 원료를 구매하더라도 우리나라에 들어와 제품화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다른 나라에서 요소수 완제품을 항공편으로 들여오는 것 말고는 해법이 마땅치 않고, 중국 이외 국가에서 요소나 암모니아 등 원료 수입이 가능해지더라도 요소수 값이 대란 전만큼 내려가기는 어렵다. 당장 중국의 수출 제한을 풀 수 없다면 여러 가지로 곤란한 상황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듯하다.

위기가 닥치면 해법을 찾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듯, 이번 요소수 대란도 당장 급한 불을 끄는 것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올 것이다. 다만 해결책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과 효과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SCR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개조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이는 원래 SCR 시스템의 개발이나 도입 취지인 대기오염 저감에 역행하는 것이어서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중대형 상용차는 기본적으로 많은 양의 배출가스를 내놓는 만큼 더더욱 피해야할 일이다.

현실적으로는 중대형 화물차를 중심으로 SCR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은 구형 디젤 엔진 차의 대폐차 유도를 한시적으로 억제하거나, 대량 화물 운송에 철도 사용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택배 등 지역내 소량 운송에 쓰이는 차들의 LPG 및 전기차로의 전환에 더 큰 혜택을 주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 

새발의 피, 언 발에 오줌누기겠지만, 디젤 승용차 모는 분들은 운행 자제는 제쳐두고라도 최소한 요소수 사재기에 동참하지는 않으시면 좋겠다. 물론 어느 쪽도 완벽한 대안이 되기는 어렵지만, 물류 분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빠른 시간 안에 폭넓게 수렴하고 실행하려는 관련 업계와 정부의 노력이 절실하다.

함께 생각할 것들

요소를 만들 때 필요한 암모니아는 위험물이면서 독성 물질이기도 하다 (사진 출처: pxfuel)

역설적으로, 요소수 대란은 친환경이라는 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도 여전히 탄소 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산업 환경이 도사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요소수가 필요한 것은 디젤 차에 SCR 시스템이 들어가기 때문이고, SCR 시스템의 목적은 직접적으로는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를 통과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기후변화를 억제하고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 있다.

그러나 요소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암모니아는 생산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를 만들어낸다. 특히 석탄을 사용하는 공정은 천연가스나 LPG를 쓰는 것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많다고 한다. 중국은 암모니아 생산에 석탄을 주로 사용하는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즉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요소수 자체는 독성이 없고 화학적으로 안정되어 있지만, 암모니아는 위험물이면서 독성 물질이기도 하다. 아울러 암모니아를 요소로 만드는 과정에서도 다량의 유독 및 오염 물질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원료는 저개발 국가에서 규제와 위험부담을 피해 저비용으로 생산하고, 수요가 많은 나라에서 이를 수입 가공해 파는 구조로 공급이 이루어지기 쉽다. 

이와 같은 생산 구조에서의 환경적 불공정과 불평등은 선진국이 제시하는 탄소중립 시행 기준에 저개발국이 반발하는 등 여러 나라의 입장이 서로 부딪치는 중요한 이유기도 하다. 즉 요소수 대란을 통해 경제의 세계화와 시장경제가 긍정적 측면과 더불어 부정적 측면도 갖고 있으며, 친환경이라는 대전제를 위한 노력에는 모순과 한계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세계 경제가 복잡하게 얽혀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 쪽에서 생긴 문제가 엉뚱한 쪽에서 큰 문제로 번지는 나비효과를 100% 예측하고 피하기는 어렵다. 어찌 보면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겼던 요소수가 세계 여러 나라 물류와 경제를 뒤흔드는 파급효과를 낳을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 이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지도 짐작하기 어렵지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세계 경제 시스템에 적잖은 변화를 일으키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 요소수: SCR 시스템 작동에 사용하는 액체로, 요소를 32.5% 비율로 물에 희석한 것이어서 흔히 요소수라고 부른다. Diesel Exhaust Fluid를 줄여 DEF라고 쓰기도 하고, 독일 VDA가 상표등록한 애드블루(AdBlue®)라는 이름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 SCR 시스템: SCR은 선택적 촉매 환원(Selective Catalytic Reduction)의 줄임말로, 이 원리를 활용한 시스템은 디젤 엔진에 주로 쓰이는 배출가스 정화 장치 중 하나다. 목적은 디젤 엔진의 배출가스 중 질소산화물(NOx)을 정화하는 것으로, 암모니아(NH3)의 화학적 환원작용으로 질소산화물을 질소(N2)와 물(H2O)로 분리한다. 그러나 독성과 위험성 때문에 직접 암모니아를 분사하지 않고, 요소(CH₄N₂O) 수용액 즉 요소수를 적정 온도의 배출가스에 분사했을 때 생기는 화학작용을 이용해 간접적으로 암모니아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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