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변화로 큰 효과 노린 업그레이드 – KG 모빌리티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노블레스


평점: 7.5 / 10 ★★☆

돋보이는 점아쉬운 점
– 여전히 듬직한 파트타임 4WD 시스템과 험로주파 능력
– 차별화라는 의도에 맞는 앞모습의 변화
– 렉스턴 SUV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된 주요 기능
– 여전히 둔한 핸들링과 느린 변속
– 여전히 부족한 뒷좌석 편의 사항
– 업그레이드했음에도 아쉬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KG 모빌리티가 SUV와 픽업트럭으로 이루어진 렉스턴 라인업을 손질해 내놓으면서,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에 상위 트림 개념으로 쿨멘(Culmen)을 추가했다. 함께 나온 렉스턴 뉴 아레나와 더불어 대시보드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중심으로 개선한 것이 핵심이지만, 외모 변화를 최소화한 렉스턴 뉴 아레나와는 달리 렉스턴 스포츠 및 칸에 더해진 쿨멘은 차체 앞쪽에 새로운 디자인을 반영함으로써 일반 모델과 차별화를 꾀한 것이 눈길을 끈다.

일반 모델은 앞모습이 이전과 같지만, 렉스턴 스포츠 및 칸 쿨멘은 새로운 8각형 그릴과 수평형 주간 주행을 비롯해 수평 방향 디자인 요소를 강조하는 한편 각진 느낌을 한층 더 살림으로써 시각적 안정감을 추구했다. 굵은 테두리도 굵기가 일정해 단단한 느낌을 준다. 그릴 안쪽도 위아래에 다른 디자인 요소를 배치했다. 아래쪽에는 가로 방향 요소만 단순히 배치하면서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은 위쪽을 좌우 가장자리가 삼각형을 이루는 굵은 가로 막대가 ‘KAHN’ 레터링을 떠받치는 형상으로 만들었고, 그 아래 둥근 날개 형상 엠블럼 주변에는 육각형 구멍을 가지런히 배치해 시각적 변화를 주었다.

아울러 렉스턴 뉴 아레나와 같은 4등식 LED 헤드램프와 시퀀셜 점등 LED 방향지시등이 들어간다. 렉스턴 뉴 아레나와 부품 공유를 통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고급화된 분위기를 내는 셈이다. 렉스턴이라는 하나의 제품 브랜드에서 앞모습이 다른 세 가지 모델이 공존한다는 것은 조금은 낭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어쨌든 일반 모델보다 디자인 완성도가 높다는 점에서 쿨멘 모델 나름의 입지와 차별성을 갖췄다는 점은 바람직한 변화다. 무엇보다도 쿨멘 모델 전용으로 차체색에 추가된 샌드스톤 베이지는 달라진 쿨멘의 디자인과 꽤 잘 어울린다.

적재함을 비롯한 차체 뒤쪽은 겉으로 보면 달라진 점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선택 사항인 4WD 시스템을 추가했을 때 붙는 ‘4X4’ 엠블럼 위치가 테일게이트 오른쪽 위로 올라갔고, 그 자리를 ‘KG MOBILITY’ 로고가 차지했다. 테일램프 디자인과 램프 내부 구성은 이전과 같아서, 헤드램프 주변 방향지시등은 시퀀셜 점등 기능이 추가되었지만 테일램프 방향지시등은 일반 전구여서 단순하게 작동한다.

디자인과는 별개로 기능 면에서는 개선된 점이 있다. 무거운 테일게이트를 열어 내려놓을 때 충격이 완화되도록 반발력을 만드는 토션 스프링을 추가한 이지 오픈 클로즈 기능이 새로 들어갔다. 이전보다 테일게이트를 열 때 부담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주 부드럽게 열린다고 하기는 어렵다. 댐퍼 등을 이용해 부드럽게 열리도록 만들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테일게이트가 빨리 열리는 것을 선호하는 사용자들도 고려한 타협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승차는 상위 트림인 노블레스, 선택 사항인 어드벤처 패키지의 18인치 블랙 휠과 BF 굿리치 올 터레인 타이어를 비롯해 몇 가지 선택 사항 및 커스터마이징 사항이 추가되어 있다. KG 모빌리티가 시승 행사를 위해 준비한 시승차들은 몇 가지 선택 사항이 다르게 반영되어 있었다.

렉스턴 뉴 아레나와 마찬가지로 실내에서는 대시보드의 변화가 크다.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플로팅 타입 12.3인치 독립형으로 바뀌었고, 그와 더불어 대시보드 자체도 한줄로 이어진 공기배출구를 중심으로 가로로 넓게 뻗은 형태로 바뀌었다. 가죽 느낌 표면 처리나 가죽 내장재를 더하는 등 고급스럽게 치장하지 않은 점을 빼면 구성은 렉스턴 뉴 아레나와 같다. 즉 픽업트럭의 실내를 전반적으로 검소한 분위기로 꾸며서 SUV 모델과 차별화하는 흐름은 이전과 같다. 이는 상대적으로 렉스턴 스포츠 및 칸의 값을 낮은 수준에 맞출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메뉴 구성과 선택 및 조절 방식이 약간 구식 느낌이 나는 12.3인치 풀 LCD 계기판 디자인과 메뉴 구성은 렉스턴 뉴 아레나와 마찬가지로 이전과 같다. 토레스의 것을 활용한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의 메뉴 및 화면 구성, 인터페이스도 렉스턴 뉴 아레나와 같은 만큼 화면 크기와 화질 등은 괜찮지만 내비게이션의 정보 표시가 비효율적이라거나 터치 스크린 감도와 반응 속도가 조금 둔한 것 같은 단점도 공통적이다. 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체는 이전보다 나은 면도 있지만 다른 업체들의 최신 시스템과 비교하면 여전히 아쉬운 점들이 적지 않다. 스티어링 휠은 렉스턴 스포츠 및 칸 일반 모델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대시보드 가운데 아래쪽에 설치된 터치 인터페이스 공기 조절장치 패널도 장단점은 렉스턴 뉴 아레나와 같아서, 터치 영역이 커서 주행 중 조작은 쉽고 편리하지만 소리와 색 변화만으로 조작 여부를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물론 공기 조절장치 기능은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에서 조작할 수도 있다.

센터 콘솔 부분은 렉스턴 스포츠 및 칸 일반 모델과 같다.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게이트식 기어 레버와 파트타임 4WD 시스템 구동 모드 선택 다이얼, 기계식 주차 브레이크 레버 등은 이전에 시승했던 렉스턴 스포츠 및 칸에서 익숙한 모습이다. 토글 스위치식 수동 변속 기능과 크기가 작은 드라이브 모드 선택 버튼의 조작성이 떨어지는 것도 여전하다. 전자식 기어 레버를 쓰지 않는 만큼 렉스턴 뉴 아레나에 비하면 공간이 낭비되는 느낌이 크고, 컵 홀더 위치도 여전히 불편하다. 대신 기어 레버 앞에 마련된 USB 포트는 두 개 모두 C 타입으로 바뀌었다.

대시보드를 제외한 실내 나머지 부분에서는 달라진 점을 찾을 수 없다. 노블레스 트림인 시승차는 렉스턴 뉴 아레나처럼 운전석에8방향, 동반석에6방향 전동 조절 기능이 있고, 1열 좌석 모두 3단 조절 열선 및 통풍 기능이 있다. 1열 좌석 공간과 착좌감은 적당히 넉넉하고 편안한 수준이다.

뒷좌석 공간과 구조, 기능도 일반 모델과 같아서, 공간은 어느 정도 여유가 있지만 편의 장비와 안락함은 제한적이다. 실내는 물론 좌석 너비도 어른 세 명이 나란히 앉았을 때 아주 좁은 느낌이 들 정도는 아니고, 바닥 가운데 부분도 많이 튀어나와 있지 않다. 다만 등받이 각도가 작아 편안한 자세를 갖추기 어렵고, 짐을 싣기 위해 등받이를 접을 때에는 전체가 한번에 움직이기 때문에 무게가 부담스럽다. 아울러 좌우측과 달리 가운데 좌석 안전벨트가 여전히 2점식인 것도 아쉬운 점 중 하나다.

픽업트럭이지만 SUV처럼 쓰는 사람이 많고, 렉스턴 브랜드에서도 SUV보다 픽업트럭 판매량이 절대적으로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뒷좌석 편의 사항이 여전히 빈약하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220V 인버터나 12V 전원 소켓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뒷좌석용 USB 충전 포트 정도는 추가할 만도 한데, 다목적 차로 쓰기에 제한적인 편의 사항은 개선의 여지가 있다.

동력계 및 구동계 구성은 일반 렉스턴 스포츠 및 칸과 같아서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의 성능을 내는 2.2L 디젤 터보 엔진이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리고, 시승차에는 선택 사항인 파트타임 4WD(네바퀴굴림) 시스템이 들어가 있지만 기본 구동계는 뒷바퀴굴림 방식이다.

사진제공: KG 모빌리티

동력계와 구동계, 섀시 등 주행 관련한 물리적 구성과 특성이 일반 모델과 다르지 않은 만큼 짐칸을 비운 상태에서는 적당히 나긋하고 차분하게 달린다. 차체와 휠베이스가 긴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은 공차중량이 렉스턴 뉴 아레나와 비슷한데, 가속감은 좀 더 느긋하고 제동감은 약간 더 무겁다. 액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아도 속도가 빨라지는 정도는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더는 급해지지 않고, 주행 모드 설정에 따른 변화도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다만 과거 시승 때 기어 레인지를 P, R, N, D로 바꿀 때 이따금 나타나던 덜컥거리던 현상은 이번에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 힘의 여유가 크지 않고 운전자의 조작에 즉각 반응하지 않는 동력계와 구동계 특성을 고려하면 렉스턴 뉴 아레나보다 더 반응이 둔한 스티어링 반응과 핸들링은 납득할 만하다.

주행 및 운전 보조 기능(ADAS)은 대부분 경고 역할에 치우쳐 있지만 스티어링에 개입하는 차선 유지 보조(LKA)와 중앙 차선 유지 보조(CLKA) 기능도 마련되어 있고, 쿨멘 모델이 나오면서 렉스턴 스포츠 및 칸에도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이 추가되었다. 기능 자체는 렉스턴 뉴 아레나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주행 중 비교적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개입한다. 다만 감속 때에는 속도를 줄이는 정도가 초반보다 후반이 더 빠르다.

사진제공: KG 모빌리티

시승 코스에는 비포장 험로가 포함되어 있었다. 험로 주행 조건을 고려하면 렉스턴 브랜드 전체 모델 가운데 휠베이스와 뒤 오버행이 가장 긴 렉스턴 스포츠 칸이 가장 불리한 만큼, 오프로드 주행을 포함한 레저 활동에 쓰기 위해 구매한다면 지상고가 높아지고 하체 보호용 부품이 추가되는 어드벤처 패키지는 거의 필수 옵션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어드벤처 패키지에 포함된 오프로드 사이드 스텝은 최저 지상고보다 낮은 위치에 설치되어 주행 조건에 따라서는 파손될 가능성이 있다.

사진제공: KG 모빌리티

KG 모빌리티는 렉스턴 스포츠 및 칸에 쿨멘 모델을 내놓으면서 오프로드 등 차체가 비틀리는 정도가 심한 환경에서 탑승공간과 분리된 적재함 때문에 생기는 모멘트를 줄이도록 적재함 마운트에 다는 고무 크기를 키웠다고 하는데, 주행 중에 이전 일반 모델과의 차이를 뚜렷하게 느끼기는 어려웠다. 그와는 별개로 험로에서 차체 뒤쪽의 비틀림이 있기는 해도 그 정도는 크지 않다.

데뷔 당시부터 지금까지 렉스턴 스포츠 및 칸은 국내에 기반을 둔 자동차 업체가 내놓는 유일한 픽업트럭이다. 다른 외국 업체들을 보면 픽업트럭을 바탕으로 SUV를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렉스턴 스포츠 및 칸은 그와는 반대로 개발되었다. 그래서 SUV 고유의 특성이 갖는 장점도 얻었는가 하면 단점도 이어받았다. 전자가 값에 비해 비교적 풍부하게 편의 사항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이라면, 후자는 화물 적재를 전제로 한 픽업트럭 특유의 기본기 즉 적재량 변화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주행 특성 등을 들 수 있다.

쿨멘 모델이 추가되고 대시보드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ADAS 시스템이 개선된 것은 전자 즉 SUV에 가까운 픽업트럭으로서의 장점을 강화한 것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픽업트럭 고유의 특성은 더 발전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높아진 편의성과 안전성으로 더 넓은 소비자층을 설득하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지만, 픽업트럭이라는 장르 본연의 강점은 여전히 제품 기획에서 부수적인 요소로 취급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어떻게 바뀌든 국내 시장에서 렉스턴 스포츠 및 칸의 입지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다만 픽업트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 몇 년 사이에 비슷한 차급의 수입 모델들이 들어와 나름의 입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가격대와 장비 수준 등에서 렉스턴 스포츠 및 칸과 직접 비교가 어렵고 소비자층도 어느 정도 다르기도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렉스턴 스포츠 및 칸이 더는 절대적 독점을 유지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KG 모빌리티가 일종의 고급화 모델인 쿨멘을 렉스턴 스포츠 라인업에 새로 투입한 것은 그런 입지 변화에 대한 방어적 성격이 크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렉스턴 스포츠 및 칸 쿨멘은 강력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다만 근본적 약점의 해결은 아마도 다음 세대 모델에서 기대해야 할 듯하다.

사족을 달자면, 차별화를 위해 모델 이름 뒤에 서브 네임을 더한 것은 이해하겠지만 전체 이름이 너무 길다.


[ 상세 제원 ]

KG 모빌리티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차체형식
공차중량
4도어 5인승 픽업트럭
2,180kg
길이x너비x높이
휠베이스
트랙 앞/뒤
5,415×1,950×1,865mm
3,210mm
1,640mm/1,640mm
서스펜션 앞/뒤
브레이크 앞/뒤

타이어 규격 (시승차)
더블 위시본/5링크(솔리드 액슬)
벤틸레이티드 디스크/디스크
앞 255/60 R18, 뒤 255/60 R18
엔진 형식
최고출력
최대토크
연료탱크 용량
I4 2.2L (2,157cc) 디젤 터보
202마력/3,800rpm
45.0kgm/1,600~2,600rpm
75L
변속기
굴림방식
자동 6단(AT)
네바퀴굴림(4WD, 파트타임 4H/4L)
표시연비 – 복합 (도심, 고속도로)
CO2 배출량
에너지소비효율
10.2km/L (9.6km/L, 11.0km/L)
191g/km
4등급
기본값
시승차 값
4,046만 원 (노블레스)
4,666만 원 (4WD, 사이드&커튼 에어백, 어드벤처 패키지, 오프로드 사이드 스텝, 리어 스텝, 테일게이트 가니쉬, 벙커 롤 바 등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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