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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신문 2000년 4월 27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대우자동차의 소형차 라노스 II는 라노스의 개량형 모델로 현대 베르나,기아 리오의 경쟁차종이다. 시승차는 4도어 세단으로 1.5 SOHC 프리미엄 AT모델이었다.

앞쪽에서는 크게 달라진 부분이 많지 않다. 앞 범퍼가 기존 라노스 로미오와 줄리엣의 스포츠 모델에 채용됐던 형태로 바뀌었고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 램프에 약간 변화를 준 정도다.

뒤쪽 외관은 많이 달라졌다.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디자인이 완전히 바뀌어 라노스를 디자인한 이태리 스타일에 더 근접한 느낌이다. 이 때문에 앞모습에 비해 지나치게 점잖았던 구형 라노스보다 차가 훨씬 젊어보였다.

실내는 대시보드를 제외한 내장재가 대부분 바뀌었다. 구형과 동일한 계기판 주변은 은은한 색상의 메탈그레인으로 포인트를 줬다. 도어 내장재는 같은 재질로 된 한 덩어리의 부품에 부분적으로 무늬를 다르게넣어 다른 재질을 사용한 것같은 느낌을 준다. 시트도 재질과 형상이 모두 신선한 감각으로 변경됐다. 특히 운전석에 듀얼 시트 높이 조절장치를 채택, 더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게했다. 그러나 대시보드와 도어 내장재의 색상이 다른 것은 문제라고 생각됐다.

운전석에 앉으면 구형과 마찬가지로 앞쪽 시야가 탁 트여 속도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높은 트렁크와 두터운 C필러 때문에 뒤쪽 시야가 나쁜 것은 여전했다. 실내에서 들리는 엔진소리는 구형보다 한결 깔끔하게 걸러지는 느낌이다. 배기음도 더 차분해졌다.

주행감각은 대우차 특유의 묵직함이 이어졌다. 약간 더디게 느껴졌지만 고른 가속이 꾸준히 이어지며 엔진회전수가 높아지면 반응이 좋다. 높은 속도의 정속주행에서는 운전에 부담이 없다. 조금 미흡하게 느껴졌던 서스펜션도 보완됐다.

자동변속기는 7단계(P-R-N-D-3-2-L) 구성에 파워스위치가 달려있고 급출발 방지장치가 있다. 자동변속기 특유의 둔함이 많이 줄어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만큼 고르게 가속이 이뤄진다. 고속에서의 직진주행성은 여전히 뛰어났다. 차체의 키가 커 옆바람을 조금 받았지만 약간씩 차체가 흔들리면서 흡수하기 때문에 주행에는 거의 영향이 없었다.

소형차도 고급스럽게 만드는 것이 요즘 추세다. 세심한 부분의 처리가 아쉽긴 하지만 무엇보다 부담없고 편안한 것이 이 차의 장점인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