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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4월 한국경제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현대가 대형 SUV의 첫 고유모델을 탄생시켰다. 럭셔리 SUV를 지향하는 테라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시승차로 마련된 차는 디젤 엔진을 탑재한 것 중 최고급인 JX250 모델이었다. 선택사양으로 전자식 4단 자동변속기와 액티브 4WD 시스템을 추가하여 가격은 2천7백60만원이다.

2.5리터 터보 인터쿨러 디젤 엔진은 갤로퍼의 것을 이용하였다. 겉에서 보는 테라칸은 아랫급으로 자리잡은 갤로퍼보다 커보이지만 실제 중량은 갤로퍼보다 약간 가벼운 수준이라 엔진의 힘이 많이 부족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가속성능은 디젤 엔진임을 감안해도 차량중량이 제법 나가기 때문에 시원스럽지는 않다. 그러나 높은 토크로 탄력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시속 80km 정도까지는 부드럽게 가속할 수 있고 시속 120km부터 제원표상의 최고속도인 시속 142km에 이르는데까지는 시간이 제법 걸린다.

갤로퍼와 비교하면 길이와 높이가 낮고 폭이 넓다. 키가 작아졌지만 앉는 부분의 높이도 낮아져 실내공간은 여유있게 느껴진다. 레저용 차량으로써는 수납공간 및 레저용 편의장비는 부족하게 느껴진다. 갤로퍼에서 느낄 수 있던 세부적인 마무리의 아쉬움은 테라칸에서는 거의 느낄수 없다. 3열 7좌석의 구성으로 되어있으며 3열은 썩 편리하지는 않지만 경쟁모델들과 비교하면 비교적 넉넉한 수준이다. 평소에는 3열 좌석을 접어올려 적재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기본으로 마련된 적재용 그물망은 바닥에 물건을 고정시킬 수도, 작은 물건을 담아둘 수도 있게 해 놓아 편리하다. 서브우퍼를 추가한 오디오는 고급 승용차에서나 볼 수 있는 사양이다. CD 체인저는 트렁크 측면에 내장되어 있어 사용하기가 썩 편리하지는 않다.

외관은 전형적인 대형 오프로더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세부적으로 최신 감각의 디자인 요소들이 많이 가미되었지만 해외의 경쟁모델들과 비교한다면 어딘가 현실안주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균형잡힌 스타일은 크게 나무랄 곳은 없어보인다. 고급차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크롬 도금 장식도 곳곳에 눈에 뜨이지만 깔끔하게 처리되어 세련된 인상을 준다.

온로드에서는 부드럽고 여유있는 승차감이 편안한 운전을 보장한다. 출렁임이 조금만 더 절제되었으면 하는 느낌도 있지만 주행에 부담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5링크 리어 서스펜션은 승차감을 승용차 지향으로 맞추었음을 나타내는 증거다. 서스펜션의 큰 움직임이 제 역할을 발휘하는 곳은 비포장 도로와 험로다.

고급스럽고 단정한 이미지와는 달리 험로에서는 제법 박진감있는 달리기가 가능하다. 경사 30도 정도의 진흙길을 별다른 부담없이 달려나가는 데에는 전자제어식 액티브 4륜구동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 평상시에는 뒷바퀴를 굴리지만 노면상태에 따라 자동적으로 앞바퀴에 필요한 만큼 토크를 전달해주고, 험로에서는 간단히 기어레버 뒤편의 다이얼을 돌리면 네바퀴를 모두 굴리도록 전환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테라칸은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도 무난하지만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은 험로와 오프로드라 볼 수 있다. 큰 덩치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사소한 편의장비들이 보강된다면 경제성과 여유로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고객들에게는 이상적인 차라 할 수 있겠다.